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공기나 물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양적으로 풍부하고 질적으로 우수한 조명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은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나서부터 죽어서 무덤속에 들어갈 때까지 빛과 함께 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심지어 앞을 못보는 장님이라 할지라도 마음속에 등불을 켜놓고 그것을 의지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이와같이 빛은 인간생활과 아주 밀접하고도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침 동녁의 일출은 모든 사람에게 희망과 의욕을 안겨주고, 맑고 푸른 하늘은 생활에 찌든 마음을 순화시켜주고, 붉게 물든 저녁 노을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의 신비함과 인생의 그 무엇인가를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불야성같은 고층빌딩의 사무실에서는 미래를 향한 힘찬 도약이 진행중이고 기계소리 요란한 공장들의 야간근무는 생활의 풍부함을 보장하고, 집집마다 책상위에 환하게 켜진 조명등은 젊은이들에게 밝은 미래를 약속해 준다. 거리의 황색나트륨등은 젊은 남녀의 만남을 운치있게 해줌과 동시에 운전자를 편하게 하고, 운동장의 야간조명등과 함성은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고, TV영상의 바쁜 움직임은 우리에게 많은 뉴스와 정보를 전달하고 취미생활에 도움을 준다.
위의 예와 같이 생활은 곧 활동을 말하며 이러한 모든 활동은 빛이 있고서야 가능해진다. 물론 빛이 없어야 되는(편리한) 활동도 없지는 않다. 예를들면 인생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수면시간, 스크린의 화면과 주위의 휘도비를 높이기 위해 암실을 만드는 영화관, 사진현상과 인화할 때 필요한 암실 등이 그렇다.
여기에서는 생활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자연광원과 인공광원에 대해서, 그리고 그 빛의 조절 및 광원의 설계에 대해서, 생활환경에 필요한 조명을 얻기 위한 계산방법, 국제조명위원회(CIE)에서 추천한 적절한 조명도(lux)를 선택하는 법에 대해 알아보자.
0K 이상이면 모두 광원
생활에 광원은 반드시 필요하며 환경에 따라 여러 종류의 광원이 사용될 수 있다. 여기서 광원이라 함은 빛을 발하는 물체를 말하며 이 광원에서 나오는 빛은 사람의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파장 3백80∼7백80nm 사이)과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10∼3백80nm사이),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7백80nm∼1nm)으로 구성된다. 이 글에서는 사람의 눈이 느끼는 빛, 즉 가시광선에 대해 주로 언급하였다.
광원은 크게 두가지 즉 자연광원과 인공광원으로 나눌 수 있다.
자연광원은 말 그대로 인위적으로 만든 광원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광원을 말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태양과 별 그리고 달(태양빛의 반사체)을 대표적인 자연광원으로 볼 수 있다. 더욱 엄밀히 이야기 한다면 지구 및 지구를 둘러싼 우주에서 절대온도 0도 이상의 온도를 가지고 있는 모든 물체를 자연광원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자연광원인 태양은 지구상의 위치 및 기상조건에 따라 서로 다르기 때문에 통일된 태양광의 분광분포(파장에 따른 빛의 세기분포)들을 사용하도록 1967년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조명위원회(CIE) 16차 총회에서 아래와 같이 권고하였다.
