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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차에서 디젤전지기관차까지 90여년 철도사의 모든 것들을 볼 수 있다.

철도는 우리나라가 서양 문명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개화기의 대표적인 문명의 이기. 1899년 9월18일 서울 노량진에서 인천의 제물포간 33.2km의 경인선이 개통된 이래 오늘날의 전철시대에 이르기까지 철도의 역사는 곧 근대화의 과정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90년에 가까운 철도관계자료를 모아 박물관을 만든 것은 다른 어느 박물관 보다도 의미가 깊다 하겠다.

국내최초의 모형철도파노라마
 

전국에서의 철도 운행상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모형 파노라마


철도박물관(경기도 시흥군 의왕읍 월암리)이 위치한 곳은 서울~수원간 전철의 부곡역 맞은편. 지상2층의 본관(8백64평)에는 역사유물자료, 차량 및 모형, 전기·신호·통신분야 등 각종의 철도관련전시물들이 전시돼 있고, 2백60여평의 옥외전시장에는 증기기관차 협궤객차 등 16대의 기차가 전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본관의 전시물중 관람객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고 있는 것은 단연 모형철도파노라마. 서울의 빌딩숲과 남산 등을 모델로 해서 전국에서의 철도운행상황을 축소판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큰 모형철도파노라마는 72m²의 모형위에 총연장 2백89m의 철도레일이 거미줄처럼 깔려 있고, 그 위로 실물열차의 87분의 1로 축소제작된 비둘기호 무궁화호 새마을호 등 모형열차들이 각각의 속도로 달리고 있다.

모형열차는 현재 국내에서 운행중인 13개 열차를 모두 망라하고 있는데, 컴퓨터조작으로 동시에 6대까지 운행이 가능하다. 또 선로의 조작과 신호, 열차의 방향바꾸기 등이 실제와 똑같이 이루어지고 있다. 본관전시장 1층에 위치한 모형열차파노라마는 오전 11시반과 오후 1시반 2시반 3시반 등 하루에 4차례만 작동을 한다.

전시장 1층에는 이밖에도 6·25 당시 북괴군에 포로로 잡혀 있던 미군 제24사단장 ‘딘’소장을 구출하기 위해 적점령하의 대전역구내로 돌진해들어갔던 기관차가 2분의 1크기로 만들어져 실감나는 음향과 함께 재현된것이 볼만하다.

2층에는 기차의 운행에 필요한 각종 장비들인 통신 전기시설 신호시설 등이 전시돼 있다. 특히 건널목의 차단기 경보기 등 여러 시설이 실제 건널목과 함께 장치돼 있어 관람객이 조작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 건널목코너에는 단선철도에서 1개 열차만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인 통표폐색기가 있고, 열차가 건널목에 접근하면 통행인과 차량을 막아주는 전동차단기도 있어 각종의 건널목통과방법을 한꺼번에 파악, 교육적 효과도 배려하고 있다.
 

철도건널목모형^오른쪽의 검정색 장치가 전동차단기이고 왼쪽끝의 빨간 상자가 통표폐색기


기관차의 발전과정
 

역대대통령이 이용했던 귀빈객차의 내부. 1927년에 제작된 것을 55년 개조, 대통령전용차로 지정했다.


전시장에는 또 각종의 철도관련연표나 도표가 그림과 함께 전시돼 있다. 우리나라 동력차의 변천과정을 보면 1889년 경인선개통부터 1910년대까지는 3백50마력짜리 모갈형 증기기관차가 1세대를 차지하고 있고, 이후 발틱형(1914) 푸레리형과 파시형(1920년대) 마티형과 혀기형(1940) 등의 증기기관차가 뒤를 잇고 있다.

디젤전기기관차가 처음 선을 보인 때는 1951년. 8백마력 짜리로 시속 1백5km였다. 1963년에는 디젤동차가 등장했고 1970년에 산업철도용 전기기관차가 나온데 이어 수도권에 전기동차가 모습을 보였다.

8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대우중공업에서 시속 1백10km의 디젤전기동차를 제작, 무궁화호를 이끌었고, 86년에 디젤전기기관차가 현대정공에 의해 제작, 시속 1백50km를 자랑하며 여객용으로 투입되고 있다. 가장 최근의 것은 87년 대우중공업에서 만든 전후동력형열차. 현재 새마을호로 운행되고 있는데 시속 1백50km. 기관차를 뗐다 붙였다 하지 않고 자체로서 앞뒤로 운행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시속 4백km의 서독제 자기부상식고속열차, 미국의 대륙횡단특급열차 등 세계의 유명한 열차들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세계의 철도’코너가 있고, 철도 발달사를 20분짜리 영화로 상영하는 시청각실이 관람객의 발길을 끌고 있으며, 기차표의 종류, 세계의 철도우표와 기념승차권, 각종 레일의 보수와 선로작업, 기관사·역무원 등의 제복, 경인선의 설계도와 공사모습 등등 많은 자료들이 망라돼 있다.

옥외전시장에는 협궤유개열차 협궤객차 증기기관차 등 모두 16대의 열차가 전시돼 있는데 특히 귀빈객차가 관심을 모은다.

2대의 귀빈객차는 이승만대통령시절부터 최근까지 대통령이나 외국국빈 등이 이용해왔던 것으로, 내부를 보면 집무실과 침실 회의실 주방 식당 샤워실까지 갖추고 있다. 방탄유리 등 튼튼하게 설계된 이 귀빈객차는 일반인에게는 내부공개를 안하고 있어 밖에서만 볼 수 있다.

지난 1월26일 개관된 철도박물관은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날 휴관하는 외에는 매일 10시부터 5시까지 무료로 개방되고 있는데, 하루평균 5백여명이 찾고 있다고 한다.

허린관장은 이 박물관의 성격을 박물관에다가 과학관을 합친 것으로 보면 정확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직접 작동시켜볼 수 있는 전시물에 관람객의 관심이 큰 것 같다고 밝혔다. 허관장은 또 현재 학생과 일반인의 비율이 반반한데, 계속 관람객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앞으로 철도에 관한 국민들의 지식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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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윤기은 기자
  • 황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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