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C 의 선두주자 휴렛팩커드에 이어 선마이크로 아폴로 IBM 밉스 등이 RISC 컴퓨터를, 인텔과 모토롤러가 RISC칩을 출하해 최근 2~3년간 다양한 RISC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1970년대 중반 IBM연구소는 고급언어(high level language) 프로그램이 프로세서 (processor)에 정의되어 있는 다양한 명령어(instruction)로 번역되어 컴퓨터 상에서 처리될 때 사용되는 명령어의 빈도수를 계산 해 본 결과 일부의 명령만이 빈번히 사용될 뿐 나머지 명령들은 사용 빈도가 낮다는 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당시까지 프로세서의 개발 추세는 사용자가 요구하는 복잡한 동작과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마이크로프로그램기법을 사용하여 프로세서 상에 명령어들을 계속 추가시켜 나가는 쪽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존의 복합명령어세트컴퓨터(CISC, Complex Instruction Set Computer)의 경우, 성능은 차치하고라도 개발비용과 기간 면에서 많은 노력과 투자가 요구됐다.
이에 IBM에서는 적은 설계 노력으로 보다 높은 가격 대(對) 성능비를 갖는 컴퓨터를 개발하기 위하여 빈번히 사용되는 명령어들 만으로 구성되는 명령어 축소형 컴퓨터 (RISC, 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를 구상하기에 이르렀다(IBM 801 프로젝트).
RlSC와 CISC의 대결
초창기 RISC 설계 개념은 대부분의 프로세서 디자이너들에게는 매우 회의적이었다. 그 이유는 과연 'RISC가 축소된 명령어 세트만으로 복합 명령어세트 컴퓨터(CISC)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RISC 프로세서에 대한 연구는 가속화 되어 버클리대와 스탠포드대 그리고 여러 회사에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발표된 RISC 프로세서의 공통적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프로세서의 제어면에서 CISC는 여러 가지 어드레스(address) 지정방식을 가지고 다양한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마이크로 프로그램 기법을 사용하는 반면에 RISC는 축소된 명령어세트 모두가 동일한 크기와 고정된 형식을 가지므로 하드웨어를 이용한 하드와이어드 제어(hard-wired control)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 단일주기 동안 일정한 데이터 경로(data path)를 거쳐 처리 되므로 강력한 파이프라인 아키텍처(pipeline architecture)로 병렬성을 갖는 고성능의 수행능력을 갖도록 했다.
당시 대부분의 칩 메이커들은 RISC칩이 기존의 마이크로 프로세서 시장의 새로운 품목으로 부상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조금 늦었고 투자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판단을 했다. 그러나 RISC칩은 비교적 낮은 가격에 비해 고성능의 수행능력을 갖기 때문에 마이크로 프로세서 제조의 주요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특히 계산량이 많은 공학이나 과학적인 업무에 주로 사용하는 기술적인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으로는 매우 적합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 설계 방식은 좀 더 복잡한 명령어 세트를 사용하는 다른 컴퓨터와 경쟁적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소프트웨어들이 지원하는 응용 업무를 좀 더 빠른 속도로 처리 할 수 있다.
그러나 RISC는 복잡한 명령을 처리하기 위하여서 컴파일러(compiler)의 보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즉 컴파일러가 복잡한 명령을 간단한 명령들로 구성된 합성명령으로 처리해 주는 것이다. 결국 프로세서를 탑재한 시스템을 구축할 때에는 시스템 소프트웨어인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와 컴파일러의 두가지 측면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RISC용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의 어려움은 RISC 머신을 주로 전용 컴퓨터나 컨트롤러의 역할에 주력하게 하고 있다.
최초의 RISC「스펙트럼」
휴렛팩커드사는 스펙트럼프로젝트(SPECTRUM project)를 수행 함으로써 RISC 프로세서 시장의 초기 개척자가 되었다. 그리고 밉스(MIPS Computer System)사의 RISC 칩은 CPU(중앙처리장치) 보드로 프라임컴퓨터의 시스템에 사용되고 있으며 여러 다른 회사에서 개발되고 있는 시스템에도 사용 되고 있다. 페어차일드사의 RISC칩은 인터그라프의 워크스테이션에 사용되고 있으며 보드(board) 단위의 컨트롤러로서 시용된다.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의 양대산맥인 인텔사와 모토롤러사는 RISC칩의 개발경쟁에 뒤늦게 뛰어들어 i860과 MC88000 프로세서를 개발, 발표하였다.
워크스테이션 부문의 선두 그룹인 선마이크로시스템과 아폴로사에서도 종전의 워크스테이션의 성능을 훨씬 능가하는 RISC 아키텍처 시스템을 발표하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은 후지쓰의 스파크(SPARC) 칩을 기본으로한 SUN-4를 개발했고, 아폴로사는 뒤이어 프리즘(PRISM)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개인용 슈퍼컴퓨터인 DN-10000을 발표했다.
IBM도 2개의 RISC 칩을 설계 하였으며, DEC와 AT&T 그리고 일본의 칩 메이커들도 RISC 프로세서에 관심이 많다. 한편 미국국방부는 전용 RISC 칩의 설계 및 초고속 소자인 화합물반도체(GaAs, Gallium Arsenide)를 이용한 RISC 칩의 개발을 위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컴파일러 개발에 관심
국내에서는 1983년부터 대학 및 연구소를 중심으로 RISC컴퓨터에 관한 연구가 진행돼 왔으며, 산업계에서는 최근 외국 업체와 협력하여 RISC 프로세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RISC의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있어서 컴파일러의 연구 개발은 매우 중요하며 앞으로도 많은 개발의 여지를 가지고 있다.
RISC 시스템은 명령어가 단순하기 때문에 컴파일러에서 출력되는 기계어 코드의 길이가 CISC 시스템에 비해 길어진다. 따라서 가능하면 기계어 코드의 길이를 감소시켜야 하며 파이프라인의 지속적인 동작을 위하여 코드 배열 최적화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효율적인 RISC 컴파일러의 연구방향은 종래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계독립적인 컴파일러 설계방식을 개발하여 새로운 언어나 머신에도 단시일내에 적용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국내에서의 독자적인 RISC 프로세서 개발도 중요하지만 개발중인 하드웨어 이외의 RISC 프로세서에도 적용가치를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을 중심으로 한 컴퓨터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RISC 칩의 사용은 더욱 확대될 것이고, 이에 대한 연구개발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