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으로 꼽히는 아마존과 테슬라를 선두로, 전 세계의 크고 작은 기업들이 우주 개발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어요. 우주 개발의 무게 중심이 국가에서 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는 거죠. 그 이유가 뭘까요?
우주 개발에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요. NASA 에임스 연구센터의 헤리 존스가 2018년에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NASA가 2011년까지 유인우주선으로 사용했던 우주왕복선의 경우, 한 번 발사하는 데 무려 16억 9700만 달러(2조 원)정도의 비용이 들어갔답니다. 이 우주왕복선을 30년간 우주로 쏘아 올리면서 1740억 달러(206조 원)를 썼죠. 이는 우리나라 1년 국가 예산의 절반에 육박하는 금액이랍니다. 결국 NASA는 이 예산을 감당하지 못해 2011년, 우주왕복선 개발을 중단했어요.
해결사로 등장한 건 스페이스X였어요. 2010년,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 ‘팰컨9’을 개발해 발사 비용을 크게 낮춘 거예요. 헤리 존스는 보고서를 통해 “스페이스X는 로켓과 우주선에 들어가는 기술, 장비, 조립, 디자인, 소프트웨어 등을 모두 자체적으로 제작해서 우주선 제작에 필요한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었다”고 전했지요. 덕분에 스페이스X는 1회당 발사 비용을 1억 5000만 달러로 낮췄답니다.
이처럼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에 뛰어들면 비용을 크게 낮춰 실패의 부담을 줄일 수 있어요. 그러면 과감하게 우주 개발에 도전할 수 있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최기혁 책임연구원은 “대학교에서는 우주 공간에서 기초 과학 실험을 수행하고, 산업체는 우주에서 사용할 제품을 생산하는 등,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고 얘기했답니다.
● 인터뷰
_박재필(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대표), 야스노리 야마자키(악셀스페이스 최고비지니스책임자)
우리나라의 민간 우주 기업인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초소형 군집 위성으로 지구 곳곳을 실시간으로 살펴보는 기술을 연구 중인 회사예요. 일본의 악셀스페이스 역시 지구를 관찰하는 초소형 위성 ‘악셀글로브’를 개발하고 있지요. 이런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기자가 두 민간 기업 임원의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Q우린 왜 스페이스X의 성공을 보고 열광할까요?
야스노리 야마자키 : 스페이스X 같은 민간 기업이 ISS로 유인 우주선을 보냈다는 사실은 민간 기업의 기술력 수준이 상당히 올라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이 성공을 보고 ‘우리가 우주로 여행을 갈 수 있는 날도 머지않았다’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박재필 : 기존 우주 비행에 사용된 우주복이나 우주선 내부 사진을 보면 복잡하기 그지없어요. 반면 스페이스X에서 사용한 우주복을 보면 누구나 입을 수 있을 것처럼 단순하게 생겼죠. 조종 장치 또한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깔끔하게 만들었으며, 대부분이 자동으로 조종되도록 만들었고요. 즉, ‘우주 비행은 어렵지 않다’는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준 거예요. 이는 사람들에게 일반인의 우주 여행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을 거예요.
Q. 민간 기업이 우주 산업에 뛰어들었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야스노리 야마자키 : 우주 개발에 경제성과 효율성이 반영된다는 걸 뜻합니다. 또한 우주 개발의 목적도 바뀔 거예요. 정부에서 주도하는 우주 개발은 국민 전체에 혜택이 돌아가는 게 우선이에요. 국방, 과학 연구 등이 대표적인 예죠.
하지만 민간 기업의 경우, 고객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에요. 예를 들어 우주 관광은 국민 전체를 위한 건 아니지만, 이를 원하는 고객들은 분명히 있어요. 따라서 국가와 달리 민간 기업에선 우주 관광 상품을 만들죠. 이처럼 민간 기업은 우주를 더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할 거예요.
박재필 : 민간 기업을 움직이는 건 ‘사람들의 관심’이에요.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야 그 기업이 만드는 물건과 서비스를 이용할 테니까요. 따라서 민간 기업의 우주 개발은 더 많은 사람들이 우주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