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 도랑에 빠진 개구리를 구하다!

지구사랑탐사대 10년 차면 논문도 뚝딱 닥터구리 팀,

지난 5월, 지구사랑탐사대 1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자연을 탐사 중인 닥터구리 팀이 중국 난징임업대학 배윤혁 연구원과 함께 개구리가 갇히지 않는 도랑 설계법으로 논문을 발표했어요. 사람과 개구리가 공존할 수 있는 도랑이라는데…. 
닥터구리 팀이 새로 제시한 도랑은 어떤 모습일까요?

 

 

 

초록
양서류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협받는 척추동물입니다. 이들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서식지 감소입니다. 사람이 농사를 짓고 이동을 위해 인공 배수로를 확장하면서 논에 살던 개구리들도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개구리가 콘크리트 도랑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알아보기 위해 3년간 조사했고, 콘크리트 도랑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갇힐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네 가지 유형의 인공 배수로를 만들어 참개구리로 실험했습니다. 그 결과, 최소 70°의 경사면과 발판이 있는 도랑이 개구리가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구조였습니다. 기존 도랑을 없애고 양서류가 빠져나올 수 있는 양서류 친화적 도랑을 만들면, 양서류의 생물 다양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연구의 시작은 자연에 대한 관찰과 관심에서
지구사랑탐사대 닥터구리 팀은 동네인 전라북도 완주군의 개구리를 2013년부터 줄곧 관찰해왔어요. 그러다 개구리들이 인공 도랑에 빠져 탈출하지 못하는 모습을 발견했죠. 닥터구리 팀의 유상홍 시민연구원은 콘크리트 도랑이 개구리에게 적합하지 않은 구조라고 판단했어요. 이후 닥터구리 팀은 지사탐 연구자들과 함께 도랑에 갇힌 개구리를 구할 방법을 연구하여 지난 5월 논문으로 발표한 거죠.


유상홍 시민연구원은 “기존의 시민 과학은 주로 연구자가 연구를 주도했지만, 이번 논문은 닥터구리 팀이 데이터 수집부터 아이디어 제시, 실험까지 이끌었다”며 “시민연구원의 풍부한 현장 지식과 경험에 연구자의 과학적 분석 방법 등이 더해져 각자의 강점이 잘 어우러졌던 연구였다”고 말했습니다.

 

 

 

 Q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개구리가 수로에 갇히지 않고 빠져나올 수 있도록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구사랑탐사대에서 10년간 양서류를 탐사하며 수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전라북도 익산군 임상동의 한 마을에 있는 자연 도랑에 금개구리가 서식하는 것을 발견하고, 자주 이곳에 와서 금개구리를 관찰했습니다. 자연 도랑은 경사면이 완만해서 개구리가 논과 수로를 이동할 수 있었는데, 콘크리트 도랑으로 바뀐 후엔 개구리가 더이상 관찰되지 않았죠.

 

 Q연구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맞아요. 특히 수로 실험을 위한 참개구리 채집이 제일 힘들었죠. 환경부에 야생생물포획 신청서를 제출하고 정식 허가를 받아 참개구리를 포획했어요. 도랑이 미끄러워 닥터구리 팀 최윤정 시민연구원은 참개구리를 잡다가 넘어지고 무릎에 멍이 들기도 했지요. 


포획한 참개구리가 인공 도랑을 오르는 실험은 하루에 2번만 실시했어요. 실험을 하는 동안 참개구리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썼어요. 귀뚜라미 먹이도 공급하고 휴식 시간도 주었지만, 개구리 입장에서는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실험이 끝난 후엔 참개구리를 포획했던 장소에 놓아주었습니다.

 

 Q어떻게 하면 사람들과 야생 생물이 함께 잘 지낼 수 있을까요?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살아갈 최고의 방안은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논은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진 인위적인 공간입니다. 농사 등 인간의 활동 때문에 동식물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죠. 물론 농사는 필요한 활동입니다. 따라서 이런 자연 속 인공 구조물은 야생 동식물도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자연 친화적으로 개선돼야 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생태 통로가 있는데, 이번 연구도 그 일환이죠. 


일상생활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요. 지구사랑탐사대에서 했듯이 겨울철엔 솔방울에 버터와 견과류를 발라 새들의 먹이를 제공해주거나, 비가 안 오는 날에는 새들을 위해 물그릇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Q양서류가 지구에서 가장 위협받는 동물이라니 걱정이 됩니다.
다행히 양서류 생태 연구는 현재 어마어마하게 많이 진행되고 있어요. 그러나 아직도 연구가 안 됐거나 부족한 종들이 너무 많습니다. 연구가 안 된 채로 멸종되어 버리는 양서류도 많답니다. 지사탐 대원 친구들이 지금처럼 잘 성장해서 앞으로 양서류 생태 연구를 같이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Q시민과학자로서 논문을 출판하기까지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매일 꾸준히 탐사하다 보면 기록이 쌓이게 됩니다. 그렇게 모은 자료를 잘 정리해 놓으면 추후에 다양한 곳에 활용될 수 있어요. 또한 탐사지에 가서 생물을 발견하지 못했어도 발견하지 못했단 사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주위 환경, 날씨, 기상 상황 등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기록해 두면 생물이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비교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되어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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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동현 기자 기자
  • 사진

    닥터구리 팀
  • 디자인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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