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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생각보다 정말 많은 여성 과학자들이 있었구나. 혹시 우리나라에는 어떤 여성 과학자분들이 계실까? 우리나라 여성 과학자들을 직접 만나봤어!

 

●“나노 물질의 독성을 연구하고 있어요!”

_박은정(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융합건강과학과 교수)

Q과학자가 되기까지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어요.
결혼하고 나서 뒤늦게 과학자가 되기로 마음먹었어요. 아픈 친척을 돌보면서 왜 질병이 생기는지, 치료 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해졌기 때문이지요. 가족들의 도움으로 밤낮없이 연구한 끝에 무사히 공부를 마치고 작년과 재작년, ‘세계 상위 1% 연구자’로 선정될 수 있었어요.

Q교수님이 하시는 독성학이라는 학문이 궁금해요! 
독성학은 물질의 독성을 연구하는 분야예요. 그중에서도 저는 나노 물질이 가지는 독성을 주로 연구하고 있어요. 텔레비전에서 ‘은 나노 항균제’ 같은 말을 들어보았을 거예요. 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단위의 미세한 은 입자로 세균을 죽일 수 있다는 거지요. 저는 이런 나노 크기의 물질이 인간에게도 유해한지를 연구하고 있답니다.

Q어과동 독자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어렸을 때는 많이 노세요! 저는 어렸을 때 산과 들, 바닷가로 맨날 놀러 다니기만 했어요. 놀면서 다양한 경험을 한 후에, 나이를 좀 더 먹으면 너무 재미있어서 평생 해도 지치지 않을 것 같은 일을 찾아보는 거예요!

 

●“미시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서 외계 행성을 찾고 있어요!”

_정선주(한국천문연구원 광학천문본부 선임연구원)

 

Q어떤 연구를 하는지 소개해 주세요!
저는 ‘미시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 외계 행성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어요. 중력렌즈는 큰 질량을 가진 천체가 빛을 렌즈처럼 휘게 만들어 별을 원래보다 밝게 만드는 현상이에요. 미시중력렌즈는 별 하나처럼 작은 질량의 천체에 의해 일어나요. 이 원리를 이용해 별의 밝기가 바뀌는 현상을 관측하면, 별과 지구 사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외계 행성을 찾을 수 있지요.


Q관측을 위해 천문대를 가시지는 않나요?
저희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 칠레등 남반구의 세 나라에 있는 망원경이 관측한 자료를 받아 분석하고 있어요. 그 결과, 2015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총 14개의 외계 행성을 발견했답니다!

Q어과동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저는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면서 살아왔어요. 여러분도 ‘남자라서’, ‘여자라서’라는 선입견에 얽매이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그냥 했으면 좋겠어요. 과학이 좋다면 그냥 과학을 공부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내 삶의 주인은 나잖아요!

 

●“미세조류의 아름다움에 반해 극지로 떠났어요!”

_전미사(극지연구소 극지해양과학연구부 연구원, 남극 세종과학기지 제23차 월동연구대 대원)


Q남극의 미세조류를 연구하신다고 들었어요. 미세조류가 무엇인가요?
미세조류는 광합성을 하는 단세포 생물이에요. 식물 플랑크톤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남극에도 다양한 종류의 미세조류가 살고 있는데, 어떤 미세조류는 환경 변화에 민감해요. 수온이 올라가면 많이 자라거나, 자외선이 강해지면 군체를 이루는 종류도 있죠. 저는 남해에 사는 미세조류를 채집하여 환경이 어떻게 변하는지 연구 중이랍니다.

