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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튼 교수의 바쁜 내한 일정 가운데 10월 24일 POSTECH 내부에 위치한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센터에서 직접 만나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습니다.

 

 

Q. 이휘소상 수상을 축하드려요.

 

이휘소상을 받아서 영광이에요. 대학원생이었던 1973년 당시 대부분의 물리학과 학생이 이휘소 박사의 논문을 읽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저도 이 박사의 논문을 읽으면서 공부했었어요. 게다가 1974년 이 박사는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 연구로 10월 혁명이라는 물리학계 큰 사건을 일으켰어요.

 

Q. 최근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미국 고등연구소 교수에서 은퇴해서 고정적인 일은 없어요. 세미나에 가거나 학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가끔 고등연구소에 가지요. 최근에는 손주들과 놀아주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손주는 6명인데, 13살부터 4개월까지 있어요. 두 명은 제가 사는 뉴저지에, 네 명은 시애틀에 살고 있지요. 한국에 올 때도 손주들을 만나기 위해 시애틀에 잠깐 들렀습니다.

 

Q. 연구 말고 어떤 일에 관심이 있으세요?

 

2019년부터 피아노를 연습하고 있어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데, 아직 한 곡을 완주할 실력은 안 돼요. 그리고 2010년대 초부터 ‘파워 플레이 체스(Power Play Chess)’라는 체스 전문 유튜브 채널을 즐겨보고 있어요. 체스를 두진 못하지만요.

 

Q. 어렸을 적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다가 결국 물리학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20대 초반에 역사와 언어학은 제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리학과 수학에 더 재능이 있다는 걸 깨달았지요. 물리학으로 전공을 선택할 때 물리학과 수학 두 분야에 관한 지식이 거의 없었어요. 결정을 내릴 당시에 우연히 좋은 물리학책을 골라 공부한 덕분에 물리학으로 정했다고 생각해요. 다시 돌아가도 그때와 동일하게 이론물리학과 수학 사이에서 고민할 것 같아요.

 

Q. 물리학자로서는 유일한 필즈상 수상자로 아직도 회자가 됩니다.

 

필즈상을 받았을 때 기쁘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어요. 상을 받는 건 물론 좋은 일이지만, 상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까지 운이 좋아서 여러 상을 받았지만, 그것이 연구에 영향을 끼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Q. 수학과 물리학은 어떤 관계라고 생각하나요?

 

양자장론은 수학적으로 이해하기가 매우 어려워요. 지금까지 수학자들은 양자장론의 일부만을 엄밀하게 설명해냈어요. 그러나 양자장론은 많은 수학적 비밀을 담고 있어요. 이로 인해 지난 수십 년 동안 물리학과 현대 수학이 흥미로운 상호작용을 해왔고, 물리학자들은 수학적 관점에서 새롭고 놀라운 통찰력을 발견할 수 있었지요. 양자장론이 수학적으로 완전히 설명되기 전까지는 물리학자들이 이를 이용해 놀라운 수학적 발견을 할 수 있다고 믿어요.

 

Q. 앞으로의 목표는 뭔가요?

 

끈이론은 1960년대 후반에 시작된 *우연한 사고로 발견됐어요. 이 이론을 발견한 물리학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발견했는지 전혀 몰랐지요. 그 이후 끈이론의 많은 퍼즐 조각이 발견됐지만, 끈 이론의 핵심 아이디어는 여전히 미스터리예요.

 

일반 상대성 이론과 비교해보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등가원리라는 핵심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다음, 이론을 발전시켰어요. 하지만 끈 이론의 경우 아직 핵심 아이디어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론의 일부분만 이해하고 있지요. 제 꿈은 일반 상대성 이론의 등가원리처럼 끈이론의 핵심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론은 실제로 어떻게 공식화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거예요.

 

Q. 마지막으로 <;수학동아>;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젊었을 때 무엇이든 배우고 자신의 열정을 따라가세요. 

 

 

용어 설명

 

*표준모형  :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기본 입자 17개와 이들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모형이다.

*우연한 사고 : 입자 물리학에서 가속기 충돌 실험을 하던 중 새로운 종류의 입자를 많이 발견한 것은 물론 이 입자들이 이상한 패턴을 보이는 것을 알아냈다. 이를 토대로 기본 입자가 끈 형태를 띠고 있다고 가정했더니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등가원리 : 중력과 가속도에 의한 관성력은 구분할 수 없다는 원리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질량이 없는 빛의 휘어짐이나 시공간의 곡률을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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