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유럽의 스키장에서는 한 박테리아가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삼년간 계속 눈이 제대로 내리지 않아 울상을 지었던 유럽의 스키장업주들의 미소를 되찾아 주었다. 미국의 스노맥스사가 '슈도모나스 시린게'(Pseudomonas syringae)라는 자연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박테리아를 활용해 인조눈을 만든 것이다.
눈은 구름속의 과냉각된 물이 대기중의 먼지 오물 입자들을 만나, 그것들을 핵으로 해서 뭉쳐지면 만들어진다. 이 응결핵들은 대개 0.1㎛의 직경을 갖고 있다. 가짜 눈, 즉 인공눈을 제조하는 장치(흔히 눈대포라고 한다)도 바로 이런 자연의 눈의 생성원리를 활용한다. 압축된 공기와 물을 노즐을 통해 고압으로 뿜어주는 것이다. 이 눈대포가 원활하게 작용하려면 주변의 온도가 -4℃ 이하여야 한다는 제약이 따른다. 또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물을 요구한다. 일례로 미국의 레이크플레시드의 한 스키장에 있는 눈대포는 1분당 1천 3백ℓ의 물을 정말 '물쓰듯이' 쓰고 있다.
한편 공해문제로까지 비화되기도 했다. 널리 써온 폴리스티렌(polystyrene)입자가 공해물질로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응결핵으로 떠오른 슈도모나스균이 생산하는 단백질을 눈대포에 물 공기 등과 함께 혼합시키면 만사가 해결될 듯 하다. 이 단백질이 눈대포가 더많은 눈송이를 생산하게 하고, 고온에서의 작동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해문제도 '눈 녹이듯이' 사라지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