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대의 값싼 단말기, 생활에 유용한 다양한 정보의 제공. 이 양자가 프랑스를 정보선진국으로 발돋음시킨 원동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20세기 말에 들어와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컴퓨터와 디지틀 통신 분야는 정보사회의 근간을 구성하기 시작했으며, 필연적으로 두 분야의 접합을 초래하게 되었다. 이에따라 컴퓨터 통신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창출되었으며, 이는 정보화혁명이라는 용어를 탄생시켰다.
18세기 증기기관의 발명이 수천년간 지속시켜온 농경사회를 산업사회로 탈바꿈시킨것과 마친가지로, 현재 컴퓨터와 통신에 의하여 주도되는 정보화의 물결은 다가오는 2000년대를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변혁시키게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므로 세계 각국에서는 21세기에서 선진국이 되려면 정보화사회의 기반구축이 필수 요건임을 깨닫고 정보산업의 육성을 위한 정책의 입안 및 연구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신망에 적극 투자
프랑스는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통신분야에 대한 투자가 미비하여 전화의 적체현상이 심하였다. 이의 타개를 위하여 70년도 부터 체신부 전체예산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 1978년 12월에는 CCITT X. 25 프로토콜 규격에 맞는 공중패킷 교환망인 TRANSPAC을 개통하였으며, 1987년 7월에는 3만5천개의 직접 접속장치를 갖는 세계최대의 교환망으로 성장하였다.
또한 X. 400규격에 맞는 공중메시지처리시스팀인 ATLAS 400서비스도 제공되고 있으며, 1988년부터 종합정보통신망(ISDN)서비스도 개시하고 있는 세계 최첨단 수준의 기술을 자랑하고 있다.
종합정보통신망 서비스는(그림1)에 나타난 바와 같이 1988년 CCITT규격의 완성과 동시에 ISDN기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으며 1989년에는 섬(island)형태로, 1990년에는 프랑스 전역에 걸쳐 ISDN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으로 있다.
ISDN의 구축에 따라 풍요로운 미래 사회를 이룩할 수 있는 정보의 대중화가 이루어 질 수 있게 되는데, 이때에는 국민 각자가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생활정보를 위한 새로운 미디어 및 서비스가 제공되어야만 한다.
프랑스에서는 ISDN을 위한 첫 단계 사업으로 TRANSPAC과 전화망을 이용하는 비디오텍스 서비스를 실시하여 국민모두에게 정보화 사회의 매력을 인식시키는데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비디오텍스의 성공사례를 통하여 프랑스의 생활정보화현황을 살펴보기로 한다.
글자와 그림의 영상정보
비디오텍스란 글자와 그림으로 구성된 영상정보를 컴퓨터의 데이타베이스에 축적시켜 두고 이를 공중정보통신망이나 전화망을 통하여 TV화면 또는 단말기에 전송하는 쌍방향 정보전달 시스팀을 말한다. 이와같은 미디어를 사용하면 가정이나 직장에서 필요한 각종 정보를 손쉽게 알아낼 수가 있게 된다.
예를들면, 슈퍼마킷에 진열된 생필품의 가격을 알고자 할 때 비디오텍스의 단말기를 통하여 컴퓨터 내에 저장된 해당 슈퍼마킷의 정보를 찾아내고 다음에 상품명을 기록함으로써 가격과 재고량의 유무를 알아내고 단말기를 통하여 직접 주문함으로써 상품이 가정까지 배달되도록 할 수 있다. 이를 홈쇼핑(Home Shopping)이라 한다. 은행 구좌의 변동사항을 확인하거나 다른 구좌로 송금을 할수 있도록 해주는 홈뱅킹(Home Banking), 컴퓨터 가정교사라 할 수 있는 재택학습, 병원에 직접가지 않고도 집에서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재택진료등이 대표적인 비디오텍스 이용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와같은 비디오텍스의 시초는 영국의 '브리티시 텔레콤'에서 개발한 프리스텔(Prestel)시스팀이 효시. 이는 각 가정에서 TV에 연결하여 각종 정보를 수신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일본에서도 캡틴(Captain) 서비스라하여 한자도 처리가능한 시스팀을 제작 상용화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럽식 북미식 및 일본식의 세가지 표준방식이 존재한다.
