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생명을 주고 첨단산업을 이끈다.
빛은 세상을 밝게 해준다.
빛이 있음으로 하여 우리는 물체를 볼 수 있다. 사람의 눈으로 밝고 어두운 것을 느낄 수 있는 빛을 가시광선이라 부르며 대체로 0.38μm-0.78μm 영역의 파장을 가지는 전자파가 이에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광학, 광산업이란 용어에서는 보다 넓은 영역의 전자파스펙트럼을 포함하게 되며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과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 보통이다. 자외선의 화학작용을 연구하는 학문에서는 광화학반응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적외선을 이용한 야간관측장비나 온도분포 측정장치도 광학장비로 불리고 있다.
인류 탄생 훨씬 이전
인류가 태어나기 전에 지구가 있었고 지구가 있기 전에 태양이 있었으며 태양보다 더 오래 된 별들이 무수히 있으니 빛은 인류가 존재하기 훨씬 이전부터 있었던 셈이다.
먼 옛날의 태양광이 키웠던 식물들이 땅속에 묻혔다가 석탄과 석유가 되어 우리에게 제공되고 있으며, 오늘의 태양광도 농작물을 키워주고 우리를 따스하게 해주고 눈으로 사물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빛이 너무 강한 열대지방에서는 사람이 게을러지고 햇빛이 너무 약한 한대지방에서는 사람이 움츠려들지만 적당한 태양광을 받는 온대지방에서는 인류가 쾌적하게 살 수 있어 문명이 발달되었다.
일반적인 인간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과학의 발달과 빛의 관계는 더욱 긴밀함을 알 수 있다. 별에서 나오는 빛을 육안으로 또는 광학망원경을 써서 면밀히 관찰함으로써 천체의 운행법칙을 알아내게 되었고 해와 달, 그리고 수성 금성 목성 토성 등 행성들의 구조와 그밖의 우주의 구성에 대한 지식을 얻게 되었다.
한편 광학현미경을 이용한 미세구조의 관찰은 생물학의 획기적인 발전에 기여하였다.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파장별로 조사하는 분광학은 현대 양자역학의 탄생과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하였으며 화학분석의 기반이 되고 있다. 레이저광이 1960년대에 출현됨으로써 많은 과학적인 현상이 재조명되고 새로운 현상들이 발견되고 있다.
빛은 인간의 일상적인 생활과 미술 사진 영화예술과도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과학발전의 역사에서 주요 요소로 작용하였다. TV나 비디오 매체와 광통신 광컴퓨터 등 정보처리 수단으로 현재와 미래에도 인류문명의 핵심에 항상 빛이 위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빛은 어디서 오나
빛은 앞에서 간단히 언급된 바와 같이 전자파의 일종이다. 전자파는 전장과 자장의 세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면서 공간이나 매질내를 진행하는 파동이다. 물결파에서 마루와 골이 있듯이 전자파에서도 전자장의 강약이 교대로 바뀌면서 진행하게 된다. 마루와 마루 사이의 거리를 파장이라 부르며 단위시간을 1초로 잡아 1초 동안에 지나가는 파동의 수를 진동수라 부른다. 진동수와 파장을 곱한 값이 광속도로서 빛이 1초 동안 진행하는 거리가 된다.
빛을 받으면 따스한 열을 느끼고 빛이 화학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은 빛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며 빛의 에너지는 그 빛의 진동수에 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동수를 f라 할 때
E=hf(E는 빛에너지)
로 표시된다. 여기에서 h는 플랑크 상수로서 대략 6.6×${10}^{-34}$ J·S의 값이다. 우리의 눈이 가장 민감하게 밝기를 느끼는 파장인 5백55nm (${10}^{-9}$m)파장의 가시광선은 그 진동수가 5×${10}^{14}$Hz 정도이므로 빛에너지 hf= (6.6×${10}^{-34}$ J·S) (5×${10}^{14}$Hz) = 3.3×${10}^{-19}$J이 된다. 에너지의 단위로 전자볼트(eV)를 쓸 경우에는 1eV=1.6×${10}^{-19}$J이므로 대략 2eV의 에너지가 됨을 알 수 있다.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은 진동수가 더 높다. 따라서 광에너지도 가시광에 비해 높다. 자외선보다 파장이 더욱 짧은 전자파는 X-선이고 X-선보다 더 짧은 파장의 전자파는 감마선이다. 반대로 가시광보다 파장이 긴 전자파를 적외선, 적외선보다 더욱 긴 파장의 전자파는 마이크로파라 부르며 마이크로파보다 더 긴 파장대역은 라디오파라 부른다.
원자핵에 잡혀 있어서 핵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 중에서 가장 느슨하게 잡혀 있는 최외각 전자가 에너지가 높은 좀더 느슨한 상태로 여기되었다가(excited) 에너지가 낮은 상태로 천이하면서 전자파를 방출할 때 이 전자파는 대개 가시광선 또는 자외선에 속하게 된다. 자외선 중 비교적 파장이 짧은 자외선은 최외각 전자가 아닌 내부 전자의 천이에 의해서 방출되기도 한다. 더욱 에너지가 높은 X-선은 단단하게 핵이 잡혀 있는 내부 전자의 천이에 의해 방출된다. X-선보다도 더욱 짧은 파장의 감마선은 핵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의 천이가 아니고 원자핵 자체 내에서의 에너지준위 변화로 방출되는 전자파이다.
