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가 더 높이 뛰는지 겨루는 세계 점프 대회에 동물들이 참여했어. 그런데 참가자인 동물들보다 사진 찍어주는 로봇이 훨씬 높이 뛰잖아? 대체 어떻게 높이 뛰는 걸까? 과학마녀 일리가 로봇에게 비결을 물어봤어.
안녕? 자기소개를 부탁해.
저는 세상에서 가장 높이 뛸 수 있는 로봇이에요. 한 번에 약 30m 높이까지 뛰어오를 수 있어요. 4월 27일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학교 기계공학과 엘리엇 혹스 교수팀이 거품벌레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답니다. 거품벌레는 몸길이 6mm 정도의 아주 작은 곤충으로, 자기 키의 약 120배인 70cm까지 뛰어오를 수 있어요.
거품벌레가 뛰어오르는 원리를 활용한 거야?
교수팀은 거품벌레, 개구리 등이 점프하는 모습을 관찰했어요. 그 결과 이 동물들의 다리 근육이 용수철처럼 수축했다가 늘어날 수 있는 구조라는 걸 알아냈죠. 점프한다고 생각하고 다리를 먼저 구부려 보세요. 그러면 다리 근육이 늘어나며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힘인 ‘탄성력’이 생겨요. 동물은 탄성력을 사용해 다리로 바닥을 밀어내 높이 뛰어오를 수 있죠. 근육이 많이 늘어날수록 더 강한 탄성력이 생기는데, 다리 근육이 늘어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뛸 수 있는 높이 역시 한계가 있어요.
어떻게 한계를 극복했어?
교수팀은 점프에 필요한 탄성력을 더 강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어요. 우선 활처럼 유연하게 구부러지는 바퀴 모양의 탄소 섬유를 만들고, 탄소 섬유 위아래에 줄을 연결했어요. 그리고 연결한 줄을 감을 수 있는 모터를 붙였죠. 모터가 줄을 잡아당기면 탄소 섬유가 구부러졌다가 줄을 놓으면 줄이 원래의 길이로 돌아오면서 탄소 섬유가 펼쳐져 땅을 밀어내며 높이 뛰어오를 수 있답니다.
점프하는 로봇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데가 있을까?
교수팀은 달을 탐사하는 데 이 로봇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어요. 우리는 질량을 가진 모든 것을 끌어당기는 지구의 중력 때문에 공중에 떠 있지 않고 바닥에 서 있을 수 있어요. 혹스 교수는 “달의 중력은 지구 중력의 6분의 1밖에 안 되어서 이 로봇이 달에서는 125m 높이까지 뛰어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달에는 움직임을 방해하는 공기가 없어 로봇이 한 번에 0.5km만큼 전진하며 달을 탐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