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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하핫! 역시 수학 신동 김수동! 첫 번째 고개는 가뿐히 넘어 버렸지. 어디 보자, 두 번째 고개는 윷놀이? 윷놀이야 말로 수학이지. 윷을 던지는 방법에도 수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고.


아마 다들 윷놀이는 알고 있을 거야. 윷놀이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전해오는 한국의 전통놀이로 역사가 아주 깊어. 윷놀이는 4개의 윷을 이용하는데, 뒤집어진 윷의 수에 따라 말이 움직이는 거리가 정해져. 윷판에 놓인 4개의 말이 모두 한 바퀴를 돌아 원점으로 돌아오면 이기지. 과거에는 나뭇가지를 반으로 쪼개서 윷을 만들었기 때문에, 단면이 반원인 ‘반원 윷’이었지만 오늘날의 윷은 좀 더 통통한 모양이지. 

 

최고의 윷은 따로 있다!


윷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야. 윷의 생김새에 따라 도, 개, 걸, 윷, 모가 나오는 확률이 달라지거든. 보통 평평한 면이 나오면 윷이 ‘뒤집어졌다’고 하고, 볼록한 면이 나오면 ‘엎어졌다’고 해. 허명회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교수는 하늘로 던져진 윷이 긴 모서리로 땅에 서있을 때 필요한 운동에너지를 계산해 윷이 엎어질 확률을 계산했어. 그 결과, 반원 윷일 때 윷이 엎어질 확률은 56%였지만, 실제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윷이 엎어질 확률은 59%였어.


확률이 다른 이유는 무게중심이 다르기 때문이야. 우리가 실제로 사용하는 통통한 윷은 반원 윷보다는 원에 가까운 모양이라, 위(절단면)에서 누르는 무게가 더 무거워. 따라서 무게중심은 더 내려가지.

 


그럼 도, 개, 걸, 윷, 모 중에 어떤 상태가 가장 많이 나올까? 실제 윷의 경우 개→도→걸→모→윷 순서로 많이 나와.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좋은 윷에 대해서 얘기해볼게. 주말 예능 프로그램에서 많이 나오는 룰렛게임을 생각해보자. ‘세계여행 일주권’과 ‘휴지 한 박스’라는 상품이 걸려있다고 했을 때, 둘 중 어떤 상품을 받을 확률이 높을까? 당연히 휴지 한 박스겠지. 가치가 큰 결과가 나올 확률은 낮고, 가치가 작은 결과가 나올 확률은 높은 게 게임의 기본적인 원리거든.


만약 윷에도 이 원리가 적용된다면 도→개→걸→ 윷→모 순서로 많이 나와야 하겠지. 그래서 오창혁 영남대학교 통계학과 교수는 이 순서를 반영하는 가장 이상적인 윷의 모양을 제안했어. 실제 윷에서 원의 중심과 모서리 사이의 절단각에 따라 윷이 엎어질 확률을 구한 거야. 그 결과 절단각이 28.8°일 때 개→걸→윷→모의 순서로 많이 나온다는 결론을 내렸지. 윷이 엎어질 확률은 54%였어. 도가 개나 걸보다 많이 나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배제했다고 해. 실제 윷보다는 좀 더 원에 가까운 통통한 모양이지? 

 

 


 

 

윷을 굴리느냐 던지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다들 좋은 윷을 구해왔겠지?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전략을 세울 때야. 윷을 굴리느냐 던지느냐에 따라서 윷이 엎어질 확률이 완전히 달라지거든. 위에서 구한 모든 확률은 윷을 굴릴 때를 기준으로 계산한 값이야. 그럼 윷을 던질 때는 어떤 게 변할까? 윷을 던지면 윷은 공중에서 회전하게 돼. 즉 굴릴 때는 생각하지 않았던 윷의 회전운동을 고려해야 하지. 따라서 윷을 던지면 무게중심 대신에 회전중심을 이용해야 해. 


회전중심을 기준으로 하면 절단각 대신 회전각이 생기는데, 회전각이 작아지면 엎어질 확률도 작아져. 허명회 교수가 계산한 결과, 반원 윷의 경우 엎어질 확률이 37%인 반면, 회전각이 더 작은 실제 윷은 33%, 이상적인 윷은 29%였어.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윷을 굴릴 때와 던질 때 상황이 정반대가 된다는 거야. 윷을 굴릴 때는 엎어진 윷이 잘 나오지만, 던질 때는 반대로 뒤집어진 윷이 많이 나와. 즉 뒤집어진 윷이 많이 나오는 걸이나 ‘윷’이 필요할 때는 던지는 것이 유리하고, 엎어진 윷이 많이 나오는 도나 모가 필요한 경우에는 윷을 굴리는 것이 유리해. 지금 윷판을 한 번 볼게. 우리가 걸이 나와야 어른을 잡거나 우리 말을 업겠지? 그럼 윷을 던져야 해!


업을까? 잡을까? 


오호, 역시 윷을 던졌더니 계획대로 걸이 나왔군! 그럼 다음 고민은 우리 말을 업을 것이냐, 아님 상대편 말을 잡을 것이냐겠지. 굉장히 고민이 되는 상황이야. 


이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줄 연구 결과가 있어.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는 같은 실험을 무작위적으로 여러 번 반복해 실험의 결과를 예측하는 ‘몬테카를로 알고리듬’으로 답을 찾았어. 김 교수는 윷판의 갈림길을 없애 간략하게 만들고, 한 팀에 말을 두 개씩 사용하도록 했어. 그리고 난 뒤 무작위로 10억 번 윷놀이를 반복해, 말을 업는 것과 상대 말을 잡는 상황 중 어느 쪽이 승률이 높을지 계산했어. 결과는 어땠을까?

 


두구두구! 결과는 무조건 잡는 편이 유리하다! 연구진은 두 말의 거리가 가까울 때, 즉 거리가 2나 3일 때를 우선적으로 고려했어. 그랬더니 상대방이 어떤 전략을 쓰든 업는 전략보다는 잡는 전략이 승리할 확률이 조금 더 높게 나왔어. 가장 승률이 높은 경우는 상대방은 업는 전략을, 나는 잡는 전략을 쓸 때로 52%였지. 후후, 그러니까 지금 상황에서는 ‘못 먹어도 고!’ 바로 어른들의 말을 잡아야 해!

 

 

이렇게 수동의 활약으로 집안 으~른들은 주머니를 모두 털리고 말았는디! 하지만 수동의 똘똘함에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 주머니는 가벼워졌지만 마음은 뿌듯한 설날이 됐다고 합니다. 


온 가족이 모여 노는 설날 연휴, 여러분 모두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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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1월 수학동아 정보

  • 최지원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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