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쥐가간지럼을 타며 웃고 있습니다. 사람이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초음파 소리를 내면서 말이죠. 7월 28일, 독일 베를린훔볼트대학교 마이클 브레히트 교수팀은 쥐가 간지럼을 타거나노는 동안 뇌 활동을 측정해 뇌 속의 ‘수도관 주위 회색질’이 놀이에 필수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1~2주 동안 쥐가 실험 상자 안에서 편안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조명은 어둡게 하고, 사람의 손길에 익숙해지도록 하루에 한 번 이상 쥐를 만졌죠. 그런 다음 연구팀은 쥐의 등과 배를 부드럽게 간지럽혔어요. 또 손으로 쥐를 뒤쫓아 쥐가 자발적으로 손을 향해 달려오게 하는 술래잡기 놀이를 했습니다. 연구팀은 쥐가 간지럼을 타고 노는 동안 사전에 쥐의 뇌에 이식한 전극을 통해 쥐의 뇌 활동을 기록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쥐가 간지럼을 타고 노는 동안 뇌 속 수도관 주위 회색질이 크게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반대로 이 부분을 억제하자 쥐는 놀이를 멈추고 웃음소리도 내지 않았습니다. 쥐를 불안하게 하는 강한 조명 아래에서 같은 실험을 한 결과 쥐는 덜 놀고, 웃음소리와 회색질의 반응도감소했어요. 연구팀은 수도관 주위 회색질이 놀이와 웃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중뇌에 위치한 수도관 주위 회색질은 위협적인 자극에 대한 본능적인 행동을 제어하는 데 관여한다고 알려졌어요. 이번 연구 결과는 놀이와 웃음 역시 본능적이라는 것을 시사합니다. 마이클 브레히트 교수는 “수도관 주위 회색질이 다른 포유류 동물의 놀이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