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꿀벌이 줄고 있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0년 토종벌의 65% 이상이 사라진 이후 올해가 두 번째거든. 올해 꿀벌 실종 이유를 비중순으로 살펴볼래!
우리나라에서 올해 꿀벌이 사라진 가장 큰 이유는 ‘기생충’ 때문이에요. 농촌진흥청이 방문 조사한 피해 양봉장 중 약 90%에서 기생충이 발견됐대요. 그중 ‘바로아응애’가 꿀벌을 가장 괴롭혔어요. 갈색 티끌 같은 이 기생충은 꿀벌과 꿀벌 유충의 몸에 딱 붙어서 체액을 빨아 먹어요. 개체 수를 통제하지 못하면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죠. 올해는 유독 바로아응애가 전국적으로 많이 발생했다고 해요.
꿀벌은 ‘이상 기후’가 발생하면 쉽게 죽어요. 대표적인 현상이 겨울철 이상 고온인데요. 꿀벌은 밖이 따뜻하면 본능적으로 벌통에서 나와 일을 하는데 지난 겨울은 평년보다 따뜻한 날과 추운 날이 많이 반복됐어요. 곧 겨울잠을 자야 하는 꿀벌이 열심히 꿀을 모으다가, 큰 일교차로 저녁이 되면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는 바람에 죽어 버리면 혼자 남은 여왕벌도 결국 죽어요.
‘꿀벌 포식자’로 알려진 ‘등검은말벌’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예요. 등검은말벌은 200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외래종이지요. 번식력이 뛰어난 데다 특별한 천적도 없어요. 전체 말벌 중 등검은말벌의 비중은 2018년 49%였는데 1년 뒤인 2019년에는 72%로 증가했어요. 등검은말벌은 날아다니는 꿀벌도 잡기 때문에 꿀벌의 피해가 더욱 큽니다.
농촌진흥청 조사 결과, 2021년에는 수가 급격히 늘어난 바로아응애를 없애기 위해 살충제를 평년보다 3, 4배 많이 뿌린 농가들이 꽤 있었어요. 어린 개체일수록 살충제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꿀벌의 알이 제대로 부화하지 못했지요. 또 주변 농가나 골프장 등에서 벌레를 쫓기 위해 식물에 뿌리는 ‘네오니코티노이드’ 같은 살충제도 꿀벌 실종의 원인이랍니다.
_ 인터뷰
2년에 걸친 이상 기후가 문제의 시작!
Q. 꿀벌 실종 이유들이 모두 연결돼 있다고요?
네. 시작은 2년에 걸친 이상 기후였습니다. 2020년부터 2~4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5, 6월에는 뚝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어요. 5, 6월은 우리나라 꿀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아카시아 꽃이 피는 시기인데요. 아카시아꽃에서 활발히 꿀을 모아야 하는 이 시기에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부는 저온 현상이 나타나 꽃이 금방 졌어요. 결국 꿀벌이 꿀을 제대로 먹지 못했지요.
Q. 꿀을 먹지 못한 게 왜 문제인가요?
꿀은 꿀벌의 먹이이기도 하지만 최고의 영양제예요. 꿀벌은 꿀을 모으는 시기에 가장 건강합니다. 하지만 2020년부터 꿀을 충분히 먹지 못해 면역력이 매우 떨어졌어요. 그리고 보통 기생충을 없애기 위해 여름에 주로 살충제를 뿌리는데, 지난해와 올해 기생충이 너무 많아서 9, 10월까지 살충제를 뿌린 농가가 많았지요. 살충제에 오래 노출돼 체력까지 약해진 꿀벌이 더욱더 기생충과 말벌을 이겨내지 못하게 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