한편 가시광에 비해 파장이 긴 적외선은 두개 이상의 원자들이 결합되어 구성된 분자에서 원자 상호간의 진동이나 분자 전체의 회전에너지가 변하면서 그 진동, 회전에너지 변화량에 해당되는 에너지의 전자파를 방출하는 것이다. 마이크로파는 전자 또는 원자핵의 스핀에너지 변화에 기인하며 라디오파는 전자회로에서 전류를 변화시킴으로써 발생시킨다.
위에서와 같이 전자파를 이름에 따라 나눌 때 그 경계가 서로 중첩되는 경향이 있다. 라디오파는 수 Hz에서 ${10}^{9}$Hz까지의 주파수대가 되며, 라디오방송과 TV방송에 주로 사용되며 마이크로파는 ${10}^{9}$Hz에서 3×${10}^{11}$Hz 사이의 주파수대로서 천체관측, 전자파 가열기, 가속장치, 원자시계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적외선은 3×${10}^{11}$Hz에서 4×${10}^{14}$Hz 영역의 주파수로서 파장으로는 7백80nm∼1.0mm 영역이 된다. 가시광선은 그 파장에 따라 우리 눈에 다른 색으로 인식된다. 6백22nm∼7백80nm 사이 파장의 빛이 눈에 들어오면 붉은색으로 인식되고 5백97nm∼6백22nm 파장은 오렌지색으로, 5백77nm∼5백97nm는 노란색, 4백92nm∼5백77nm는 초록색, 4백55nm∼4백92nm는 파란색, 3백80nm∼4백55nm는 보라색으로 인식된다.
자외선은 8×${10}^{14}$Hz∼3×${10}^{17}$Hz 사이의 주파수 대역으로서 태양에서 오는 자외선은 지구 대기권 외부의 기체를 이온화시키며, 인체에 치명적인 자외선은 대기권에서 오존에 의해 흡수된다.
X-선은 3×${10}^{17}$Hz∼5×${10}^{19}$Hz 대역으로 의료용, 비파괴검사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감마선은 10⁴eV∼${10}^{19}$eV의 에너지를 가지는 고에너지 전자파이다. 모든 파장의 전자파는 파동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에너지가 높을수록 파동의 특성을 관찰하기가 힘들어질 뿐이다. 또한 빛을 포함하여 모든 전자파는 에너지에 있어서 양자화되어 있어서 하나의 입자처럼 생각할 수 있다. 전자파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물체도 입자와 파동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현대물리의 설명이다.
돌아가지 않는다
빛도 방송파와 마찬가지로 전자파이지만 가시광의 파장이 훨씬 짧기 때문에 물체를 돌아가는 특성이 약하다. 라디오 전파는 송신 안테나와 수신기 사이에 커다란 산이 가로 막고 있어도 전파가 전달되지만 가시광은 우리가 보통 경험하는 대로 작은 물체도 통과하지 못하고 그림자를 만든다. 일반적으로 가시광선은 균일한 매질 내에서는 직진하는 것으로 간주하여도 무방하지만 특수한 상황에서는 빛도 퍼져나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아주 작은 바늘구멍이나 슬리트에 햇빛을 쪼여주면 구멍이나 틈새를 통과한 빛이 상당히 넓게 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 빛이 퍼져나가는 각도를 θ라 하면
θ=$\frac{λ}{d}$
가 된다. 이 식에서 λ는 빛의 파장이고 d는 슬리트의 폭을 의미한다. 만약 슬리트 폭이 50μm이고 파장이 0.5μm이면 각도가 0.01이 되므로 1m 떨어진 거리에서 1cm 정도의 크기로 빛이 퍼져나감을 알 수 있다. 빛이 퍼져나가는 회절 정도는 슬리트가 좁을수록 그리고 파장이 긴 빛일수록 커진다.
