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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를 시작으로 위와 같이 소수점 아래 숫자들이 무한히 이어지는 수를 ‘원주율’이라고 해요. 소수점 아래 숫자가 특별한 규칙 없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아무도 원주율을 이루는 수 전체를 몰라요. 따라서 수학자와 과학자들은 원주율에서 소수점 아래 숫자를 하나라도 더 알아내려고 무척이나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 최근 새로운 세계 기록이 나왔어요!

슈퍼컴퓨터로 108일 9시간 동안 계산!

2021년 8월 16일 스위스 그라운뷘덴응용과학대학교 연구팀이 원주율을 소수점 아래 62조 8318억 5307만 1796번째 자리까지 계산했다고 발표했어요. 세계 최고 기록으로 직전 최고 기록보다 약 12조 자리나 더 계산한 결과였어요.

직전 최고 기록은 2020년 1월 미국의 티모시 멀리컨이 집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를 이용해 303일 동안 계산한 소수점 아래 약 50조 번째 자리예요.

스위스 연구팀은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연산할 수 있어 날씨 예보 등에 쓰이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108일 9시간 만에 이 같은 대기록을 세웠어요.

원주율 계산법으로 슈퍼컴퓨터 성능 평가!

스위스 연구팀은 조금 더 정확한 원주율을 구한다는 목표도 있었지만, 원주율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고 해요.

슈퍼컴퓨터는 원주율을 구하는 공식을 계산해 소수점 아래 자리를 알아내요. 그런데 그 계산량이 너무 많아 슈퍼컴퓨터가 중간에 중단되기도 하고, 오류가 생기기도 해요. 성능이 좋은 슈퍼컴퓨터는 더 많은 계산을 문제 없이 하겠죠. 그래서 원주율 계산이 컴퓨터의 성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거예요.

연구를 이끈 하이코 뢸케 교수님은 “어떤 유전자가 알레르기와 천식을 일으키는지 연구하는 데에 이번 세계 기록 달성에 사용한 여러 방법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파이 퀴즈] 원주율, 넌 누구니?

원주율이 대체 뭐기에 이렇게 소수점 아래 자리를 구하기 위해 치열하게 연구하는 건지 퀴즈를 통해 알아봐요! 퀴즈에 따른 해설을 읽고 퀴즈의 답을 적어보세요.

해설

원주율은 우리가 원의 둘레나 넓이를 구할 때 사용하는 수예요. 물론 원주율을 몰라도 원의 둘레와 넓이를 구할 수 있어요. 다만 구하는 게 편리하지 않을 뿐이에요. 왜 그런지 살펴볼게요.

원은 곡선으로 이뤄져 있어 원의 둘레는 자로 잴 수 없어요. 실로 원의 둘레를 잰 뒤 실의 길이를 재야만 원의 둘레를 알 수 있어요. 이렇게 구하는 것도 불편한데, 원의 지름이 자연수일 때 원의 둘레는 소수라 정확하게 구하는 것이 어려워요.

예를 들어 원의 지름이 1cm일 때 원의 둘레는 3.1cm와 3.2cm 사이의 값이에요. 원의 지름이란 원의 한가운데 점을 중심으로 직선을 그어 원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잰 길이에요.

해설

수학자들은 좀 더 편리하게 원의 둘레를 구할 방법을 찾기로 했어요. 이런저런 방법을 생각한 끝에 원의 지름이 커지면 원의 둘레도 늘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이를 바탕으로 원의 둘레를 원의 지름으로 나눠봤어요. 그랬더니 어떤 원을 가지고 계산해 봐도 항상 같은 값이 나왔어요.

그것이 바로 3.141592로 이어지는 원주율이에요. 기호로는 π이지요. 소수점 아래 숫자가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지만, 앞의 3개 숫자 3.14만 이용해서 원의 둘레를 구해도 자로 재는 것과 큰 차이 없이 값을 구할 수 있었어요. 일일이 원의 둘레를 재지 않아도 됐고요.

해설

원의 넓이도 원주율을 이용하면 쉽게 구할 수 있어요. 원을 원의 중심을 기준으로 잘게 잘게 조각내면 아래와 같이 직사각형으로 만들 수 있거든요. 직사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건 가로와 세로 길이만 곱하면 되니 원의 넓이를 구하는 것보다 쉽지요. 직사각형의 세로 길이가 반지름, 가로 길이가 원의 둘레(원의 지름원주율)의 절반이 되어 계산하기 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