표준광원B:상관색온도(correlated color temperature)가 약4,874K인 대낮 태양의 직사광선
표준광원C:상관색온도가 약6,774K인 흐린날 낮의 평균 햇빛
표준광원${D}_{65}$:상관색온도가 약6,500K인 대낮의 햇빛(day light)
이들 광원중 표준광원C는 어떤 물체의 색(color)을 측정할 때 가장 널리 사용되는 광원이다. 색의 측정에 있어서 사용되는 광원이 달라지게 되면 색도 다르게 보이므로 색을 비교 관찰할 때는 위와같은 표준광원의 조명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관례이다.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광원을 인공광원이라 한다. 옛날 원시시대, 불을 발견하기 전에는 오직 자연광원만을 의지하여 사람의 생활양식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으나 불을 발견한 이래 고래기름을 이용한 촛불 석유등 가스등을 만들어 사용해오다 에디슨이 탄소 필라멘트를 사용하는 백열전구를 발명한 후부터는 본격적인 인공광원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후 1936년 부터 형광등이 실용화되면서 광원의 수명과 효율(단위소비전력(W)당 나오는 빛의 밝기(전광선속:lm))면에서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 그 다음으로는 고강도방전등(High Intensity Discharge Lamp)이 개발되어 효율이 더욱 향상되어 에너지절약형광원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이 고강도방전등에는 고압수은등, 메탈할라이드등, 고압나트륨등이 포함된다.
인공광원의 성능을 간단히 비교한 것이 (표 1)이다.
생활환경에 적절한 조명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빛을 조절해야 하며 이를 위해 광원에 대한 설계가 필요하게 된다.
빛을 조절하는데 쓰이는 물리적현상을 살펴보면 빛의 반사성 굴절성 투과성 편광성 간섭성 회절성 확산성 흡수성 등이 있다. 이러한 원리를 적당히 이용하여 원하는 조명조건을 효율적으로 얻는 것을 광원에 대한 설계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광원에서 나오는 일정한 양의 빛 (전광선속)을 원하는 방향으로 모이게 하면 그 방향에서의 단위면적에 입사하는 빛의 양이 많아지게 되며, 즉 보다 큰 조명도(단위:lux,럭스) 값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광원주위에 포물선형 타원형 혹은 구면형의 반사체를 설치한다. 이 반사체의 반사면은 필요에 따라 정반사 난반사 혹은 이 두가지 반사가 다 존재하도록 만들어서 사용된다.
빛을 조절하기 위해 쓰이는 재료를 살펴보면 유리 플라스틱 철 알루미늄 스테인리스스틸 동 및 기타 합금 등이 있다. 그리고 여러 종류의 빛의 조절장치를 포함한 광원에 대한 설계는 ASTM IES IEEE ANSI 등의 국제규격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규격화시켜 놓아 국제적으로 통용하고 있는 실정이며 우리나라에서는 KS규격, 일본에는 JIS규격과 같은 공업규격을 각 나라마다 제정해 그나라 실정에 맞도록 쓰고 있다.
광원설계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것은 반사체의 모양, 램프의 삽입방법 및 위치, 램프복사열의 효과, 램프의 정격출력, 램프의 효율과 외양, 눈부심 온도분포 소음 진동 수명 유지상태 등이며 그외에도 안전성 및 경제성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광원에서 어느정도 떨어진 위치에서의 수광면의 밝기(조명도)를 계산해보는 것은 흥미있는 일이다.
광원이 점광원(광원의 크기가 수광면까지의 거리의 약 10분의 1 이하일 때 이 광원은 점광원으로 볼 수 있음)이고 그 광도가 I칸델라일때 거리X만큼 떨어진 수광면에서의 조명도(lux)값은 E=$\frac{Ⅰ}{{X}^{2}}$cosθ로 표현된다.
예를들어 1백cd의 광도값을 가진 점광원(약 1백W의 텅스텐전구)에서 0.5m 떨어진 거리에서의 조명도값을 계산해보면
E=$\frac{I}{X²}$ cosβ=$\frac{100cd}{(0.5m)²}$ cos0=400lux
이다. 이 정도의 조명도 수준이면 독서하기는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그림 1)에서와 같이 수광면이 각도 β만큼 기울어졌을때 빛이 보다 넓은 면적에 걸쳐 퍼지게 되어 조명도값은 면적B에 대한 면적A의 율만큼 줄어든다. 이 비가 기울어진 각의 코사인값과 같다. 따라서 B평면에서의 조명도는 E=$\frac{I}{{X}^{2}}$ cosβ로 표현되며 이것을 코사인법칙이라 한다.
