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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물에서 DNA를 찾아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라!

물 한 컵만 있으면 네스호에 사는 모든 생물을 찾아낼 수 있다니 신기하지? 엇, 그런데 또 다른 과학자들이 호수 옆 잔디밭에 있는 똥을 발견하고 달려갔어. 똥에서도 DNA를 찾을 수 있다고?

 

 

똥 속 DNA로 멸종위기종을 추적한다!


사향노루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에 해당하는 동물이자 천연기념물이에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지역에 극소수만이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요. 그래서 사향노루를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답니다.


그런데 지난해 강원도 화천군 DMZ 일대에 사향노루가 적어도 6마리 이상 서식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졌어요. 이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단서는 바로 사향노루의 똥이었어요. 어떻게 배설물만으로 이를 알아낼 수 있었을까요?

 

 

국립생물자원관 연구팀은 매달 2주씩 5개월 간 사향노루의 흔적을 찾아 배설물과 털을 수집했어요. 똥은 장에서 만들어져 이를 통과해 항문으로 나오기 때문에, 똥 바깥쪽에는사향노루 장의 상피세포가 묻어 있어요. 똥의 안쪽은 대부분 초식동물인 사향노루가 먹은 풀들이지요. 그래서 똥의 겉면을 깎아내어 가루를 모으면 DNA를 얻을 수 있답니다. 여기서 얻은 DNA는 직접 혈액을 뽑았을 때처럼 완전한 모양은 아니지만, 작은 조각의 DNA만으로도 분석이 가능해요.


예를 들어 두 개의 똥에서 나온 DNA가 같은 유전자를 가졌다면 한 마리의 사향노루가 싼 똥이라는 뜻이에요. 반면 다른 유전자가 나타난다면 두 마리의 사향노루가 있다는 뜻이지요. 이를 이용해 사향노루가 몇 마리나 서식하는지 추정할 수 있답니다. 연구를 이끈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안정화 연구관은 “배설물에서 DNA를 찾는 방법은 사향노루처럼 발견하기 어려운 동물을 연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어요.

 

배설물에서 찾은 DNA로는 개체 수뿐만 아니라 암수 구별도 가능해요. 지난 7월, 서울시 용마산과 경기도 포천시에 산양이 나타났다는 제보가 들어왔어요. 산양도 사향노루처럼 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이자 천연기념물에 속하지요. 이에 따라 환경부에서는 급히 연구팀을 파견해 정밀 조사에 나섰답니다.


무인 카메라를 설치해 조사한 결과, 용마산과 포천에서 각 한 마리씩의 산양이 발견됐어요. 이어 연구팀은 용마산에서 발견한 산양의 배설물과 털에서 DNA를 찾아냈지요. 분석 결과, 이미 확인된 수컷 한 마리에 추가로 암컷 한 마리가 더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답니다. 유전자 분석을 맡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복원기술부 한상현 책임연구원은 “배설물 속 DNA에 X염색체와 Y염색체가 모두 있으면서 수컷을 결정하는 유전자(SRY)가 있으면 수컷, X염색체만 있고 SRY유전자가 없으면 암컷으로 판별할 수 있다”고 말했답니다.

 

 

 

● 인터뷰 : 신선한 똥과 오줌은 동물을 연구하는 데 유용해요!

안정화(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연구관)

 

눈이 많이 왔을 때 동물들의 발자국을 뒤쫓다 보면 노란 오줌이 고인 걸 쉽게 발견할 수 있어요. 이 오줌을 얼음에 고인 그대로 떠서 실험하면 깨끗한 DNA를 얻을 수 있지요. 이때 중요한 건 신선도예요. 신선한 똥오줌일수록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요.


해외 동물원에서는 사육하는 동물의 똥을 정기적으로 수거해 호르몬을 찾기도 해요. 호르몬은 단백질이라서 DNA보다 훨씬 더 좋은 상태로 얻을 수 있거든요. 이렇게 얻은 호르몬 농도로 암컷의 호르몬 주기를 추적해 수컷과의 짝짓기 날짜를 정한답니다.

 

냄새나고 더러운 배설물이지만 과학자들에겐 동물을 연구하는 데 소중한 자료랍니다. 혹시 산 속에서 배설물을 본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멸종위기종의 흔적은 아닐지 한번 생각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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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7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오혜진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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