Q남극에는 어떻게 가시게 되었나요? 반대가 있지는 않았나요?
어렸을 때는 남극에 갈 생각이 없었고, 여자가 갈 수 있는 곳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극지에 사는 미세조류가 너무나 아름다운 거예요. 그래서 꼭 남극에 가서 다양한 미세조류를 연구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월동대원으로 뽑혔을 때, 유일한 여자여서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월동대 팀에 적응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지요. 저는 체력이 좋은 편인데, 처음에는 여자라는 이유로 힘든 작업에서 제외되고는 했거든요. 그래서 칼과 테이프를 들고 다니면서 더 열심히 작업했어요. 성별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능력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Q남극에 가고 싶은 친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남극에서의 연구는 정말 힘들어요. 고무보트에서 8시간 넘게 바닷물을 푸는 일을 하면 화장실도 못가고, 손가락은 끝까지 얼어붙죠. 하지만 남극은 정말로 아름다운 곳이고, 내 한계를 시험하게 만드는 곳이기도 해요. 하고자 하는 의욕과 열정만 있다면 어느 위치에서든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도 제가 남극에 가는 걸 반대하는 사람들을 확신에 찬 눈빛으로 설득했거든요. 꿈을 놓지 않으면 언젠간 이룰 수 있을 거예요.

 

여성 과학자, 점점 늘어나고 있어!
여러분이 종이에 과학자를 그린다고 상상해 보세요. 완성된 과학자는 어떤 모습인가요? 남자인가요, 여자인가요? 피부색은 어떤가요? 이 실험은 ‘과학자를 그리다’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유명한 연구예요. 데이빗 웨이드 챔버스라는 과학사학자가 어린이들이 가지고 있는 과학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알아보기 위해 처음 시작했지요. 
올해 초,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심리학 박사과정 연구원인 데이비드 밀러는 지난 50년간 2만여 명의 아이들이 그린 과학자의 그림을 분석했어요. 그 결과, 과학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크게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1960년대에는 어린이들이 그린 과학자 중 0.6%만 여성이었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여성 과학자가 28%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지요. ‘과학자는 남자’라는 고정관념이 조금씩 깨지고 있는 거예요.
실제로 최근 과학 분야의 여성 비율은 많이 증가했어요. 미국의 경우, 2017년에는 생명과학 분야 여학생의 비율이 54.4%로 남학생을 넘어서기도 했죠. 우리나라에서도 과학과 공학을 공부하는 여학생의 비율이 꾸준히 늘어 2016년에는 전체의 28.7%까지 늘어났답니다.
하지만 과학을 공부하는 여성들은 아직도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해요. 우리나라에는 이런 여성을 돕는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라는 단체가 있어요. 이곳에서는 과학자가 되고 싶은 여학생들을 위해 강연을 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 과학자를 소개하고 알리기도 해요. 출산이나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과학자들을 도와주는 일도 하고 있답니다.

 

“위키피디아에 여성 과학자를 알리는 글을 쓰고 있어요!”

정보를 찾을 때 위키피디아를 쓴 적이 있나요? 그런데 위키에 여성을 다루는 글이 20%도 안된다고 해요. 심지어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도나 스트릭랜드 교수도 노벨상 수상 직전까지 소개 페이지가 비어있었지요. 위키에 여성 과학자에 대한 글을 올리고 있는 제스 웨이드 박사님의 이야기를 들어 봤어요!


Q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물리학과의 고분자 전자공학 센터에서 연구하는 제스 웨이드 박사예요. 저는 이곳에서 유기화합물을 이용해 빛을 내는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를 개발하고 있답니다.

Q위키피디아에 여성 과학자에 대한 글을 쓰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영어 위키피디아의 인물 항목 중 여성을 다루는 글은 겨우 17.7%에 불과해요. 세상 사람의 절반은 여자인데 말이죠! 이 상황은 과학계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대단한 연구를 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과학자가 많아요. 그래서 저는 위키피디아에 이런 여성 과학자들을 소개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2018년 1월에 시작해서 12월 31일까지 하루에 한 명씩 올리기로 마음먹었지요. 실제로는 하루에 한 명 이상을 쓸 때도 있어서, 오늘(10월 12일)까지 349명에 관한 이야기를 썼답니다.

Q여성 과학자는 어떻게 찾으시나요?
 우선 과학상 수상자나 대학교의 교수 목록을 찾아봐요. 멋진 연구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 구글에 검색해보기도 하죠. 여성이나 유색 인종의 경우 보통은 위키피디아에 설명이 실려있지 않은 경우가 많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알려진 이후로는 많은 사람이 제게 이메일로 여성 과학자를 추천해주었어요. 지금은 써야 할 사람이 67명이나 밀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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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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