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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빛섬에서 터진 폭탄을 조사한 결과, 11월 5일 국회의사당에서 터진 폭탄과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두 사건 모두 같은 조직의 소행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누가 왜 이런 테러를 저질렀는지 아직까지 밝혀진 게 없다는 겁니다. 세 번째 폭탄 테러가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도 모르는 상황이고요. 일단 저는 다음 테러 날짜를 예측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테러 패턴은 만국 공통

세계는 지금 테러와 전쟁 중이다.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인과 유럽인을 잔혹하게 참수하고, 미국과 프랑스에서 지하철 테러를 계획한 사실이 드러났다. 우리나라도 북한에게 수차례 사이버테러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일단 테러가 일어나면 그것이 폭탄 테러이건 사이버테러이건 피해 규모가 어마어마할 수 있다. 만약 테러가 언제, 어디서, 어떤 규모로 일어날지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사전에 테러를 막을 수도 있고, 설사 일어났다고 해도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과거에 일어난 테러 공격을 샅샅이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2월 미국 마이애미대, 콜롬비아 안데스대, 영국 케임브리지 캐번디시물리연구소와 런던대 공동 연구팀은 테러 횟수에 특정한 법칙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1969년부터 2008년까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콜롬비아, 이스라엘 등지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 5만 4679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나라마다 역사적 배경이나 지역적인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러 조직의 공격 패턴이 거의 동일했다. 서남아시아의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는 탈레반과 지중해 동남쪽의 이스라엘에서 활동하는 테러 단체가 비슷한 방식으로 공격한다는 것이다.


우선 대부분의 테러 조직은 이길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힘과 마주했을 때 테러를 실행한다. 다음 공격은 뉴스를 통해 지난 번 테러의 피해 규모를 보고 결정한다. 그리고 대다수의 테러가 특정 기간에 폭발적으로 많이 일어난다. 또한 테러는 특정 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일어난다기보다 개별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테러 조직이 엄격한 위계질서에 의해 활동한다는 흔한 생각과는 다른 연구 결과다.
 

한편 연구팀은 테러로 인한 사망자 수와 테러 횟수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도 밝혀냈다. 테러 횟수를 $x$축으로, 사망자 수를 $y$축으로 두고 그래프를 그리자 테러 횟수에 반비례해 사망자가 10명, 1000명, 만 명 단위로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즉 사망자가 많이 생기는 강도 높은 테러는 횟수가 적고, 그에 비해 사망자 수가 적은 약한 테러는 많았다. 이는 자연과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의 관련성을 나타내는 모델인 ‘거듭제곱 분포’와 일치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테러를 예측하는 도구로 쓰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테러 가능성을 예측하는 함수

2007년 뉴질랜드의 수학자 션 고울리가 이끄는 연구팀은 테러 가능성을 예측하는 방정식을 고안했다. 수학자, 물리학자, 데이터 전문가로 이뤄진 연구팀은 테러나 전쟁에 대한 뉴스와 비정부단체(NGO)에서 만든 보고서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기 위한 데이터베이스부터 구축했다. 그리고 공격 시간, 공격 규모, 공격 장소, 무기의 종류 등을 변수로 다양한 그래프를 그렸다.
 
그 결과 $x$축을 테러로 인한 사망자 수, $y$축을 (테러 횟수)÷(전체 테러 횟수)로 한 그래프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테러가 일어난 나라, 테러의 이유, 지지세력 등이 모두 달랐지만 기울기 $α$가 약 2.5인 직선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뿐만 아니라 세네갈, 페루, 인도네시아 등 10개국에서 일어난 테러가 똑같은 패턴을 따랐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걸까? 연구팀에 따르면 테러 조직이 환경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 테러 조직은 상대하기 버거운 강한 상대를 만나면 더 강해지거나 반대로 적에 대응하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다. 이 원리가 어느 전쟁터에서나 똑같이 일어나면서 수학적으로 같은 패턴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테러 가능성을 예측하는 방정식도 만들었다.
 

α값이 2.5로 유지되면 끊임없는 테러로 전쟁이 계속되고, α값이 커지면 테러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서 한 조직이 여러 조직으로 나눠진다. 반대로 α값이 작아지면 조직의 규모는 작아지지만 서로 똘똘 뭉치는 효과가 있어 협상을 시도할 수도 있다. 즉 이 방정식은 테러의 가능성을 예측해 줄 뿐만 아니라 α값을 통해 어떤 전략을 써야할지도 제시해 준다.


폭탄 테러 날짜를 알려 주는 방정식

폭탄 테러가 일어날 날을 미리 예측할 수는 없을까? 닐 존슨 마이애미대 교수는 지난 2011년 8월 폭탄 테러 날짜를 예측하는 공식을 만들어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소개했다. 물론 처음 일어나는 폭탄 테러를 예측하는 공식은 아니다. 이 방정식은 두 번의 폭탄 테러가 똑같은 장소에서 일어난다고 가정했을 때 두 공격 사이의 시간 간격을 방정식에 넣으면 다음 공격까지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려 준다. 세 번째는 물론 n번째도 가능하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폭탄 테러가 학습곡선을 따르기 때문이다. 학습곡선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경험이 쌓여 일을 처리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정확성은 올라간다는 것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폭탄 테러의 경우 테러를 저지르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성공할 확률이 지수함수난다. 따라서 다음 공격까지 걸리는 시간은 지수 함수를 따라 줄어든다.
 

물론 이 공식을 통해 나온 다음 공격 날짜는 추정치다. 하지만 전혀 모르고 있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는 편이 낫지 않을까? 현재 미국 해군연구소는 이 공식을 개선해 더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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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테러 예측하고 테러리스트 잡는다! 테러 막는 수학수사대
Part 1. 테러도 공식을 따른다!
Part 2. 테러리스트 검거, 데이터 분석이 책임진다
Part 3. 총성 없는 전쟁, 사이버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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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수학동아 정보

  • 조가현 기자
  • 도움

    김용대 교수
  • 도움

    임종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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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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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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