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에 지쳐 환자를 죽이는 일까지 생기는 비극을 로봇이 어느정도 막아줄 수 있다.
세계 어느나라에서나, 특히 평균수명이 긴 나라에서는 제대로 기동을 못하는 노인환자가 많다. 노인이 아니라해도 어떤 사고나 질병으로 누워서 생활할수밖에없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골치거리이다. 본인도 주위사람에게 미안하고 간호하는 사람도 장기간 시달릴 수밖에 없는일.
최근 일본에서는 평균수명이 크게 늘고(남자 75세, 여자 80세) 침대생활을 하는 환자가 늘어나자 사람아닌 로봇간호원의 필요가 절실, 날로 정교해진 로봇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거동못하는 환자만 수백만명
현재 세계에는 기동을 못하는 환자가 수백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들을 누가 계속해 돌볼것인가. 전문 간호원에 의뢰하자니 비용이 엄청나고 또 가족이 돌보자니 한 두달도 아니어서 참으로 딱한 실정이 아닐수 없다. 일본에만 이런 환자의 수가 70만명정도가 된다. 이가운데 90%가량이 집에 누워있다. 이런 환자는 거의 끊임없는 보살핌을 요구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한 부유한 사업가가 누워있는 아내를 수년간 돌보다가 지치고 화가나서 아내를 죽인일이 일어났고 또 딸이 사랑하던 어머니를 '더이상 못참겠다'하여 죽인일도 있다. 특히 도쿄시에서는 이같은 비극이 자주 일어난다.
일본 도쿄대학의 정밀기계공학과팀은 이런 현대의 난제를 어느정도 해결하는 길은 로봇간호원을 활용하는 길밖에 없다고 판단, 사람이 할수 있는 일의 어느정도까지는 대신 할수 있는 로봇간호원의 제작에 성공했다. '다케요시 도히' 교수가 지도한 연구팀이 제작한 이 로봇간호원의 무게는 6㎏, 전체 길이는 856㎜가 된다. 정밀성과 조종의 간편함에 있어서 이제껏 나온것중 가장 우수한 편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은 5백만엔으로 비싼편
이 로봇은 세개의 긴 팔과 큼직한 손가락을 갖고 있으며 책이나 잔등을 옮기고 음료수를 컵에 붓는일 등을 할수 있다. 조종은 침대에 달아놓은 패널을 통해서 한다. 이 로봇이 알려지자 많은 문의와 주문이 잇따르고 있는데 값은 5백만엔으로 비싸다는 평. 그러나 '다케요시'교수는 "몇년안에 3백만엔정도로 공급할 수 있을것 같다. 아직은 대량생산을 못해 비쌀수밖에 없다"고 답한다.
그는 또 "현재의 로봇도 개선할 점이 많다. 우선 크기와 무게를 줄여야하며 조종이 보다 쉽고 또 여러가지 복잡한 동작을 더 많이 할수 있는 로봇으로 개량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어쨌든 아직 사람 간호원정도로 머리와 손이 움직이지는 않지만 전자공학과 기계공학의 결합, 즉 메카트로닉스의 진보에 따라 이 로봇간호원의 능력도 날로 향상될 것이 틀림없다. 사람 간호원과 비슷해져도 고의로 사람을 죽이는 일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