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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열매의 아찔한 유혹


 
보통 ‘열매’라고 하면 사과와 배, 복숭아 같은 달콤한 과일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런 달콤함은 열매의 아주 일부분일 뿐이다. 날카로운 가시부터 맹독까지…, 열매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다. 열매는 왜 이렇게 여러 가지 얼굴을 갖고 있는 걸까? 그 답은 열매가 품은 씨앗에 있다. 열매가 씨앗을 보호하고 널리 퍼뜨리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식물의 번식을 결정짓는 열매의 아찔한 생존 전략을 소개한다.

스스로 움직일 수 없다면, 기회를 노려라!


식물들은 생존을 위해서 씨앗을 널리 퍼뜨려야 한다. 하지만 식물은 스스로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주로 동물이나 물, 바람의 힘을 빌린다. 바람에 씨앗을 날려 보내기도 하고, 흐르는 물을 따라 스스로 씨앗을 품고 떠내려가기도 한다. 열매가 깃털이나 돌기, 갈고리 등으로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는 이유다.

동물의 눈, 코, 입을 사로잡는 열매의 ‘밀당’

식물이 열매를 통해 씨앗을 퍼뜨리는 또 하나의 흔한 방법은 동물의 먹이가 되는 것이다. 동물들은 화려한 색이나 독특한 향기에 이끌려 열매를 먹게 되는데, 이때 딱딱한 씨앗은 대부분 그대로 뱉거나 몸 속에 들어가더라도 소화되지 않고 몸 밖으로 배출된다. 식물이 동물들에게 먹잇감을 제공하는 대신 그들의 도움으로 씨앗을 널리 퍼뜨리는 똑똑한 전략을 쓰는 셈이다.

하지만 열매가 항상 동물을 유혹하는 것은 아니다. 씨앗이 성숙하기도 전에 열매가 동물에게 먹혀 버린다면, 아무리 널리 퍼진다 해도 살아남을 수 없다. 그래서 식물들은 눈에 띄지 않는 색이나 떫은 맛 등으로 씨앗이 제대로 자랄 때까지 동물들을 피하는 방어술을 펼치기도 한다.

혼자서도 잘해요!

바람과 물, 동물의 도움 없이 씨앗을 퍼뜨리기 위해 스스로 안간힘을 쓰는 식물들도 있다. 이런 식물들의 열매는 씨앗이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성숙할 때까지 움츠린 형태로 씨앗을 보호한다. 그러다 씨앗이 다 자라면 열매가 벌어지고, 열매는 비로소 감추고 있던 씨앗을 내보낸다. 열매의 꼬투리가 터지면서 그 힘으로 씨앗이 밖으로 흩뿌려지는 것이다.

작가 인터뷰
눈으로 먹는 매혹적인 열매

비주얼 아티스트 롭 케슬러

롭 케슬러는 현재 런던예술대(UAL) 교수로 재직 중인 비주얼 아티스트로, 자연의 신비를 과학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하는 사진예술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영국 큐왕립식물원 국립과학기술예술재단(NESTA)의 선임 연구원을 지냈고, 씨앗형태학자 울프강 스터피 박사를 비롯한 과학자들과 함께 식물을 연구하면서 <;열매>;의 사진 작업을 맡았다. 과학자 같은 예술가 롭 케슬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어떤 계기를 통해 열매를 비롯한 자연과학을 소재로 시각 예술을 하게 되셨나요?

어렸을 적부터 생물과 예술 과목을 가장 좋아했어요. 10살이 되던 해 아버지께서 빅토리안 브라스 현미경을 선물로 사 주셨는데, 그 덕분에 맨눈으로는 볼 수 없었던 자연과학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됐지요. 현미경은 하나의 개체 안에 담긴 복잡한 부분들을 보여 주기 때문에 매력적이라고 느꼈어요.

열매의 아름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열매의 형태와 색깔, 구조는 정말 다양합니다. 어떤 것은 부드럽고, 또 어떤 것은 혹 투성이거나 털이 많죠. 열매가 식물의 번식 전략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식물은 열매를 이용해 외부로부터 씨앗을 보호하면서도, 씨앗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다 동원하죠. 이렇게 보면 열매는 참 기발한 친구들이에요. 이것이 열매가 우리에게 무궁무진한 영감을 줄 수 있는 이유이자, 아름다운 이유라고 할 수 있죠.

어떤 방법으로 사진 작업이 이루어졌나요?

주사전자현미경을 통해 촬영하면, 열매의 흑백 사진을 얻게 됩니다. 저는 여기서 표본을 엄선하고 선과 면을 다듬은 후 색상을 골라 입혔습니다. 제가 열매의 색상에 관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실제 색인지 가상의 색인지’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사진에서 보이는 색상은 열매의 실제 색은 아닙니다. 하지만 완전히 가상의 색도 아니죠. 본래의 색을 바탕으로 열매의 구조와 기능적인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해 색을 수정했기 때문입니다.
 

열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사실 새로운 열매의 촬영을 시작할 때마다 늘 경이로움을 느낍니다. 열매를 보면서 이 열매엔 어떤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이 숨겨져 있을지 생각해 보거나, 작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얻게 될 결과물을 상상해 보는 일은 굉장히 도전적이면서도 흥미롭거든요. 여러분도 열매를 관찰해 보면서 그 매력에 빠져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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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송경은(kyungeun@donga.com) 기자
  • 사진

    Wolfgang Stu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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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b Kesse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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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교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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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ffdelo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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