4년 동안 2백만대 보급
프랑스는 1978년도부터 국민생활정보 제공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비디오텍스 개발 계획을 착수하였다. 1978년부터 1982년까지 파리근교 벨리찌와 브레타뉴지방의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1982년 10월부터 비디오텍스 터미널인 미니텔(minite'l)의 보급을 시작하였다. 4년의 기간동안에 2백만대 이상의 보급을 이룩하여 기타 국가들의 미미한 보급률과는 매우 대조적인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계획은 프랑스 체신부내의 DGT에 의하여 수행되었다. DGT가 비디오텍스를 각 가정에 보급하는계획을 세우게 된 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전화망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한 결과 전화적체 현상을 해소시키는데 성공하였으나, 약 2천3백만에 이르는 가입자로 부터의 전화번호 문의 안내 요구와 전화번호부의 발간 및 배포 서비스의 증가를 수용해야만 하게 되었다.
더욱이 전화가입자의 변동사항은 1년 또는 2년에 한번씩 간행하는 책자로는 수용이 불가능하므로 가입자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전자전화번호부를 구상하게 되었다. 이를 위하여 전화번호부 제작에 사용되었던 가입자에 대한 컴퓨터 데이타베이스를 활용하고, 저가의 터미널을 개발하여 무상공급을 함으로써 가입자가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때 단말기의 무상공급이 전제가 되고 있으므로 이에따른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게 되는데, 이것은 정부의 장기적인 투자회수 계획하에 수행되었다. 즉 전화번호부 제작비용과 터미널의 설치에 따른 사용자 전화 사용량의 증가 수익을 고려한 것이다. 실제로 투자의 수익성을 계산한 결과 단말기를 무상 공급하기 시작한 8년 뒤인 1990년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는 결과를 얻어내어 단말기의 보급이 추진된 것이다.
(그림2)에 나타나 있듯이 1986년 말 약 2백24만대의 보급이 이루어졌으며, 보급시작 4년만에 전체 전화 가입자의 10%에 해당하는 숫자만큼 공급을 완료하는 놀라운 성과를 나타냈다.
현재도 매월 약 10만대씩의 보급 증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와같은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정보산업 분야에서의 여러가지 응용소프트웨어가 개발되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들 소프트웨어를 텔리텔(Te'le'te'l)서비스라 부르며 1986년 말 4천여종에 이르고 있다.
현재 일본 및 구미 각국의 비디오텍스 보급 및 이용률이 낮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이것은 매우 획기적인 일로서 다음과 같은 성공요인을 들 수 있다.
첫째 간단한 표준(CEPT방식, 유럽식)을 채택함으로써 대당 10만원 이하의 값싼 단말기의 제작이 가능하였으며 이를 무상으로 공급하여 사용자의 관심을 유도하였다. 둘째 발달된 정보산업 기술수준을 바탕으로 통신망을 개발시켜 사용자에게 편리한 많은 데이타베이스와 다양한 응용소프트웨어를 개발시켜 사용자의 관심을 유발시켰다.
자역과 계층의 구별없는 서비스
프랑스의 DGT는 1982년 10월에 서버(server)라 불리우는 비디오텍스 주 컴퓨터를 위한 분산 게이트웨이 구조를 개발하여 국가적인 보급을 시작하였다. 이 시스팀에는 미니텔(minite'l)이라 불리는독립운영(stand-alone)형의 단말기가 있으며 이들은 전화망을 통하여 서버와 연결할 수 있다. 그런데 서버는 TRANSPAC에 연결돼 있으므로 비디오텍스 교환망에는 VAP(Videotex Access Point)를 구성, 두개의 망을 연결시켜 효율적인 정보의 제공이 가능한 것이다.
미니텔을 통하여 제공되는 서비스를 텔리텔서비스라 한다. 이 서비스는 3단계로 구분지어 각 단계를 텔리텔1, 2, 3라 부르며 3613, 3614 및 3615번의 다이얼을 호출함으로써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각 단계별 서비스의 차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단계 (3613)
서버가 TRANSPAC망의 사용료를 모두 부담한다. 사용자는 6분당 한통화의 사용료를 지불해야만 하며 서비스가 무상이 아닌 경우에는 서버에 연결되는 비용을 매월 정보제공자(IP, Information Provider)에게 지불해야만 한다. 전체 사용량중 약 8%의 통신량을 나타내고 있다.
■제2단계 (3614)
서버는 지불하는 금액이 없다. 사용자는 2분당 한 통화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또한 서버와의 연결요금을 정보제공자에게 지불해야 한다. 통신량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제3단계 (3615)
키오스크(Kiosque)라 부르고 있다. 앞의 두단계와는 달리 사용시간에 따라 요금이 책정된다. 45초당 한 통화의 요금을 내도록 되어 있으며 앞의 두단계와는 달리 야간 사용시 요금할인제가 없다.
