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자기소개를 부탁해.
A. 안녕, 나는 오가노이드(미니장기)를 이루는 세포야. 오가노이드란 줄기세포에서 자라기 시작해 하나의 장기를 이루는 여러 세포로 분화된 조직이지. 오가노이드가 성장하면 인공장기가 돼.
2009년 네덜란드 휴브레흐트연구소에서 장 오가노이드를 만든 게 최초였어. 당시 사토 토시로 연구원이 장 줄기세포가 장의 표면을 이루는 상피세포로 자라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발견했거든.
핵심 요소 중에는 ‘윈트 단백질’과 ‘베타카테닌’이 있어. 윈트 단백질은 줄기세포에게 장, 심장, 뇌 등 다양한 기관의 세포로 분열하라고 명령을 내려. 베타카테닌이라는 유전자 물질은 세포 속 다른 단백질에게 이 신호를 전달하지.
Q.오가노이드를 왜 ‘미니’장기라고 불러?
A. 오가노이드는 태아의 세포 상태에만 머물러 미성숙한 상태이기 때문이야. 그래서 성숙한 인간의 실제 장기를 완벽하게 따라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어. 원래 인체에서 줄기세포는 혈액세포나 면역 세포 등과 소통하며 성장하는데, 미니장기는 몸 밖에 분리되어 있어 이런 소통을 하지 못하거든. 오가노이드를 연구하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인간의 장기와 더 비슷한 상태로 만드는 방법을 찾는 건 중요한 연구 주제야. 최근에는 새로운 방법이 나왔지.
Q.그 방법이 뭐야?
A.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와 보스턴어린이병원 공동연구팀은 ‘압축’을 하면 오가노이드를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고 발표했어.
연구팀은 세포를 압축해 베타카테닌의 밀도가 높아지면, 서로 간격이 좁아지기 때문에 성장을 촉진하는 신호 전달이 빨라지고, 그 결과 장기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삼투압 원리를 활용해서 미니장기의 세포 속 물이 빠져나가게 압축했어. 세포의 부피를 약 10~30%까지 수축시켰지. 부피를 줄여서 압축 효과를 만든 거야.
Q.효과가 있었니?
A. 연구팀이 세포를 압축하고 5일이 지난 뒤, 오가노이드 세포의 수가 늘어난 비율을 측정했어. 그 결과, 압축하지 않은 오가노이드의 세포 개수가 늘어난 비율은 약 30%였지만, 압축했던 오가노이드의 세포 수가 늘어난 비율은 50~80%였단다.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밍 구오 박사는 “실제로 베타카테닌의 밀도가 높아져 세포 분열을 촉진하는 신호 전달이 빨라졌다”며 “이처럼 세포를 압축하는 방식이 윈트 신호가 전달되는 경로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미치는 영향도 더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