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 내는 3D 프린터! 최근에는 다양한 제품뿐만 아니라 맛있는 음식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처럼 누구나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독자기자가 나섰다. 중앙대 3D 디지털 설계 연구실을 방문해 3D 프린터의 원리와 제품 제작과정을 샅샅이 살펴봤다.
3D 프린터의 원리는 미적분과 같다?!
일반적으로 프린터라고 하면 컴퓨터에 나타난 글자나 그림을 종이에 그리는 기계를 뜻한다. 그런데 이제는 컴퓨터에 나타난 3차원 설계도를 프린터를 통해 제품으로 만들어 낼 수가 있다. 바로 3D 프린터 덕분이다.
최근 이슈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3D 프린터가 최근에 발명됐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서른 살도 넘은 기술이다. 1984년 미국의 3D시스템즈사가 플라스틱 액체를 굳혀 물건을 만드는 프린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그렇다면 왜 이제야 큰 관심을 얻게 된 걸까?
그건 최근 3D 프린팅 기술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누구나 쉽게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자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연구도 나오게 되었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화제가 된 것이다.
그런데 흔히 3D 프린터의 원리가 미적분의 원리와 같다고 말한다. 대체 어떻게 된 걸까?
"3D 프린터로 만든 제품을 만져 보면 겉 표면이 거칠거칠해요. 한 층씩 쌓는 적층방식으로 만들어서 그런 거죠. 다시 말해 원하는 3차원 제품을 가로축을 기준으로 2차원 평면이 되도록 잘게 쪼갠 다음, 아래에서부터 한 층 한 층 쌓아 올린 거예요.
그런데 이런 원리는 미적분과 매우 비슷해요. 미분은 시간이나 거리 등 어떤 변수를 기준으로 아주 잘게 나누어 변화한 비율을 따지는 것이고, 적분은 구하고자 하는 면적이나 부피를 아주 잘게 나누어 쌓는 거예요. 즉 잘게 나누고 쌓는 것이 미적분의 개념과 매우 유사하죠. 때문에 3D 프린터의 원리가 미적분과 같다고 하는 거예요."
도전! 3D 프린터로 제품 만들기
3D 프린터와 관련해서 가장 궁금한 것은 원하는 제품을 뚝딱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독자기자들이 3D 프린터를 이용해 중앙대 로고를 직접 만들어 보았다.
1 원하는 제품 설계하기
그림을 종이에 인쇄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에 그림을 나타내야 하는 것처럼, 3D 인쇄를 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제품의 3차원 설계도를 컴퓨터에 나타내야 한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3D 스캐너라는 기계를 이용해서 실제 제품을 스캔해서 나타낼 수도 있고, ‘캐드’라는 설계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구현할 수 가 있다. 캐드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간단한 방법만 알면 누구나 쉽게 원하는 제품을 형상화 할 수 있다.
하지만 기계공학자가 되어 복잡한 제품을 만들려면 그 원리도 알고 있어야 한다. 바로 여기에 복잡한 수학이 쓰인다. 한 예로 캐드에서는 ‘비스플라인 곡선’이라는 함수식을 이용해서 3차원으로 형상화 하는데, 이 곡선은 주로 자동차나 비행기를 설계할 때 많이 사용된다.
2 파일 변환하기
캐드로 만든 3차원 설계도는 ‘STL’이라는 파일로 변환을 해야 한다. STL은 데이터를 여러 개의 삼각형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3차원 프린터로 인쇄하기 위해서는 3차원인 제품을 2차원으로 잘게 쪼개야 하는데, 데이터가 삼각형으로 표현되면 2차원으로 만들기 쉽기 때문이다.
3 프린트 하기
프린터 하라는 명령을 내리면 3D 프린터는 예열을 시작한다. 3D 디지털 설계 연구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3D 프린터는 플라스틱을 녹여서 인쇄하는 것이기 때문에, 프린터의 온도가 130°C 정도가 돼야 인쇄가 시작된다.
가장 먼저 지지구조물이라고 하는 갈색 판을 먼저 인쇄한다. 그리고 그 위에 원하는 제품을 인쇄한다. 노즐이 좌우로 왔다갔다 하면서 한 층씩 인쇄한다. 인쇄가 끝나면 지지구조물을 제거하는 액체를 이용해 갈색 판을 떼어내서 완성한다.
3D 프린터를 활용해 어떤 연구를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3D 프린터의 원리와 사용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그런데 교수님은 이런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대체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 걸까?
