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머리카락을 흘리는 것처럼, 다른 생물도 자신의 흔적을 남겨. 이 흔적을 찾으려고 호수의 물을 뜨는 거야. 어떤 흔적을 찾냐고?
물 한 컵 속 DNA로 네스호를 샅샅이 뒤진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호수 ‘네스호’에는 ‘네시’라는 이름의 괴물이 산다는 전설이 있어요. 네시가 20m 이상의 거대한 크기이고, 긴 목을 가진 공룡의 모습이라는 목격담이 중세시대부터 수백 년동안 전해지면서 유명해졌지요. 하지만 아직까지 네시의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답니다.
지난 5월,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의 닐 겜멜 교수팀은 네시를 찾는 ‘네스호 프로젝트’를 시작해 화제를 모았어요. 생물은 세포와 피부, 털, 껍질 등 자신의 흔적을 흙이나 물속에 남겨요. 이를 ‘환경DNA(eDNA)’라고 해요. 만약 네시가 진짜 있다면 물속을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피부나 털, 비늘 등을 떨어뜨릴 거예요. 그래서 호수의 물속에 들어 있는 DNA를 분석하면 네시의 DNA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지요.
연구팀은 6월, 네스호에서 깊이별로 259개의 물 샘플을 수집했어요. 지금은 샘플에서 DNA를 추출해 유전자 서열을 분석하고 있지요. 이후 전세계 생물의 유전자 서열이 저장된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 네스호에 어떤 생물들이 사는지 확인할 예정이에요. 최종 결과는 내년 1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답니다.
●인터뷰 : 네스호 괴물이 정말 있을까요? 아무도 모르는 일이죠.
닐 겜멜(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 해부학과 교수)
Q어떻게 네스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나요?
지난 3~4년 동안 환경DNA를 이용해 뉴질랜드 바다에 어떤 생물들이 살고 있는지, 해양 생태계가 침입종이나 기후 변화 등으로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연구했어요. 그러다 환경DNA로 깊은 바다나 지하수와 같은 곳에 사는 생물도 찾아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지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네스호는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좋아서 그런 프로젝트에 딱 맞았답니다.
Q네스호에 정말 괴물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괴물이 없다고 믿지만, 제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10살인 제 아들은 네스호의 전설을 믿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괴물에 대한 여러 가지 주장을 검증해 보려고 해요. 수장룡, 철갑상어, 거대한 메기의 DNA가 있는지 찾아볼 예정이지요. 만약 우리 샘플에서 아주 조그만 증거라도 찾는다면, 꽤 훌륭한 발견이 되겠죠?괴물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해도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네스호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거예요. 네스호에는 어떤 생물들이 사는지, 최근 스코틀랜드의 침입종으로 밝혀진 곱사연어가 네스호에도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답니다.
Q앞으로의 계획은 뭔가요?
네스호의 괴물을 찾는 프로젝트와 어울리도록 팀 이름을 ‘수퍼 내추럴 히스토리’로 지었어요. 우리 팀엔 생물학자들뿐만 아니라 고고학이나 진화를 연구하는 학자, 1970년대부터 네스호의 괴물을 추적해 온 전문가도 있답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난 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다른 전설 속 생물을 찾는 일을 하고 싶어요.
Q<;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우리의 모험이 친구들에게도 재미있기를 바랍니다. 제 아들과 딸은 아빠가 한 일 중 이번 프로젝
트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거든요. 트위터에서 #lochnesshunters 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해 네스호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계속 지켜 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