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인 거 같아요! 장미로 가득한 성!”
개코 조수는 장미꽃이 가득한 성을 가리키며 말했어요.
“깊은 산 속 인적 없는 곳에 이렇게 멋진 성이? 대체 야수 왕자는 뭐가 문제라는 거야?”
땀을 뻘뻘 흘리며 뒤따라온 꿀록은 헉헉거리며 말했어요.
“일단 들어가 봐요!”
꿀록과 개코는 한참을 서서 감탄하다 초인종을 눌렀어요.
●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장미가 잘 자라지 않아요!"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해요. 야수 왕자님이 기다리고 계신답니다.”
시계 집사가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개코 조수와 꿀록 탐정을 반겼어요. 집사를 따라 들어간 성 안 정원과 벽에는 아름다운 장미꽃이 가득 차 있었어요. 중간중간 시든 꽃도 보였지요.
“흐엉…. 탐정님!”
꿀록 탐정이 도착했다는 소식에 야수 왕자가 울먹이며 한걸음에 달려왔어요.
“대체 이유가 뭘까요? 어떡해…요.”
왕자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말을 잊지 못했어요.
“무슨 일이세요. 진정하고 말씀해 보세요.”
꿀록 탐정은 야수 왕자를 다독였어요.
“흑흑…. 제가 저주에 걸려 야수로 변한 건…, 알고 계시죠? 진정한 사랑을 찾아야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서…. 성을 예쁜 장미꽃으로 꾸며 봤어요. 이렇게 꾸미면 사람들이 성을 찾지 않을까 해서요…. 그런데 꽃이 잘 자라지 않아 걱정이에요…. 전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 엉엉…. 꽃이 자라지 않는 것도 저주일까요?
야수 왕자는 그동안 쌓아뒀던 고민을 쏟아냈어요.
“그랬군요. 이제 저 꿀록 탐정이 왔으니 염려 마세요. 일단 한번 성을 둘러봐야겠어요. 성을 안내해 주세요.”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식물은 어떻게 잘 자랄까
식물은 영양분을 얻기 위해 광합성을 해요. 광합성이란 식물이 빛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CO2)와 물(H2O)로부터 포도당(C6H12O6)과 산소(O2)를 만드는 과정을 말하지요. 이러한 광합성 과정은 식물 세포 안에 있는 엽록체라는 소기관에서 일어나요. 엽록체 안에는 빛을 좋아하는 색소인 엽록소가 있지요.
식물의 잎이 햇빛을 받으면 엽록소가 빛에너지를 흡수해요. 식물의 뿌리는 흙에서 광합성에 필요한 물을 빨아들인 뒤, 줄기에 있는 물관을 통해 잎까지 전달해줘요. 이산화탄소는 잎에 무수히 많이 있는 작은 구멍인 ‘기공’을 통해 얻고요.
식물의 잎에 빛, 물, 이산화탄소가 준비되면 엽록체 안에서는 이산화탄소를 포도당과 산소로 만드는 광합성이 일어난답니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만든 포도당을 녹말 등 영양분으로 바꿔 저장해요. 그리고 이를 양분을 운반하는 통로인 체관으로 뿌리, 줄기, 잎, 열매 등 필요한 곳에 보내지요. 이 과정을 거쳐 식물이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거예요. 한편,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산소는 잎의 기공으로 빠져나가 다른 생명체들이 호흡하는 데 쓰인답니다.
그렇다면 빛이 강하고, 이산화탄소가 많을수록 광합성이 활발히 일어날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강한 빛을 받을수록 광합성량이 증가하지만, 일정 지점에 도달하면 더는 증가하지 않거든요. 광합성량이 최대점에 이르렀을 때의 빛 세기를 ‘광포화점’이라고 해요. 이산화탄소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한계 이상에서는 광합성량이 더는 증가하지 않는답니다.
● 통합과학 넓히기 - 식물이 숨을 안 쉬면 북극이 녹는다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많아져 식물이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면 북극이 녹을 수 있어요. 포항공과대학교 환경공학과 국종성 교수와 박소원 박사 연구팀, 그리고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김진수 박사 연구팀이 지난 5월 11일 발표한 연구 결과예요.
식물은 광합성을 할 때 잎의 기공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요. 이때, 뿌리에서 물관을 통해 잎으로 온 물의 일부가 잎의 기공에서 바깥으로 나가지요. 이를 ‘증산작용’이라고 한답니다. 이 증산작용은 기공이 열렸다 닫히면서 조절돼요. 기공이 많이 열릴수록 수분이 많이 배출된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식물은 기공을 조금만 열어도 이산화탄소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러면 기공으로 내보내는 수증기의 양도 감소하게 돼요. 증산작용은 더운 날, 바닥에 물을 뿌리면 지면 온도를 낮춰주는 것처럼 주변의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해요. 그래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식물이 기공을 조금만 열면 증산작용이 감소해 기온이 올라갈 수 있지요.
연구팀은 식생이나 해양 속 플랑크톤과 같은 생물들이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했어요. 그리고 이 반응이 북극의 기후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지요. 그 결과, 이산화탄소가 현재보다 2배 증가하면 육지에 있는 식물들이 기공을 닫아 기온이 올랐어요. 이 과정은 지구를 순환하는 대기 시스템에 따라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북극 기온도 오르게 했어요. 북극 온난화에 10% 정도 영향을 미쳤지요.
연구를 이끈 국종성 교수는 “현재, 식물 기공이 닫히는 현상이 북극 온난화에 주는 영향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북극 온난화는 예측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