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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 장내미생물이 정신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리 : 너희들은 누구니?


장내미생물 : 우리는 장내미생물이야! 너의 뱃속에 살고 있지. 보이지 않겠지만 사람을 둘러싼 주위 환경에는 사실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어. 사람의 몸속에도 100조 개 이상의 미생물이 있는데, 그중 97% 이상은 장에 살고 있단다.


예전에 과학자들은 장내미생물이 음식물의 소화를 돕거나 영양소를 공급해준다고만 생각했어. 하지만 최근 장내미생물이 비만, 당뇨와 같은 질병부터 사람의 기분까지, 인체의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어.

 

일리 : 너희들이 내 기분에 영향을 준다는 거야?


장내미생물 : 응. 장내미생물은 사람의 기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한 예로, 우리가 잘 아는 유산균의 종류인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나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은 스트레스나 불안, 우울한 감정을 완화시켜 준다는 연구가 있어.

 

사람의 위장은 ●미주 신경을 통해 뇌와 연결되어 있어. 그런데 장내미생물 중 많은 종류가 신경이 신호를 전달할 때 쓰는 신경전달물질과 비슷한 물질을 만들 수 있거든. 과학자들은 장내미생물이 만든 화학물질이 미주 신경을 통해 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어.

 

●미주 신경 : 뇌에서 나오는 12쌍의 신경 중 10번째로, 내장 대부분에 연결된 신경.

 

일리 : 그런데 너희들은 왜 사람의 기분을 바꾸는 거야?


장내미생물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장내미생물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람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조작한다고 생각했어. 예를 들어, 사람의 성격을 활발하게 만들면 친구를 더 많이 만나게 되니 더 많은 사람에게 세균을 전염시킬 수 있겠지.

 

실제로 개미에게 감염되는 어떤 균류는 개미가 나무의 높은 곳으로 올라가도록 행동을 조종한다고 해. 그 곳에서 성장한 다음 포자를 뿌릴 속셈인 거지.

 

일리 : 그럼 너희는 정말 사람을 조종해?


장내미생물 :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케빈 포스터 교수 연구진은 장내미생물이 인간을 조종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연구를 발표했어. 연구진은 장내미생물이 사람을 조종하기 위해 드는 노력이 너무 크다고 주장했지.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데 힘을 쏟다가 다른 미생물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거야.

 

연구진은 대신 인간의 기분이 장내미생물에 영향을 받는 이유는 장내미생물의 몸에서 만들어지는 대사활동의 부산물 때문이라고 주장했어. 장내미생물이 만드는 물질 중 일부가 우연히 뇌에 영향을 미쳐 인간의 기분을 바꾸었고, 이런 물질을 만드는 미생물이 자연 선택되어 더 잘 생존할 수 있었다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 같이 도와가며 잘살아 보자고!

글 : 이창욱 기자·changwooklee@donga.com
만화 : 박동현

어린이과학동아 2018년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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