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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뿐만이 아니야. 우리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도 수십 년 동안 변신해 왔단다. 그 결과 장기 이식을 위해 세균을 모두 없애거나 유전자가 바뀐 돼지들이 탄생했지.

 

돼지, 이종장기 이식의 떠오르는 스타?!

 

이종장기 이식은 다른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는 걸 뜻해요. 돼지의 심장을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것처럼요. 1963년, 미국 툴레인대학교 키스 림츠마 교수가 처음으로 침팬지의 신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구가 시작됐지요.  

 

그런데 다른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면 면역 거부 반응이 생기는 것은 물론, 이종 간에 장기의 크기가 맞지 않는 문제가 생겼어요. 어린 돼지의 심장을 원숭이에게 이식하자 심장이 성체 돼지의 몸에 있을 때처럼 자랐거든요. 이처럼 장기가 너무 크면 몸통보다도 커서 몸에 무리가 되지요. 

 

 

과학자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니 돼지에 주목했어요. 체중이 100~120kg 정도 되는 미니 돼지는 사람과 장기 크기가 비슷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처음엔 돼지의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가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죽는 등 수술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이때문에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찾는 연구를 시작했고, 1993년에서야 호주 오스틴병원 이안 맥켄지 교수팀이 돼지와 사람의 세포막 모양이 다르기 때문이란 사실을 알아내 발표했답니다.

 

 

동물의 세포 표면에는 다양한 탄수화물이 붙어있어요. 동물에 따라 탄수화물의 종류도 달라지죠. 예를 들어 돼지나 소 등 대부분의 포유동물의 단백질에는 ‘알파 갈락토스’라는 탄수화물이 붙어 있지만, 영장류에겐 없어요. 영장류로 진화하면서 알파 갈락토스를 만드는 효소가 사라졌기 때문이지요.

 

이런 차이 때문에 돼지에서 사람으로 장기를 이식할 땐 면역 거부 반응이 생겨요. 사람의 몸에 알파 갈락토스가 붙은 세포가 들어오면 우리 몸은 이를 침입자로 생각해 면역 체계를 매우 활발하게 만들거든요. 그러면 혈관에 면역세포가 과도하게 많아지고, 혈액 세포들이 엉겨 붙은 혈전이 생기면서 혈관이 막히는 부작용이 생긴답니다.

 

이에 2015년 5월,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조셉 텍터 교수팀은 알파 갈락토스를 비롯해 사람의 면역 거부 반응을 자극하는 탄수화물 3종을 만들지 않는 돼지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이 돼지의 장기를 이용하면 사람의 면역 거부 반응이 줄어든다는 것도 확인했답니다.

 

 

● 인터뷰 - 박정규(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 단장)내년 상반기, 사람에게 돼지의 췌도 이식하는 게 목표예요!

 

 

2004년부터 우리나라 과학자들도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기 위해 활발히 연구하고 있어요.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 박정규 단장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어요.

 

Q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가요?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어요. 특히 ‘췌도’와 ‘각막’ 이식에 집중하고 있지요.

 

Q 많은 장기 중에서 왜하필 췌도와 각막인가요? 

 

장기기증자가 사망한 후에 장기를 얻는데, 췌장엔 소화효소가 많아 금세 조직이 흐물흐물하게 변해요. 그래서 한 사람에게 췌장을 이식하기 위해선 2~4명의 기증자가 필요하지요. 이때 돼지의 췌장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죠? 또, 췌도에는 알파 갈락토스가 없어서 췌도만 이식하면 부작용도 막을 수 있지요. 한편, 각막엔 혈관이 없어서 면역 거부 반응이 적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Q 그럼 사람에게도 임상시험해 볼 계획인가요? 

 

네. 지금까지 제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원숭이 8마리에게 돼지의 췌도를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해 성공했어요.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19년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싶어요.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종장기 이식에 관련된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규정을 논의한 뒤,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랍니다.

2019년 0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신수빈 기자
  • 도움

    김희발(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 박정규(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 단장), 조앤 레프슨(남아프리카 농장 보호구역 책임자)
  • 기타

    [디자인] 오진희
  • 기타

    [일러스트] 이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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