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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나이를 먹지 않는다!

 

일리: 자기소개를 부탁해~!

 

벌거숭이두더지쥐: 안녕, 나는 동아프리카에 사는 작은 설치류인 벌거숭이두더지쥐야. 온몸에 털이 없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을 뿐 두더지와는 아무 관련이 없고, 그냥 쥐의 일종이지. 우리에겐 몇 가지 특징이 있어. 그중 하난 개미처럼 여왕과 병사, 그리고 일꾼으로 계급이 나눠져 있다는 거야. 여왕 쥐는 자손을 생산하고, 병사 쥐들은 땅굴을 지키고, 일꾼 쥐들은 굴을 파고 먹이를 찾는 잡다한 일을 하지. 많게는 300마리가 무리를 이뤄 굴에서 살고 있단다.

 

일리: 또 다른 특징이 있니?

 

벌거숭이두더지쥐: 사람들이 우리를 주목하기 시작한 건 우리가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알려지면서부터야.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 중 첫 관문인 ‘TrkA’란 단백질에 변형이 생겼기 때문이지.

 

또 우리는 몸속에서 세균의 침입이나 독성 물질의 침투를 막는 ‘히알루론산’이란 물질을 만들어. 덕분에 암이 발생하지 않아. 게다가 산소가 없어지더라도 18분까지 버틸 수 있어.

 

이 때문에 보통 쥐들은 3년 정도 살지만 우리는 그보다 10배나 많은 30년 정도 살 수 있지. 사람으로 치면 800살 정도 사는 거야.

 

일리: 800살~? 그때까지 몸이 늙지 않아?

 

벌거숭이두더지쥐: 응, 우리는 늙지 않아. 구글의 생명공학 계열사인 칼리코에서 이번에 새롭게 밝혀냈지. 칼리코의 연구팀은 지난 30년 동안 벌거숭이두더지쥐 3000여 마리의 사육 기록을 조사했어. 우리는 6개월이면 성장하는데, 그때부터 평생동안 1일 사망률이 1만 마리당 1마리 꼴로 거의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지.

 

원래 모든 포유동물은 나이가 들수록 사망률이 높아져. 사람은 30세 이후 8년마다 질병으로 인한 사망위험률이 두 배씩 증가한단다. 이를 ‘곰퍼츠의 사망률 법칙’이라고 하지. 우리는 이 법칙에서 벗어난 첫 번째 포유동물이 됐어.

 

일리: 늙지 않는 비결을 알려 줘!

 

벌거숭이두더지쥐: 지금까지는 DNA나 단백질에 손상이 생기면 이를 바로 잡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어. 더 자세한 이유는 계속 연구 중이지. 또 평생 동안 늙지 않다가 30년이 지난 후엔 왜 죽는 건지도 아직은 미스터리란다.

 

연구팀은 우리가 늙지 않는 비밀을 알아내서 인간에게 적용하길 희망하고 있어. 인간 수명의 한계라는 150살을 넘어 더 오랫동안, 고통 없이 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앞으로도 우리에 대한 연구에 주목해 줘~.

글 : 서동준 기자·bios@donga.com
만화 : 박동현

어린이과학동아 2018년 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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