구동완 : 최영 교수님께서는 3D 프린터를 개발하는 일을 하고 계신 건가요?
최영 교수 : 그건 아니에요. 제 연구의 도구로 3D 프린터를 이용하고 있어요. 전 사람의 몸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피의 흐름을 연구해서 기계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어요. 이때 의료 이미지 즉 CT나 X-ray, 혈관 초음파 사진에 나온 인체모습을 3D 프린터를 이용해 그대로 재현해서 관찰하고 실험하죠.
또 다른 연구는 곤충 로봇과 관련된 것이에요. 실제 곤충의 걸음걸이를 분석해서 그 원리로 로봇이 움직이도록 하는 것인데, 이때 제 아이디어가 실제로도 구현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3D 프린터를 사용하고 있어요. 다시 말해 로봇의 모양이나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3D 프린터를 쓰는 거예요.
박시후 : 앞으로 3D 프린터가 어디에 많이 쓰일 것 같으세요?
최영 교수 :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전에 설계가 잘못된 것은 없는지 디자인이 괜찮은지 살피기 위해 먼저 하나를 만들어 보는 걸 ‘시제품’이라고 해요. 이런 시제품을 만들 때 3D 프린터가 많이 사용될 것 같아요. 실제로 만드는 것보다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디자인을 보기 위해 자동차를 한 대 만든다고 해 봐요. 그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을 거예요. 하지만 3D 프린터를 이용해 백분의 일로 축소해 만든다면, 재료비도 아끼고 시간도 줄일 수 있어요. 실제로 판매할 것이 아니고 디자인만 보면 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전도윤 : 최근에는 3D 프린터로 음식도 만든다고 하는데, 실제로 먹을 수 있나요?
최영 교수 : 그럼요. 바로 먹을 수 있어요. 3D 프린터에 플라스틱 대신에 신선한 음식 재료를 넣는 거예요. 외국에서는 케이크와 초콜릿, 과자 등을 만들어 본 걸로 알고 있어요. 케이크의 경우에는 프린트를 한 뒤 오븐에 굽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어요. 얼마 전에는 아플 때 먹는 약을 만드는 3D 프린터도 개발됐다고 들었어요. 앞으로 3D 프린팅의 활약을 기대해 주세요!
Σ 진로정보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기계공학 기술자
다양한 기계 장치를 분석하고 설계, 생산, 관리하는 사람을 일컬어 기계공학 기술자라고 한다. 보통 통통 튀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고, 기계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한 뒤 직접 만드는 일을 한다. 분야에 따라서는 조선공학 기술자, 항공기공학 기술자, 자동차공학 기술자 등의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런 기계공학 기술자가 되기 위해선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할까? 또 어떤 적성을 갖고 있어야 하는지, 어디에서 일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기계공학 기술자가 갖추면 좋은 능력!
★ 공간지각능력 기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3차원 설계를 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설계도면은 매우 복잡하다. 따라서 3차원 공간에 물체가 어떻게 그려질지 잘 알아야 한다.
★ 수리논리력 기계는 복잡한 수식에 의해 설계가 되고, 논리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수리논리력은 반드시 갖춰야 한다.
★ 창의력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따라서 창의적인 사람이 매우 중요하다.
★ 끈기와 노력 새로운 제품을 기획해서 설계하고 만들기까지는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하다. 또 엄청난 양의 지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끊임없는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 친화력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협력해서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원만한 대인관계와 협동심이 필요하다.
★이런 사람이라면 딱!
1. 컴퓨터부터 시계, 장난감까지 부품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것을 좋아한다.
2. 매사에 호기심이 많다.
3. 수학과 과학을 좋아한다.
★관련 학과
기계공학과, 자동차공학과, 기계설계공학과
취업
기계공학 기술자는 삼성, LG 등의 전자회사와 배를 만드는 조선회사, 자동차회사, 항공기회사 등에서 일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기계를 이용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다. 기계를 설계하고 만드는 일 외에도 기계를 관리하고 유지 보수하는 데에도 기계공학 기술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계로 과자를 생산하는 과자회사에서도 기계공학 기술자를 필요로 한다. 결국 일할 수 있는 곳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미니 인터뷰
최영 교수님, 기계공학 기술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기계공학 기술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게 있어요. 바로 사회적인 책임의식이에요. ‘난 기술자가 돼서 돈만 많이 벌 거야’라고 꿈을 꾸면 위험해요. 범죄에 악용되거나 공해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는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기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기계공학 기술자를 꿈꾸고 있다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 뭐가 있을지 함께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