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아그라’라는 식재료를 들어본 적이 있니? 거위의 기름진 간을 뜻하는 푸아그라는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세계 3대 진미라고 불리는 식재료야. 하지만 맛있는 푸아그라를 얻으려는 사람들 때문에 사육장의 거위들이 고통받고 있어. 다행히 거위를 위해 푸아그라의 식감을 밝혀낸 물리학 연구가 나왔다고 해! 과학마녀 일리가 거위 사육장에서 지내는 막내 거위를 만나고 왔어.
자기소개를 부탁해!
안녕하세요, 저는 거위 사육장에서 생활 중인 막내 거위입니다. 이곳은 ‘푸아그라’를 얻기 위해 거위를 사육하는 곳이에요. 거위는 원래 야생 기러기로 겨울철 대이동 직전에 먹이를 많이 먹어 에너지를 비축합니다. 사람들이 겨울철에 얻을 수 있는 기러기 간을 사시사철 얻기 위해 야생의 기러기를 잡아 사육하면서 지금의 거위가 되었답니다. 덴마크 서던덴마크대학교 마티아스 교수팀은 인공 푸아그라를 만들기 위해 푸아그라의 식감을 연구했어요.
연구팀이 푸아그라를 연구한 이유가 뭐야?
푸아그라는 고급 식재료지만, 만들기 위해선 거위를 학대해야 해요. 우선 거위의 입에 철제 호스를 끼워 넣고, 끊임없이 사료를 밀어 넣어서 거위 간을 강제로 살찌워요. 그러면 거위의 간에 지방이 쌓이고 화학적 변이가 오게 되어 색이 변하면서 풍미가 극대화되죠. 사육장에선 푸아그라의 양을 늘리기 위해 거위의 간이 정상보다 10배가량 커질 때까지 먹이를 먹입니다. 이런 사육 방식을 ‘가바주’라고 하는데, 동물 학대 논란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크지요.
푸아그라 식감의 비밀은 뭐였니?
연구팀은 순수한 푸아그라와 푸아그라가 80% 함유된 식재료 ‘파테’를 준비했습니다. 파테는 푸아그라에 비해 단단한 식감을 지녔죠. 두 식재료는 화학적으로 비슷하지만, 지방의 물리적인 분포나 구조가 달라서 지방이 식감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연구팀이 레이저를 비춰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푸아그라의 지방 입자는 상대적으로 크고 모양이 불규칙하며 입자가 서로 연결된 구조를 띠었어요. 반면 파테의 지방 입자는 푸아그라 지방 입자에 비해 더 작고 둥근 모양을 띠며 서로 연결되지 않은 입자가 더 많았죠.
부드러운 식감에는 지방 분포가 중요하구나!
맞아요. 연구팀은 푸아그라 지방 입자의 불규칙하고 서로 연결된 구조가 부드러운 식감의 원인이라고 분석했어요. 푸아그라는 비싼 식재료임에도 동물 학대 비판이 잦아 인공적으로 만들려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는 식품입니다. 지난해 7월에는 프랑스의 스타트업 회사 ‘구르메이’가 오리 간 세포를 배양한 후 인공 푸아그라 만들기에 성공하기도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