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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프라이드 생산 실무책임자 신동영 기아산업이사

국산차, 생산기술은 뛰어나지만 개발능력 뒤져

기아산업의 소형승용차 '프라이드'(pride)가 선보임으로써 국내 승용차시장은 명실공히 3사시대로 접어들었다. 국내의 자동차수요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고, 수출 또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자동차산업에 대한 세인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마침 새모델 프라이드를 내놓는데 실무책임을 맡았던 신동영씨(45 기아산업 승용차개발 담당이사)를 만나 프라이드개발의 이모저모와 국내 자동차산업의 현위치와 미래에 대해 물어보았다.
 

신동영 기아산업이사


-새로운 소형승용차 프라이드가 이제 막 소비자들에게 출고되고 있는데, 반응은 어떻습니까. 그리고 판매에 자신이 있으십니까.

"예상대로 반응이 좋습니다. 출고가 시작도 되기 전에 예약이 밀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당초 프라이드는 내수쪽보다 수출쪽에 주력할 방침이었어요. 그래서 내수용으로는 월 3천대 가량, 그리고 수출은 연간 8만 5천대를 계획했었는데, 이 상태라면 내수용 생산 능력을 월 5천대 이상으로 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새로운 소형승용차 프라이드


- 프라이드의 특징이랄까, 장점으로는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도 우수한 연비(燃費)를 들 수 있겠읍니다. 저희가 내놓은 주요 제원표에 의하면 60km 정속주행시의 연비가 1ℓ당 29km이고, 10모드방식으로는 1ℓ당 18.6km로 되어 있는데요. 이는 국내의 다른 승용차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매우 뛰어난 수치입니다.

실제로 지난 1월 하순 TV방송에서 국내 승용차들의 주행성 테스트를 했었는데, 거기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어요. 아쉽게도 방송국사정으로 인해 저희 차만 방영에서 제외됐읍니다만…. 그때 나온 테스트 결과를 보면 여의도~망우리를 달려 1ℓ당 20.58km라는 좋은 연비를 기록했읍니다. 또 88올림픽 도로에서는 1ℓ당 24.52km 그리고 고속도로 80km 정속주행에서는 24.16km라는 수치가 나왔읍니다."

-프라이드의 차체중량이 경쟁차종에 비해 1백kg이상이나 가볍기 때문에 연비가 우수할 것으로 짐작은 됩니다만, 상대적으로 안전성에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트렁크 공간도 비좁은 것 같은데….

"그런 걱정들을 많이 합니다만, 프라이드도 국내 다른 수출차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자동차안전규제기준(FMVSS)에 합격한 차입니다. 오히려 FMVSS보다 더 엄격한 포드의 추가안전기준에 맞도록 설계가 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완충제를 내장한 5마일범퍼를 사용했고, 도어의 두께를 경쟁차보다 10mm두껍게 만들었어요.

실내공간은 서양인들을 기준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차들보다 더 넓고 높습니다. 문제는 길이가 짧은 차에다 실내공간을 넓게 만들다 보니까 트렁크룸이 좁다는 것인데,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뒷좌석을 접어서 트렁크룸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했읍니다."

다른 자동차회사를 가봐도 그렇듯이 신동영이사 역시 자사의 신제품인 '프라이드'를 설명하면서 장점들을 열거하는 데 강한 프라이드(?)를 보여준다. 프라이드는 그렇다 치고 우리나라 3대 자동차회사의 승용차개발 책임자인 신이사가 보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전반적인 수준은 어떤 것일까.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술에서는 우리가 일본보다 뒤질 게 없읍니다. 오히려 일본에 비해 우위를 확보했다고 저는 보고 있어요. 다만 자동차의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아직도 따라잡지 못하고 있읍니다. 한국의 독자적인 차가 나와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설계를 하고, 부품을 생산해 완성차를 세계시장에 내놓아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한 실정입니다. 독자적인 모델과 디자인과 설계, 그리고 부품개발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부품개발을 언급하셨읍니다만, 많은 관계자들도 자동차부품의 국산화를 강조하고 있읍니다. 부품의 국산화율은 어느 정도 수준에 와있을까요.

"저희 차의 경우 국산화율이 93%입니다. 국내 자동차가 대부분 비슷한 수준이에요. 기아산업의 경우 2만 5천여개의 자동차부품 중 약 70%를 협력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읍니다만, 아직도 국내 자동차부품업체의 기술수준이 미흡해 애로점이 많습니다. 부품업체에서 공급받은 부품을 아무런 검사과정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볼트나 너트 같은 표준부품을 제외한 것들은 저희가 다시 검사를 실시해 사용하고 있어요. 아직 국산화가 안된 것들로는 베어링이라든가, 브레이크 호스, 싱크로나이저 링 등을 우선 들 수 있겠읍니다."

