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학원 쿤밍 식물학연구소의 젠창우 박사가 이끈 공동 연구진은 기생식물인 실새삼이 숙주식물의 유전 정보를 읽어서 꽃 피우는 시기를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8월 31일 발표했어요.
실새삼(Cuscuta australis)은 메꽃과에 속하는 덩굴성식물이자 기생식물이에요, 숙주식물을 칭칭 휘감은 채 딱 붙어서 살며 영양분을 얻어먹지요. 그런데 기생식물은 영양분을 빼앗으면서도, 숙주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면 안 돼요. 숙주식물이 죽거나 아프면 기생식물의 생명도 위태로워지거든요.
실새삼은 꽃을 피우는 식물이지만 꽃 피는 시기를 조절하는 유전자가 없어요. 그래서 연구진은 실새삼이 숙주식물이 가진 유전자를 읽어 활용할 것이라고 추측했어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숙주식물의 개화 시기 조절 단백질에 형광 물질을 넣고, 현미경으로 관찰했지요. 그 결과 형광색으로 염색된 숙주식물의 개화 시기 조절 단백질이 실새삼으로 전달되는 과정을 확인했어요.
연구진은 실새삼이 숙주식물과 꽃 피는 시기를 맞추기 위해 유전자를 읽는 것이라고 분석했어요. 실새삼이 숙주식물보다 늦게 꽃을 피우면 숙주식물이 꽃을 피우느라 영양분을 써버려 영양분이 부족해져요. 반대로 실새삼이 숙주식물보다 빨리 꽃을 피워 영양분을 쓰면, 숙주식물은 영양분이 부족해 빨리 죽을 수도 있거든요. 즉, 실새삼의 입장에선 숙주식물과 꽃 피는 시기를 맞추는 것이 매우 유리한 전략인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