앞의 두단계는 정보제공자가 사용자로부터 매월 요금을 징수하도록 되어 있으나 실제 사용자에 대한 확인과 요금의 청구과정이 복잡하므로 교환망 및 서비스 요금을 DGT가 전화요금을 통하여 징수하고 사용료의 8분의 5를 정보제공자에게, 나머지를 DGT의 관리비로 징수하도록 하고 있다. (그림3)
정보제공자는 기본접속료로 TRANSPAC 및 교환망 가입비를 내기만 하면 된다. 전체통신량의 71%를차지하며 1987년 6월 현재 총 5천6백62IP중 2천5백72IP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같이 3단계로 이루어진 비디오텍스는 분산형의 구조에 따라 프랑스 전역에 약 2천여대의 서버를 갖고 있다. 현재 6천여종에 이르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데 1백61개의 은행, 60개의 신문, 그밖에 라디오 TV 등도 생활정보를 위한 각종 서비스를 미니텔 단말기를 통하여 제공하고 있으므로 지역과 계층의 구별없이 국민 정보화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비디오텍스의 단말기인 미니텔의 구성을 살펴보면 9인치의 흑백화면과 키보드, 내자모뎀으로 구성된 단순한 구조이다. 컬러화면을 갖는 단말기도 생산되며 소형 프린터가 내장된 형태도 있다. 또한 근래에는 마이크로컴퓨터의 보급이 활발해짐에 따라 PC를 이용한 미니텔 에뮬레이션(emulation) 방식도 제공이 되고 있다. 에뮬레이션 방법으로는 2가지의 형태가 있는데, 에뮬레이션 소프트웨어와 내장 또는 외장의 모뎀을 각기 구입하여 연결하는 방법과 에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갖는 모뎀보드를 PC에 내장시키는 방식이다. 애플 매킨토시 IBM-PC 등에 맞는 보드의 공급이 활발하며 1987년 6월 현재 PC 보유자들도 월 10만이상의 호출을 보이고 있으므로 PC를 통한 통화량도 더욱 늘어날 추세이다.
양과 질의 변화
우리는 (그림2)에서 비디오텍스 단말기의 보급증가 추이를 살펴보았다. 매월 10만대 정도의 보급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았는데 단말기의 증가에 따른 평균사용시간 및 사용빈도의 변화가 (표1)에 제시되어 있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보급률의 증가에 따라 월평균 사용시간이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평균 통화수도 증가함을 알 수가 있다. 1회 평균 사용시간은 거의 일정한 것을 보여준다. 또한 터미널의 보급증가에 따라 정보제공자의 수가 점점 증가하며, 정보제공자의 증가는 더욱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된다. 즉 사용빈도의 증가가 가져오는 상승작용이 있음을 알 수 있다.
1986년 12월 한달동안 4백31만2천시간동안 연결된 통화량의 사용분포를 살펴보면 (그림4)와 같다. 전자전화번호부 게임 메시지전송 등의 다양한 종류에 걸친 고른 사용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개인용 뿐만아니라 사업적인 면에도 사용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비디오텍스 서비스가 가정과 직장 등의 모든 장소에서 고르게 사용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국민 전체에게 생활정보의 근원으로 확고한 기반을 구축하였음을 알 수가 있다.
텔리텔3(키오스크) 서비스는 정보제공자에게 DGT가 통화량의 8분의5를 제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에따른 정보제공자들의 수익을 보면, 1986년이 8억2천2백만 프랑으로 1984년의 1천7백80만 프랑, 1985년의 2억7천8백40만 프랑과 비교해 볼 때 수익이 매년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이와같이 높은 수익성으로 인해 정보의 제공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사용자의 만족도도 증가하게 된다. 1985년에는 60%의 사용자가 만족도를 표시하였으며 1986년에는 83%로 증가하였다.
지금까지 프랑스의 생활정보화 현황에 대하여 비디오텍스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결국 프랑스는 비디오텍스를 중심으로 생활정보망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과감한 투자정책, 정보산업기술의 활용에 따른 데이타베이스의 구축,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공급 등이 잘 조화되어 국민 전체에게 ISDN을 중심으로 구축될 정보화 사회에 대비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셈이다.
또한 프랑스에서 1985년부터 시작된 초·중·고 전산교육 의무화도 정보화 시대에 대비한 국민 정보마인드의 확산책의 일환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1가구 1단말기의 시대를 연다는 목표하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므로, 정보산업의 육성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의 입안 및 연구투자 그리고 해외성공사례 분석 및 대국민홍보를 통하여 정보화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생활화하여 21세기 정보선진국으로 발돋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