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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과학교과서] <불개> 달 도둑을 잡아라!

    “저기 보세요! 개가 달을 훔쳐 가려고 해요!”


    깜깜한 밤, 겁에 질린 목소리가 동화마을에 울려 퍼졌습니다. 집 밖으로 나온 동화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지요. 시선을 따라가 보니 커다란 개 한 마리가 달을 있는 힘껏 물고 있었어요.


    “어쩐지 요즘 해와 달이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더니! 개를 잡아!”

     

    마을 사람이 화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동화나라에 무슨 일이?

    달을 훔쳐가도 소용없다고?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마을 사람의 연락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왔어요. 개는 이미 마을 사람들에게 붙잡혀 있었습니다. 지금껏 동화마을에서 보지 못했던 커다란 불개였죠. 


    “왜 달을 훔쳐가려고 했지? 정체가 뭐야?” 꿀록 탐정이 물었어요.

     
    “전 까막나라에서 온 불개예요. 까막나라에는 빛이 한 점도 없어요. 앞이 안 보여 부딪히거나 넘어져 다치는 사람이 많아서…. 해나 달을 가져가면 도움이 될까 했는데 해는 불보다 뜨겁고, 달은 너무 차가워서 잘 물 수 없었어요.”
    불개가 마을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대답했습니다.


    “해를 가져가면 동화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고요? 게다가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아요! 달만 가져가면 아무 소용도 없다고요.”


    꿀록 탐정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어요.

     

    마을 사람들도 불개의 사정을 알게 되자 불개를 안쓰러워했죠.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다고요? 그런데 달을 물면 주위가 깜깜해지던 걸요.”
    불개가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습니다. 


    “해와 달, 지구의 관계가 좀 남다르거든요.” 

    꿀록 탐정이 말했습니다. 

     

    달이 태양을 
    가릴 수 있는 이유는?

    우주에 있는 천체가 다른 천체를 가리는 현상을 ‘식’이라고 해요. 무엇을 가리느냐에 따라 이름이 결정되죠. 태양이 가려지면 일식, 달이 가려지면 월식이라고 합니다. 


    일식은 달이 태양을 가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런데 태양의 반지름은 약 69만 5000km로 반지름이 약 1737km인 달보다 400배나 커요. 가로, 세로, 높이가 1cm인 주사위가 1~2층짜리 작은 건물을 하나 가리는 셈이에요. 이런 현상이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눈에서 보이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물체는 점점 작게 보입니다. 태양은 지구에서 약 1억 5000만km 떨어져 있어요. 1초에 지구를 7바퀴 넘게 돌 수 있을 정도로 빠른 빛도 태양에서 출발해 지구로 오는 데는 8분이나 걸리죠. 반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달은 지구에서 36만 3000~40만 5000km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가까이 있어요. 이 거리 차이 때문에 지구에서 볼 때 달과 태양은 크기가 비슷하게 보입니다. 태양은 아주 작게, 달은 비교적 크게 보이는 거죠. 
    일식은 태양과 지구 사이로 달이 지나갈 때 생깁니다. 태양이 떠 있는 낮에 달이 태양 앞을 가로지르는 현상이죠. 이때 달은 시커멓게 보여요.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태양 빛을 반사해서 빛나는데, 일식 때 우리는 태양 빛을 받는 반대편의 달 그림자만 보기 때문이죠.


    반면 월식은 태양과 지구, 달이 일렬로 있을 때 발생합니다.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가려져 태양 빛을 받지 못하는 거예요. 지구 그림자가 달을 완전히 가리면 개기 월식, 일부만 가리면 부분 월식이라고 합니다.


    한편, 달 공전 궤도는 타원형이어서 달이 지구에 가까워질 때가 있고, 멀어질 때가 있어요. 지구에서 가까울 때 뜨는 보름달을 슈퍼문이라고 합니다. 지구에서 가장 멀 때 뜨는 보름달과 크기를 비교하면 무려 14%나 차이가 난답니다. 

     

    달에서 농사를 짓는다?!

    2013년,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3호가 달 표면에 착륙한 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인도 등 세계 각국은 달을 탐사하는 데 힘을 쏟고 있어요. 미국우주항공우주국(NASA)은 달에 사람이 살 수 있도록 기지를 건설하는 계획을 세웠고, 유럽우주국(ESA)도 사람이 살 수 있는 ‘달 도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죠.


    달에 사람이 살려면 몇 가지 필수 조건이 있어야 합니다. 첫 번째는 물이에요. 2020년 NASA가 달 남극에 물이 분자 상태로 있다는 걸 알아낸 뒤로, 각국의 달 탐사선은 달의 어딘가에 있을 물을 찾고 있습니다. 


    또한 사람이 달에 잠시 머무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살기 위해서는 식재료를 달에서 구해야 해요. 그러려면 달에서 농작물을 키울 수 있어야 하지요. 중국 베이징농업대학교 쑨전차이 교수팀은 지난 11월 달 토양을 모사한 흙에 특정 미생물을 첨가한 결과 식물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달 토양에는 식물이 크는 데 필요한 질소가 부족하고, 식물이 흡수할 수 없는 형태의 인이 들어 있어요. 연구팀은 먼저 화산재 등을 이용해 1971년 아폴로 14호가 달에서 가져온 토양과 유사한 토양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토양에 있는 인을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주는 다섯 가지 미생물을 배양해 토양에 첨가했어요.


    연구팀은 미생물의 배양 기간을 다르게 한 뒤 해당 토양에 담배 모종을 심어 성장 과정을 비교했어요. 그 결과 특정 세 가지 미생물을 토양에 넣었을 때, 담배 모종이 가장 잘 자란다는 것을 발견했지요. 쑨전차이 교수는 “이들 미생물을 이용해 실제 달 토양을 개선하면 달 토양에서도 식물이 잘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에필로그

    “해와 달은 줄 수 없지만 조명을 만들어 선물하는 건 어떨까요? 조명이 많다면 까막나라의 어둠도 충분히 밝힐 수 있을 거예요.”


    꿀록 탐정이 마을 사람들에게 제안했어요. 손재주 좋은 마을 사람들이 모여 조명을 만들기로 했죠. 


    “해와 달을 함부로 가져가려 해서 정말 미안해요. 까막나라를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불개가 커다란 발바닥을 내밀면서 말했습니다. 동화마을은 달빛으로 환하게 빛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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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2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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