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소형승용차의 FF(앞바퀴굴림)시대가 열렸다.
FF란 Front Engine Front Drive 의 약자다. 뒷바퀴 굴림(Front Engine Rear Drive)차와 달리 엔진의 힘을 앞바퀴로 바로 전달해 굴리는 방식으로 기동성이 좋고 값이 싼것이 장점인 차다.
현대자동차가 85년에 새로 내놓은 포니엑셀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나온 FF형 차다.
외국에서는 FF차의 등장이 30년대에 있었으나 본격적으로는 에너지난에 대처하기 위해 작고 가벼운 차종을 집중개발한 7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폭스바겐'이 FF형차를 내놓으면서 유럽과 일본 미국에서 FF형은 급격히 늘어났다.
FF형차란 구체적으로 어떤것인가. 현대자동차의 정달옥이사의 설명을 들어본다.
지금까지 주류를 이뤄온 FR차는 엔진의 힘을 프로펠러 샤프트를 통해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이다. FF는 이와는 달리 엔진의 힘을 바로 앞바퀴로 전달해 굴린다.
엔진과 트랜스 등을 콤팩트하게 설치해 계기판 부위를 앞차축 위까지 밀어내 실내공간을 넓게 했다. 뿐만 아니라 뒷부퀴를 굴리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뒷좌석도 넓어졌다.
보통차는 엔진 변속기를 거쳐 프로펠러 샤프트에 전달된 동력이 뒷바퀴를 굴리려면 그 방향을 90도 바꿔야 하므로 이 과정에서 손율이 많아진다. 그러나 앞바퀴굴림인 엑셀의 경우 엔진과 굴리는 바퀴의 회전축을 평행으로 했고 굴림축도 짧아 전달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줄였다. 특히 길고 중량이 무거우며 진동이 나기 쉬운 프로펠러 샤프트가 없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줄어 연료효율이 높아졌다.
그리고 차체 무게가 가벼워지고 길이도 작아졌으며 엔진도 소형화시켰다.
샤시와 플로어를 낮게하여 차체 중심을 낮췄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안전하고, 연료탱크를 뒷좌석 밑쪽에 설치하여 충돌때 연료탱크 파열과 화재위험이 적게 했다. 충돌때는 프론트에 몰려있는 엔진과 변속기등이 장벽이 되어 손실이 차실안에까지 미치지않아 승객의 안전도가 높게했다.
소음과 진동의 발생원이 앞부분에 집중되어 있고 구동계통의 길이가 짧아 진동이 별로 없다. 중심이 앞쪽에 있고 앞바퀴에 중량이 커 직전성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옆바람 영향을 적게 받으며 방향 안전성과 직진 안정성이 있다. 즉 구동륜과 조향륜을 앞바퀴가 겸하고 있어 뒷바퀴는 그대로 끌려가므로 순간적으로 핑글 도는 경우가 적다.
제동기능도 브레이크 유압회로를 X형으로 이중배관해 특수기능을 살렸다. 하나는 오른쪽 앞바퀴와 왼쪽뒷바퀴로, 다른 하나는 반대로 왼쪽앞바퀴와 오른쪽 뒷바퀴로 대각선으로 했다. 그리고 앞바퀴 브레이크는 디스크형으로 뒷바퀴는 드럼형으로 했다.
앞바퀴와 뒷바퀴끼리로만 분리한 차의 이중식에 비해 앞뒤에 걸쳐 항상 제동력이 확보되어 안전제동이 향상된다.
그러나 핸들이 무거워질 요소가 있어 파워 스티어링으로 해결했다. 파워스티어링이 따로 설치된 전동장치로 조향장치를 유연하게 하는 방식으로 보통 핸들의 무게 8~9kg을 3~4kg으로 줄여준다. 이 핸들은 고속주행시에도 가벼우면서 휙휙 돌아가지 않고 안정성을 지속시켜준다.
현대측의 이런 설명과 다른 비판적인 견해도 있다. 즉 FF차의 약점은 앞바퀴에 힘이 있어 언덕길, 진흙길, 눈길에서 앞바퀴가 헛돌게 되면 빠져 나올 수 없다는 것. 정면 충돌시 충격이 적어도 엔진 변속기 등이 모두 앞에 몰려있어 피해가 크다는 지적 등이다.
이런 상반된 견해는 올 겨울을 완전히 지나보면 확실히 밝혀질 것이다.
선진국 FF율 60%~70%
외국의 FF차는 1934년 프랑스의 '시트로앵'회사가 트락숑아방 7cV를 내놓아 첫 테이프를 끊었다. 배기량 1천3백3cc 시속 1백km였다. 이어 59년 영국의 '알렉시스 이시코니스'가 배기량 8백48cc 시속 1백16.8km의 미니차를 내놓았다. 69년엔 이탈리아의 '단테 지아코'가 설계한 배기량 9백3cc 시속 1백35km의 '아우토 비앙키가 나왔다.
이어 프랑스의 시트로앵 2cV, 르노 4cV, 이탈리아의 '피아트 토플리노'등이 70년대에 나와 유럽의 소형차FF화율이 75년의 51.3%에서 80년에 68.3%를 넘었다.
일본도 이런 추세에 따라 75년의 11.5%에서 84년엔 62%를 넘었고 미국은 대형차를 계속 고집하다가 75년부터 소형차 개발을 착수, 86년까지는 70%까지 FF화할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