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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토슨 브릿지학회 피카소부터 마임까지 융합수학이 떴다!


 
수학 수업 시간, 선생님이 코주부 안경을 쓰고 나타나 아무 말 없이 몸짓으로만 수학을 설명한다면 어떨까? 모두가 수학을 좋아하지 않을까? 이것은 꿈이 아니다. 수학은 지루하고 딱딱하다는 편견을 깨 주는 융합수학학회에서 실제로 만나볼 수 있다. 지난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위치한 토슨대에서 2012 토슨 브릿지학회가 열렸다. 수학을 중심으로 과학, 미술, 음악, 건축,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축제 현장을 수학동아에서 직접 찾아가 보았다.

수학 문화축제, 브릿지학회


“연극을 잘하려면 수학을 잘해야 해요!”
브릿지학회는 수학과 다른 학문을 연결하는 융합수학학회로 매년 열린다. 30개국에서 500여 명의 수학자와 예술가, 과학자가 참여해 서로의 연구결과를 공유한다. 논문 발표는 물론, 수학을 주제로 한 연극, 마임 공연, 음악회, 미술 전시회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융합 바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불과 4~5년 전이다. 하지만 학회는 올해로 벌써 15번째 열렸다. 수학자들에게 선견지명이라도 있었던 걸까? 브릿지학회를 처음부터 이끌어 온 2012 토슨 브릿지학회 조직위원장 레자 사르한지 교수에게 탄생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2012 토슨 브릿지학회 조직위원장 레자 사르한지 교수

전 교수가 된 뒤 극단에 들어가 연극배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어린 시절 꿈이 연극배우였거든요. 낮에는 수학을 가르치고, 밤에는 연극을 한 셈이죠. 평소에 연기뿐만 아니라 미술과 글쓰기에도 관심이 많아 무대 연출과 디자인, 시나리오에도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시나리오는 언제 사람들을 웃기고 울릴지 철저한 수학적 계산을 바탕으로 써야 했어요. 또 배우들의 동선은 무대 연출에 맞게 서로 엉키지 않게 짜야 했죠. 따라서 수학을 공부한 제가 활약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연극을 이용해 수학을 가르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당장 배울 주제를 선정하고 시나리오를 썼어요. 이렇게 완성된 연극으로 수학을 가르치자 학생들의 성적이 크게 향상됐어요. 수학에 흥미를 갖게 되자 성적이 오른 거죠.

이를 통해 수학이 발전하기 위해선 수학과 다른 학문과의 융합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1998년 뜻을 같이 하는 수학자와 과학자, 예술가들이 모여 제1회 브릿지학회를 만들었답니다. 학회를 열면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어 연구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거든요. 예술가와 중고등학교 교사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음악회와 댄스, 마임, 연극 공연, 미술품 전시 등 수학을 중심으로 한 문화 행사도 계획했습니다.
 

학회의 꽃, BEST 강연!

학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강연이다. 브릿지학회에선 논문 발표는 물론 일반인들도 궁금해 할 재미있는 수학이야기로 대중강연이 펼쳐진다. 또한 만들기나 실험으로 수학을 체험할 수 있는 워크숍도 진행된다. 2012 브릿지학회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최고의 강연을 소개한다.

차세대 망원경은 수학 결정체


브릿지학회에 노벨상 수상자가 나타났다! 200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자 나사 고다드 우주센터 선임 천체 물리학자 존 크롬웰 매더 교수는 2013년 이후 발사될 ‘제임스웹우주망원경’과 수학의 관련성에 대해 강연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차세대 망원경으로, 우주 공간의 라그랑주점에서 기존에는 관측하지 못했던 모습까지 관측한다.