-부품개발을 위해서는 부품업체뿐 아니라 자동차메이커측에서도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입니다. 아무래도 자동차기술이라는 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는 메이커측에서 부품업체를 지원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 회사에서도 부품협력업체에 기술지도팀을 파견해 생산기술을 향상시키고, 자재공급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읍니다. 또 외국의 동종업체와 연결시켜 기술흡수를 하도록 하기도 했고, 본사의 설비나 실험시설을 이용토록 하는 등 다각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기술수준도 중요합니다만, 얼마나 많은 자동차를 생산해 내느냐가 그에 못지 않다고들 말합니다. 이른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사람에 따라서는 연산 1백만대는 돼야 한다고도 말하고 있는데, 이런 면에서 국내의 자동차회사들이 모두 부족한 형편이 아닙니까. 특히 기아의 경우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요….

"그렇습니다. 지금 프라이드의 연간 생산 능력이 15만대입니다만, 이것으로는 크게 부족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서해안의 남양만 부근에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읍니다. 정확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 현재는 종합주행시험장을 만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늘어나는 국내수요와 해외수출을 감안하면 생산규모확대가 시급하다고 봅니다."

-화제를 돌려보지요. 오는 7월1일부터는 자동차의 배기가스규제가 엄격해지고, 그에 따른 변화가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어떤 점이 달라지는 겁니까?

"자동차배기가스 중에서도 특히 공해문제를 유발하는 것이 HC(탄화수소) CO(일산화탄소) NOx(질소산화물) 등인데요. 이들 가스의 허용기준치를 미국수준으로 엄격히 적용하겠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엔진에 컴퓨터와 3원촉매장치를 부착해야 하는데, 비용이 50~60만원 추가된다는 문제가 있읍니다.

또하나 달라지는 것은 납성분이 거의 없는 무연휘발유의 사용입니다. 3원촉매장치를 한 차에 기존의 유연휘발유를 사용하면 망가지게 되므로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아뭏든 현재의 점부방침대로라면 7월1일부터 출고되는 신모델 즉, 프라이드 엑셀 프레스토 그랜저 르망 등이 배기가스정화장치를 부착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읍니다."

-공해방지라는 측면에서 꽤 혁신적인 것으로 보이는데, 업계쪽의 준비 태세는 돼있읍니까.

"3원촉매장치의 경우 국내개발을 하기까지는 2,3년은 걸릴 전망입니다. 따라서 당장은 수입에 의존하는 수 밖에 없읍니다. 무연휘발유의 경우, 따로 정제를 해서 생산된 무연휘발유를 각 주유소마다 별도로 저장을 해놓아야 하므로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휘발유에는 납성분이 있어야 윤활성과 휘발성이 좋은데, 이를 무연화하면 연료의 성능이 떨어지고 값이 비싸지게 되므로 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된다고 하겠읍니다."

신이사의 설명을 듣고보니 자동차배기가스공해를 줄이는 일이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선진국중에서도 배기가스규제가 가장 엄격하다는 미국수준으로 우리의 경우도 개선된다면 더 말할 나위없이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시행과정에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가능한 한 줄이는게 현명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자동차정책성의 중요성이 새삼스러워진다.

"일본의 산업은 자동차산업과 전자산업이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자동차산업이 경제적인 생산단위에 이르도록 육성해줘야 할 것입니다. 자동차에 대한 특별소비세만 해도 세분화돼있지 않고 5백cc단위로 매겨져 있어 소형차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어요. 연료 역시 사치품이 아닌 생필품취급을 해줄 때라고 봅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교통시스팀에 대해 국가적으로 연구가 있어야겠다는 것입니다. 신호등 체계의 개선이라든가 도로여건의 정비가 시급합니다. 가칭 '도로교통연구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1968년에 기아산업에 입사한 신동영 이사는 지금까지 자동차관련부서에서 잔뼈가 굵은 전형적인 자동차전문가. 어렸을 때도 부품조립에 취미가 있었고, 수학에도 흥미가 있어 이공계(한양공대 기계과)를 정공했다고 털어놓는다. 마지막으로 기아에서 앞으로 내놓을 차종을 물어보았다.

"1천cc 미만의 자동차도 나오고, 또 2천cc급도 나올 겁니다. 또 금년중에 자동변속이 되는 프라이드도 나올 예정이고, 차의 천장부분이 개폐되는 캔버스 탑(canvas top)장치를 한 프라이드 시리즈가 나올 겁니다."
 

신동영 기아산업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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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이의택 기자
  • 황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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