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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기기 활용법/ 한글카드

「청계천 한글」에서 「KS 완성형」까지

컴퓨터에서 한글을 사용하려면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하거나 한글카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컴퓨터에서 한글을 사용할 수 없다면 그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본디 IBM PC는 영문으로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되었다. 따라서 PC에서 한글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한글카드'라는 부가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모든 컴퓨터에서 한글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초보자는 물론 컴퓨터 전문가들 역시 가장 골치를 앓는 부분은 한글이라고 한다. 몇 가지 편법으로 한글을 사용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영문패키지에서 괘선이 깨지기 일쑤고, 그나마 아예 한글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있다.

컴퓨터는 26개의 영문자를 포함, 총 2백56개의 문자를 기본문자로 정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은 자음 14개와 모음 10개의 조합으로 총 1만1천1백72자나 되는 어마어마한 수의 독립 문자가 필요하다.

고어와 한자까지 더한다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물론 이렇게 많은 문자를 모두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한글카드


한글코드의 족보

컴퓨터는 아스키(ASCII)라는 미국의 표준코드체계를 이용해 영문 데이터를 전달한다. 아스키는 7비트 영문코드 1백28개만 정의하고 있는데, 8비트코드에 대해서는 별도 규정없이 역시 1백28자의 확장 영역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글은 영문에 비해 사용해야 할 코드가 훨씬 많으므로 최대 2백56개의 문자를 표시하는 1바이트 체계로는 표현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2바이트 이상을 묶어 한 문자를 표시하는 편법을 고안하게 되었다.

컴퓨터에서 최초로 사용된 한글은 'N바이트 한글'이다. 이것은 멀티바이트(multi-byte)한글이라고도 하는데 주로 대형 컴퓨터에서 사용되었다. N바이트 한글은 각 바이트마다 한글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코드를 추가하여 영문자와 구별하였기 때문에 많은 메모리를 차지하였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다음에 등장한 한글은 3바이트 한글이다. 3바이트 한글은 아예 한글 코드를 초성 중성 종성에 1바이트씩 할당하여 모두 3바이트로 표시하였다. 또 N바이트와 마찬가지로 한글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코드를 각 바이트마다 추가하였다. 그러나 3바이트 한글도 메모리를 많이 차지하여 조그만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문제가 생기곤 하였다. 그 시절만 해도 메모리 칩이 매우 비싸 많은 메모리를 차지하는 프로그램은 금기로 여겼다.

초창기에 PC는 서울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많이 보급되었다. 당시에는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글이 없어 우여곡절끝에 청계천 한글이라고 하는 7비트 한글이 탄생하게 되었다. 7비트 한글은 최상위 1비트를 제외한 7비트를 사용하므로 대부분의 영문 패키지와 충돌을 일으키지 않았고 가격도 저렴하여 급속하게 확산되었다. 그러나 표현가능한 한글이 1천3백72자밖에 안되어 2바이트 조합형 한글에 밀려나게 된다.

N바이트와 7비트 한글의 결점을 해결한 것이 2바이트 조합형 한글이다. 2바이트 한글은 코드 표시가 가능한 16비트중 상위 1비트는 한글/영문을 표시하고, 나머지 15비트를 5비트씩 나누어 초, 중 종성으로 할당, 하나의 문자를 표시한다. 모아쓰기를 채택하고 있어 적은 메모리를 사용하면서도 대부분의 한글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한글의 원리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코드라고 말한다.

가장 최근에 출현한 한글 코드는 지난 87년 국가표준코드(KSC 5601-1987)로 확정된 KS 완성형 한글. 이것은 국제 표준 규격에 맞추어 미리 한글 코드 테이블을 작성한 후, 키보드를 통해 문자가 입력되면 테이블의 문자를 불러 사용하고 있다. KS 완성형 한글은 컴퓨터 통신을 위한 국제 표준에 맞추었기 때문에 '한글의 장점인 모아쓰기를 무시한 코드체계'라고 비난받고 있다. 표시 가능한 총 한글 수의 1/5밖에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 표준 코드로서의 정통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세가지 구현 방법

한글을 구현하는 방법은 세가지가 있다. 첫째는 별도의 한글 카드가 없이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이다. 공개 소프트웨어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도깨비 시리즈가 이러한 방식이고, 판매되는 것으로는 한메소프트의 '한메한글', 유니테크의 '유니 V한글', 인포랜드의 '색동글씨'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두번째로는 기존의 비디오 카드와 함께 사용하며 폰트만 제공하는 폰트카드(font card) 방식을 들 수 있다. 이것은 소프트웨어 한글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설계된 것으로 카드를 사용함으로써 속도가 많이 향상되었다. 또 소프트웨어로 비디오 조작이 가능하고 폰트는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각각의 그래픽 모드를 에뮬레이션하는 프로그램만 제공된다면 모든 비디오 카드에서 한글을 사용할 수 있다. 영문 카드에서 한글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해서 지원카드라고도 한다.

마지막으로 비디오 보드에 한글/한자 롬을 추가시켜 부팅시부터 아예 한글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보드를 원보드(one board)라고 한다. 하나의 카드에 한글 기능을 통합하였다는 의미이다.

한글 카드를 구입하려고 한다면 먼저 무슨 한글을 사용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만일 이미 PC를 사용하고 있다면 비디오 보드를 바꿀 것인지를 먼저 결정한 후, 보드를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겠다면 폰트카드나 소프트웨어 한글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한글 카드는 편리한 점이 많다. 그러나 여러가지 기능을 모두 갖춘 종합 카드를 구입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KS 완성형 카드를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완성형 한글에서 운영되는 대부분의 응용소프트웨어들은 이 한글카드를 사용해야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성형 한글을 사용하는 중이라도 조합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싶다면 도깨비 등 소프트웨어 한글을 실행시키면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다.
 

(표) 현재 판매되는 한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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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남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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