라그랑주점은 18세기 이탈리아의 수학자 조제프 루이 라그랑주가 발견한 것으로, 우주 공간에서 커다란 두 개의 천체 사이에 작은 물체가 있을 때, 중력에 영향으로 작은 물체가 거의 정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곳이다. 태양과 목성 사이나 지구와 달 사이에는 이론적으로 다섯 곳의 라그랑주점이 존재한다. 이 중 가장 안정화된 두 곳은 정삼각형 구조를 이룬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18개의 모양으로 된 육각형 반사경으로 이뤄진다. 반사경은 가벼우면서도 극한의 우주 환경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가장 안정하고 튼튼한 벌집 구조로 만든다. 반사경이 잘못되면 왜곡된 영상을 얻기 쉬워 망원경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기술이다. 매더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원리는 물론 예상되는 활약까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설명했다.

피카소는 천재 수학자?

20세기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대표작 ‘게르니카’에는 수학적 비밀이 숨어 있다. 피카소는 현대 수학 이론을 작품에 담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전부터 철저하게 계산해 그려 넣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이 같은 내용을 스페인 바스크지방대 수학과 하비에르 바라요 교수가 소개해 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게르니카는 피카소의 1937년 작으로, 1937년 4월 26일 스페인의 작은 도시 게르니카를 독일군이 무차별 공격해 15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에 대한 분노를 표현한 작품이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수학적 비밀이 있다.

먼저 게르니카의 구도는 완벽한 대칭 구조를 이루고 있다.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꼽히는 고대 그리스 신전과 같은 이등변 삼각형 구도다. 이 구도로 지어진 그리스 신전은 좌우 대칭을 이뤄 보는 사람에게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게르니카에선 대칭 구조에 서로 반대되는 색을 사용해 오히려 불안감을 주는 효과를 낼 수 있었다.

두 번째는 프랑스의 수학자 쥘 앙리 푸앵카레가 제시한 4차원과, 현대 수학의 아버지 다비드 힐베르트가 발견한 힐베르트 공간을 구현했다는 것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람과 동물, 물체를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도 같은 각도에서 바라본 것이 없다. 피카소는 여러 각도에서 바라 본 3차원 공간을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모음으로써 4차원과 같은 새로운 차원을 구현하려고 했다. 마치 푸앵카레가 3차원 공간에 시간을 붙인 4차원 시공간을 처음으로 제시했던 것과 같다. 힐베르트도 우리가 알고 있는 유클리드 공간을 무한차원으로 확장한 벡터 공간, 일명 힐베르트 공간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수학이 있어 놀라운 공연의 세계!

브릿지학회에 참가자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이벤트가 있다. 바로 가족의 날과 여행의 날 행사다. 이날은 연극은 물론 마임 공연으로 변신한 수학을 만날 수 있다.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어 그 열기가 더 뜨거웠던 현장을 생생하게 소개한다.

수학으로 하나 되는 가족의 날!
브릿지학회에서 넷째 날은 가족의 날이다. 다른 날과는 달리 각각의 강의실에선 논문 발표 대신 수학 구조물이나 작품을 직접 만드는 워크숍이 진행되고, 복도 곳곳에는 수학 작품과 교구가 전시된다. 저녁에는 연극 공연과 마임 공연이 진행된다.
 
이상하게 생겼네~♪ 비! 비! 꼬였네~♬. 미국의 조각가 알렉산드루 유진비치우가 학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나무와 철사를 이용해 나선을 만든 뒤, 수학 구조물을 만드는 작업을 한다.

수학박물관 엿보기!
학회 셋째 날 진행된 여행의 날에는 볼티모어에 위치한 여러 곳의 박물관을 방문했다. 이 중에서도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고문서를 볼 수 있는 워터예술박물관과, 12월에 문을 여는 미국 최초의 수학박물관 ‘모매쓰’에 전시될 작품을 미리 엿볼 수 있는 메릴랜드과학관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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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미국 볼티모어 = 조가현 기자
  • 도움

    2012 토슨 브릿지학회
  • 도움

    김오회 교수
  • 도움

    윤경일 교수
  • 사진

    미국 볼티모어 = 조가현 기자
  • 사진

    2012 토슨 브릿지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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