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사장에서 한 곳에 모래알을 계속 떨어뜨리는 상상을 해보세요. 모래는 점점 원뿔모양을 이루며 쌓여 갑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모래 한 알에 쌓여 있던 모래의 일부가 원뿔의 빗면을 타고 무너져 흘러내립니다. 이런 현상을 수학에서는 ‘아벨리안 모래 더미 모형’이라 부릅니다. 수학과 물리학에서도 매우 중요한 모형으로, 산불 전파와 개미 군집의 움직임 같은 자연 현상을 분석할 때에도 쓰이지요.
최근 오스트리아공과대학교의 모리츠 랑 연구원과 미하일 스코니코브 연구원이 이 현상을 특정 조건에서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수학 모형을 만들어 분석한 연구 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월 6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이 만든 수학 모형은 같은 현상을 전과 다른 수식으로 표현한 겁니다. 이 수식을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했더니 모래 더미가 만들어지고 붕괴돼 사라지는 현상을 연상시키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실제 사막과 다른 점은 만델브로 집합과 같은 ‘자기유사 프랙털 구조’가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지진 규모와 인간의 뇌 기능, 경제 현상 예측 같은 현실 세계 문제를 연구하는데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