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서 놀아 본 기억을 한번 떠올려 봐. 어떤 게 가장 재미있었어? 어린이들에게 놀이터는 어떤 공간인지 이야기를 들어 봤어.
‘지옥 탈출’부터 만남의 장소까지
놀이터는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놀이터라는 개념이 없던 과거에 어린이들은 주변을 돌아다니고 관찰하며 자연스럽게 재미를 찾았습니다. 지금처럼 공간이 구분된 어린이 놀이터는 19세기 유럽에 유치원이 생기면서 처음 등장했지요. 이후 도시화가 진행되며 어린이, 청소년이 집을 벗어나 넓은 공간에서 몸과 마음을 발달시킬 수 있는 장소로서 놀이터가 널리 설치되었습니다.
놀이터를 이용하는 어린이들은 그네나 시소 등 설치된 놀이기구를 활용해 놀기도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즐기는 경우도 많아요. 지난 1월 말부터 팝콘플래닛에서 진행된 설문에서 김예본 독자는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규칙을 정해 ‘좀비 바이러스’ 같은 놀이를 하고, 사람이 부족하면 그네에 앉아 떠들기도 한다”고 답변했어요. 그 밖에도 ‘마피아’, ‘눈감술(눈 감고 술래잡기)’, ‘지탈(지옥 탈출)’ 같은 놀이가 언급됐지요. 황수린 독자는 “놀이터에서 사귄 친구들이 많다”며 “놀이터는 만남의 장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영섭 독자는 “학원에 다니느라 친구와 약속을 잡기 어려워 놀이터에서 잘 놀지 못한다”고 아쉬움을 표현했어요.
놀이터 건축가인 EUS+건축사무소 지정우 소장은 “놀이터는 어린이들이 단순히 놀이기구만을 이용하러 가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는 공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사무소의 동료 건축가 서민우 소장은 “놀이터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위로받는다고 말한 어린이가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어요. 이어 “놀이터는 즐거움뿐 아니라 다양한 감정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놀이터는 어디에 많을까요? 올해 2월 기준 우리나라 어린이 놀이시설 8만 1823곳 중 4만 3418곳, 53%가 아파트 단지 등 주택단지에 있습니다. 일정 규모 이상인 아파트에는 놀이터를 반드시 지어야 하거든요. 반면 필수가 아닌 도시공원의 공공 놀이터는 주차장 등 다른 시설로 대체되기도 해요. 지정우 소장은 “놀이터를 이용하는 주체인 어린이는 놀이터와 관련된 결정에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 놀이터의 우선순위가 밀리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