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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혁명인가 「해프닝」인가

실온 핵융합에 대한 거센 도전

 

시험관을 손에 들고 기자회견하는 플레이시먼교수(오른쪽)와 폰즈교수.


전기화학자들에 의해 제기된 '실온 핵융합'이 지난 4월 한달 동안 지구촌을 들뜨게 한 이후, 물리학자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반격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유타'대학 '폰즈'교수의 발표이후, 세계 각국에서 실험을 재현해냈지만 핵융합임을 증명해주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는 곳은 한군데도 없었다고 미국의 물리학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MIT대학 '로렌스버클리'연구소 '부룩헤이븐'국립연구소 '예일'대학 등의 물리학자들은 유타대의 실험을 재현했지만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폰즈'교수와 '플레이시먼'(영국 사우스앰턴대)교수는 지난 3월23일, 중수(重水, 중수소로 만들어진 물)로 채워진 시험관내에서 두개의 전극(+백금, -팔라듐)으로 전류를 흐르게 한 결과, 중수분자로부터 빠져나온 중수소원자가 팔라듐으로 모여들었고, 이들은 팔라듐 내부에서 융합하여 상당량의 에너지를 창출하였으며 약간의 중성자를 방출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중시한 것은 줄(Joule)열 이상으로 방출된 열량. 팔라듐 1㎤당 10W의 열량이 발생했으며 이는 매초 ${10}^{11}$~${10}^{14}$횟수로 핵융합이 일어났다는 증거라고 논문에 적고 있다. 또한 2.45MeV의 γ선과 몇종류의 중성자도 검출했으므로 핵융합의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어떠한 실험도 이 사실을 증명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미국내에서만 2백여 곳에서 실험을 재현했지만 어디에서도 핵융합이 일어났다고 발표하지 않았다. 일본 '도쿄'대의 '고야마'교수는 한때 시험관에서 핵융합이 일어날 가능성을 나타내주는 실험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는데, 일주일 후 일본 원자력연구소와 공동실험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중성자를 계측한 결과, 핵융합의 확증은 얻을 수 없었다고 정정했다.

'칼텍'의 '쿠닌'박사는 "핵융합이 일어났다면 반드시 방사선이 검출됐어야 하는데 우리들의 누구도 자연수준 이상의 방사선을 검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칼텍'의 연구자들은 "유타 그룹이 그들의 연구결과를 얻는 과정에서 몇가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면서 "계산과정에서 이러한 실수가 없었다면 핵융합의 가능성도 동시에 없어졌을 것"이라고 통박했다. 미국 물리학회에서는 폰즈와 플레이시먼교수에게 회합할 것을 제시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폰즈교수의 논문에 대해 화학자들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이 많다. 전압도 기재하지 않았고 전극간의 거리 등 전기분해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빠져있으며, 열량측정에 있어서도 '줄'열 이외에 방출되는 반응열의 평가가 불충분하다는 주장.

한편 유타대와 동시에 실온 핵융합실험을 매우 조심스럽게 발표한 미국 '브릭험 영'대학의 '스티븐 존스'교수의 논문에도 이의를 제기하는 연구자들이 늘고 있다. '존스'교수의 논문은 유타대의 실험결과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열량측정도 하지 못했고 γ선도 검출하지 못했지만, 수년간에 걸쳐 개발한 중성자계측기로 측정한 결과, 폰즈팀의 결과보다 적은양의 중성자를 검출했다고 적고 있다. 존스교수는 자신의 실험이 핵융합이라고 단정적으로 주장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이러한 결과가 상업용발전으로까지 발전하겠느냐는 질문에 '20년 내에는 불가능'이라고 답했다.

물리학자들은 존스교수의 결과에 대해 조심스럽게 '그런것 같지는 않지만 또 불가능하지도 않은 일'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물리학자들은 실온에서 핵융합이 일어나는 경우는 '뮤온'(muon)결정 상태에서만 가능하고 이 경우에서만 유용한 정도의 전력화가 가능하다고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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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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