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행동을 알면 동물의 언어를 아는 것!
“어떤 상황인 것 같나요?”
“화난 것 같아요. 아니면 하품하는 걸까요?”
우동수비대 대장 마승애 청주대학교 교수님이 발대식 강연을 시작하며 입을 쩍 벌린 원숭이 사진을 보여주곤 질문했어요. 그러자 온오프라인을 통해 강연에 참여한 대원들이 자신의 추측을 쏟아냈지요.
마승애 교수님은 “원숭이가 반갑다고 인사하는 모습”이라고 말한 뒤, 이번에는 하마가 입을 벌린 사진을 보여줬어요. 놀랍게도 이번엔 하마가 화가 나서 위협하는 행동이었지요. 마 교수님은 “대부분의 동물은 소리를 내는 성대가 발달하지 않아 동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물의 언어인 행동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어요. 강연은 야무지게 먹이를 먹는 마멋, 짝을 찾기 위해 날개를 펄럭이며 춤을 추는 두루미 등 다양한 동물 행동 설명으로 이어졌지요.
“그런데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야생에서는 볼 수 없는 비정상행동을 하기도 해요. 비정상행동 중에서도 특히 목적이나 기능 없이 동물이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을 정형행동이라고 합니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먹을 것도 많고, 천적으로부터 위협받지도 않고, 편안한 잠자리까지 있는데 왜 정형행동을 할까요? 마 교수님은 “사람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데, 동물도 야생에서처럼 자연스러운 행동을 하지 못하고 너무 심심하면 스트레스를 받아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어캣이 두 지점을 세 번 이상 반복해서 왔다 갔다 하는 ‘페이싱’ 장면이나, 일본원숭이가 너무 심심한 나머지 과도하게 털을 뽑아 하얗게 살이 드러난 모습 등 정형행동이 담긴 영상을 함께 확인했어요.
우동수비대 4기의 특별 미션은 바로 동물원 동물들이 이런 정형행동을 하는지 조사하고 기록하는 거예요. 마 교수님은 “정형행동을 관찰하면서 마음이 아플 수 있지만, 대원들이 기록해준 정형행동 데이터를 통해 동물들이 왜 정형행동을 하는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며 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우동수비대 4기 특별 미션의 조사대상은 바로 미어캣과 일본원숭이입니다. 우동수비대에서 지정한 여섯 개 동물원에 방문해서 두 동물들이 각각 하루 종일 어떤 행동을 하는지, 혹시 중간에 정형행동을 하는지 살피는 거죠. 평일과 주말에는 동물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가 많이 차이나기 때문에 동물의 행동이 달라져요. 그래서 평일과 주말을 구분해서, 동물원이 개장한 직후 6시간 동안 1시간씩 나누어 대원들이 관찰해 기록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왜 미어캣과 일본원숭이를 조사할까요? 마승애 교수님은 “기존 우동수비대 조사를 통해 정형행동을 확인한 동물원을 선정한 것”이라며 “특히 미어캣은 우리나라 동물원에서 널리 사육되는 동물이기 때문에 자료를 수집하기 용이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어요. 이어 “원숭이는 지능이 매우 높아서 정형행동을 해결해주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연구가 시급하다”고 말했어요.
대원들이 올려준 데이터는 동물들의 비정상행동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논문이나 정책자료로 활용될 예정이에요. 우동수비대 4기는 총 83팀이 참여합니다. 정형행동 없는 행복한 동물원을 위해 우동수비대와 함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