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I를 이해하기 위해 첫 번째로 모신 인터뷰의 손님은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에서 연구 중인 박혜원 박사님입니다. 박혜원 박사님은 우리 생활 속에서 함께하는 로봇을 만들고 있지요. HRI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로봇을 만들까요?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로봇을 만들어요"
●박혜원 박사(이하 박) : 저는 ‘사람이 애정을 가질 수 있는 로봇’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사람이 로봇을 꼭 좋아할 필요가 있냐고요? 낯선 의료 로봇이 사람에게 ‘약 먹을 시간입니다’라고 알려준다고 생각해 보세요. 사람이 순순히 로봇의 말에 귀 기울이려 할까요?
●정 : 로봇은 어떻게 사람에게 다가가나요?
●박 : 로봇은 사람이 소통하는 방식을 잘 관찰해서 힌트를 얻어요. 사람이 대화를 나눌 때 어떤 표정, 몸짓, 말투 등을 쓰는지 잘 관찰하고 이를 학습해요. 이를 토대로 대화의 맥락을 파악하고 이에 따라 적절한 반응을 한답니다.
●정 : 박사님은 어떤 로봇을 만드셨나요?
●박 : 어린이를 위한 영어 교육 로봇 ‘테가’예요. 테가와 대화를 하면서 어린이가 즐겁게 영어를 배울 수 있지요.
테가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전, 디자인 단계에서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만드는 방법을 많이 참고했어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어떤 표정과 몸짓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지 연구했죠.
이후 테가를 실제로 만들 때엔 고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은 부품을 쓰면서도, 로봇이 최대한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답니다.
로봇의 말투도 중요해요. 어린이는 로봇과 같은 딱딱한 기계식 말투를 잘 못 알아듣거든요. 그래서 사람 목소리로 녹음된 문장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나간답니다.
●정 :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박 : 로봇을 만들 땐 반드시 ‘프로토타입’을 먼저 만들어요. 개발 과정에서 시험용으로 만드는 거죠. 즉, 프로토타입은 실패하기 위해 만드는 거랍니다. 여러분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실패를 통해 얻는 교훈으로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