(그림 2)의 경우에서와 같이 H와 R을 각각 수직높이와 수평거리(광원에서 측정점까지의)라하고 D를 광원과 측정점까지의 실제 거리라 한다면, β=θ이고 더욱이 cosθ=cosβ=H/D이기 때문에 수평조명도(${E}_{h}$)는
${E}^{h}$ =$\frac{Ⅰcosθ}{{D}^{2}}$ = $\frac{Ⅰcosβ}{{D}^{2}}$ = $\frac{IH}{{D}^{3}}$ = $\frac{Ⅰ cos³θ}{{H}^{2}}$
로 쓸 수 있으며 위식을 cos³θ법칙이라 한다. 즉 수평조도는 cos³θ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수직조도
${E}_{v}$= $\frac{Ⅰ sinθ}{{D}^{2}}$ = $\frac{ⅠR}{{D}^{3}}$ = $\frac{Ⅰ cos²θsinθ}{H}$
로 표현된다.
나이 직업 업무속도 등에 따라
1958년 이래 조명공학회(IES)는 각종 환경에 맞는 조명도 수준을 오직 조명도값 한가지로 권고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 끊임없는 연구와 설계경험의 축적에 힘입어 1979년에는 한 가지의 조명도값에서 어떤 범위의 조명도값을 갖는 보다 다양한 조명도 기준을 설정하게 되었다. 이렇게 새로 제정된 조명도 기준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눈이 어떤 사물을 얼마나 잘 볼 수 있어야 하는 정도(업무의 종류), 관측자의 나이, 작업속도의 중요성, 작업을 하는 배경의 반사도의 4가지 사항을 알아야 한다.
이 4가지 항목을 알고 조명도 기준을 결정하는 절차를 보면 우선 업무의 종류에 해당하는 조명도 영역(A,B,C,D,E,F,G,H,I 중에 택일)을 결정하고 나머지 3항목에 해당되는 가중치를 구하고 전부 합하여 그 조명도 영역에 해당되는 조명도 범위 3가지중에 한 조명도 값을 택하면 된다. 예를들어 4가지 항목이 다음과 같다고 하자.
□업무의 종류
과학실험(교육시설)
□주위 배경의 반사도
80%
□학생들의 나이
10대
□작업속도와 정확도
중요(매우 중요한 것은 아님)
그럼 우선 업무의 종류는 과학실험이므로 이에 해당하는 조명도영역E를 찾는다. 이 영역E는 조명도 범위가 5백∼7백50∼1천럭스로 돼있어 이중에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2,3,4항목에 해당되는 가중치를 가중치 도표에서 찾는다. 반사도가 80%이면 가중치는 -1, 학생나이 10대면 -1, 속도와 정확도가 중요하면 0이 되어 이 세항목의 가중치합은 -2가 되었다. 이때 가중치합이 -2이면 가장 낮은 조명도를 택하고, 0이면 중간의 조명도를, +2면 가장 높은 조명도 값을 선택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위의 조명도 범위 중 가장 낮은 조명도, 즉 5백럭스가 이 과학실험실의 기준 조명도가 되는 것이다. (조명도 영역 도표와 가중치도표는 지면관계상 생략. IES핸드북 참조)
공기나 물이 매우 중요하지만 너무 흔하고 쉽게 얻을 수 있어 그 가치를 망각하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빛도 일상적으로 자연광원과 인공광원에 대한 혜택을 손쉽게 누리기 때문에 그 귀중함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공기나 물의 오염이 심각해짐에 따라 보다 양질의 공기나 물을 얻기 위해 백방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빛도 각종 인공광원이 급속히 개발되어 감에 따라 양적으로 풍부하고 질적으로 우수한 조명환경속에서 살자는 운동이 한국 조명전기설비 학회를 주축으로 빠른 속도로 전개되어가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경제성장과 더불어 선진국대열에 나서고 있는 마당에 보다 쾌적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생활속의 빛을 더 개발하고 잘 이용할 줄 아는 지혜를 터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