비온 다음 도로에 떨어진 휘발유 방울이 물위에 퍼져 오색의 무늬를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무늬는 광파와 광파의 간섭에 의해 생기게 된다. 우리가 빛의 중첩 결과를 관측하는 점에서 파동의 마루끼리, 그리고 골은 골끼리 지속적으로 중첩된다면 파동의 세기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이러한 중첩을 보강간섭이라 한다. 반면에 한 파동의 마루와 다른 파동의 골이 지속적으로 중첩될 경우 파동은 두 파의 세기가 같을 경우 완전히 소멸되고 만다. 이러한 중첩을 소멸간섭이라 한다. 보강간섭이나 소멸간섭 모두 간섭효과가 뚜렷히 나타나서 그 결과로 생기는 간섭현상의 관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 생활 주변에서는 간섭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그 이유는 관측하는 지점에 도달되는 광파의 위상이 불규칙하게 변하기 때문에 보강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거나 소멸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보강상태에서 소멸상태로 또는 그 중간상태로 자꾸 바뀌어서 결과적으로 간섭현상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형광등으로 조명된 방안에서 흰 종이 위에 간섭무늬를 관측할 수 없는 이유도 관측점에 도달하는 광파들이 형광등의 여러 위치에서 발생된 빛인데, 그들간에 위상 차이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형광등에서 복사되는 광파는 대개 10ns 정도의 길이를 가지는 파동의 토막들이며 이 파동 토막들 사이에는 일정한 위상관계가 없이 제멋대로 방출된다. 형광등이나 백열등 또는 햇빛과는 달리 레이저광파는 동일한 위상으로 방출되며 광파 토막의 길이도 길기 때문에 간섭현상을 쉽게 관측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된 휘발유 박막의 경우에는 기름막의 두께가 무척 얇아서 기름막 위에서 반사된 광파와 기름막을 지나서 기름막 아래의 물과 기름의 경계면에서 반사된 광파가 서로 다른 광파 토막이 아니고 동일한 광파 토막이기때문에 간섭현상이 관측되는 것이다.
기름막의 두께가 광파의 파장의 절반이 될 경우 왕복거리는 한 파장과 같아지므로 보강간섭이 일어나게 된다. 기름막이 보다 얇은 곳은 파장이 짧은 파랑색에 대해 보강간섭을 일으키고 두꺼운 쪽은 파장이 긴 빨강색에 대해 보강간섭을 일으킨다. 따라서 기름막의 두께에 따라 오색의 간섭무늬가 관찰되는 것이다. 광파의 간섭을 이용함으로써 파장의 1백분의 1 정도 되는 두께까지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이러한 목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간섭계가 고안되어 활용되고 있다.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
빛은 1초 동안에 지구 둘레를 일곱바퀴 반 돈다고 흔히 말하고 있다. 빛의 속도는 대단히 빠르기 때문에 직접 측정하는 데 여러가지 어려운 점이 많지만 17세기 후반 이후에 여러 사람들에 의해 측정되었고 측정치도 많이 정확해져 왔다. 1983년에 제17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는 진공 중의 광속을 C=299,792,458m/s의 값으로 결정하고 길이 단위인 미터의 정의를 광속을 근거로 하여 바꾸었다. 따라서 빛의 속도가 C=f·λ인 관계를 이용하면 광속도 C가 기본상수로 정해졌으므로 진동수를 정확히 측정하면 파장을 알 수 있게 된다. 진공이 아닌 매질 속에서의 광속은 진공에서의 광속보다 느리며 어떤 매질에서의 광속도와 진공중의 광속도 비율이 바로 그 매질의 굴절률이 된다. 공기의 굴절률은 진공에 비해 아주 조금 큰 값이며 물의 굴절률이 대략 3분의 4이므로 물 속에서의 광속도는 진공중의 광속의 4분의 3이 된다.
하나의 매질에서 진행하던 빛이 성질이 다른 매질과의 경계면에 도달하게 되면 경계면에서 일부의 빛은 반사되고 일부의 빛은 굴절되어 진로를 바꾸면서 진행하게 된다. 반사에는 거울면 반사와 같은 전반사와 거칠은 면에서 볼 수 있는 난반사가 있으며 굴절률이 큰 매질에서 굴절률이 작은 매질로 빛이 진행할 때에는 빛이 경계면의 수선으로부터 많이 기울어져 입사하여 입사각이 임계각 이상으로 커지면 모든 빛이 반사되어버리는 전반사현상이 일어난다.
매질을 이루고 있는 원자나 분자들에는 에너지준위가 존재하며 빛에너지가 에너지준위 사이의 천이를 일으킬 수 있는 값이면 빛이 흡수되고 흡수된 빛에너지는 원자나 분자를 높은 에너지준위로 여기시키는 데 사용된다.
빛을 흡수하여 여기된 원자나 분자가 흡수한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꾸게 되면 매질의 온도가 올라가게 되며 흡수한 빛과 동일한 빛을 다시 방출하면서 낮은 에너지준위로 이완되기도 하는데 외부의 영향없이 재복사하는 것을 자연복사라 한다. 동일한 에너지의 빛에 의해 자극되어 자극한 빛과 같은 방향으로 같은 위상의 빛을 방출하는 경우를 유도복사라 부른다. 유도복사는 레이저광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개념이다.
강력한 레이저광을 물질에 집속시켜주면 원자에 결합된 전자들이 떨어져나가며 떨어져나간 전자와 남아 있는 양이온이 섞여 있는 플라즈마가 생기게 된다. 이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융합시킬 때 나오는 핵융합에너지를 활용할 목적으로 레이저를 이용한 핵융합 연구가 선진국에서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 미국의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에서는 10TW 출력의 Nd-glass 레이저 10개를 이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채워진 아주 작은유리공에 사방에서 집속시켜 시료의 온도를 높이고 압축시킴으로써 핵융합을 일으키는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에 1TW Nd-glass 레이저 개발연구가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