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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 컴퓨터 박물관
추운 겨울에도 열대식물로 푸르름이 가득한 제주도. 공항에서 차로 20여 분을 달리자 블록 모양의 멋진 건물이 나타났어요. 바로 이곳이 아시아에서 유일한 컴퓨터 전용 박물관인 ‘넥슨컴퓨터박물관’!
1층 전시실로 들어서자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다양한 모양의 컴퓨터들이 먼저 눈을 사로잡았어요. 이곳에는 세계적으로 아주 의미 있는 컴퓨터와 관련 물건들이 총 5000여 점이나 수집돼 있거든요.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건 나무 컴퓨터 ‘Apple 1’이었어요. Apple 1은 1976년 지금의 ‘애플’사인 ‘애플 컴퓨터 컴퍼니’를 세운 스티브 워즈니악이 설계하고 손으로 직접 만든 컴퓨터예요. 애플사의 컴퓨터와 노트북의 시초가 된 첫 번째 컴퓨터지요. 지금의 컴퓨터와 달리 본체만 있어서, 모니터나 TV를 따로 연결하도록 되어 있어요.
“현재 세계적으로 남아 있는 Apple 1 50대 중 6대만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어요. 그 중 한 대가 이곳에 전시되어 있죠. 특히 스티브 워즈니악이 직접 사인을 해 주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는 컴퓨터랍니다.”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관을 둘러보던 중 세계 최초의 마우스가 눈에 띄었어요. 1964년 미국의 발명가 더글라스 엥겔바트가 발명한 ‘엥겔바트 마우스’로, 지금의 마우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어요. 삼나무 통 안에 ‘ㄱ’자 모양으로 놓인 두 개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면서 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하지요. 모양이 쥐처럼 생겼다고 해서 ‘마우스’로 불리게 되었답니다.
기자단이 뽑은 Best 4
2층 전시관은 오래된 컴퓨터 기기에서부터 최첨단 3D 체험까지, 게임과 함께 발전한 컴퓨터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어요. 게다가 엄마, 아빠가 어렸을 때 인기를 끈 추억의 게임기도 마련되어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체험하기에 안성맞춤이지요. 기자단 친구들이 뽑은 ‘넥슨컴퓨터박물관 Best 4’를 소개합니다.
SOEmote 개구리가 내 표정을 그대로 따라하네?
모니터 안에 개구리 한 마리가 얼굴을 내밀고 있어요. 모니터 앞에 서서 고개를 돌리거나 입을 벌리자 악어도 표정을 똑같이 따라해요(위 사진). 카메라가 눈, 코, 입을 인식해 게임 속 캐릭터 얼굴에 그대로를 나타나게 하는 ‘SOE모트(SOEmote)’ 기술이에요. 지난 2012년 ‘EverQuest’라는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한 기술로, 눈꺼풀의 깜빡임을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섬세해요.
구글 글래스 목소리와 손가락 하나면 작동된다고?
안경 테와 렌즈가 없고, 한쪽 눈 앞에 정육면체 모양의 프리즘이 있는 특별한 안경이에요. 안경을 쓴 상태에서 ‘오케이 글래스’라고 외치면 프리즘 안에 컴퓨터 화면이 나와요. 인터넷이나 게임, 날씨 등 원하는 프로그램을 외치기만 하면 그대로 실행되죠. 안경 테를 손가락으로 터치하거나 눈을 한번 깜빡거려서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도 있어요. 이 모델은 아직 시험단계로, 앞으로 효율성이 좋은 배터리가 개발된다면 실용성이 더욱 커질 거예요.
오큘러스 리프트 안경 하나로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다고?
가상현실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치인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예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머리에 착용하는 디스플레이)의 일종인 안경을 머리에 쓰면 눈앞에 3차원 입체 영상이 펼쳐져요. 롤러코스터를 타는 영상이 나왔는데, 가상이라는 걸 알면서도 아래로 내려가는 구간에서는 실제로 타고 있는 것처럼 오금이 저리고 비명소리가 절로 났답니다. 특히 좌우로 90° 이상 고개를 돌려 볼 수 있어서 더욱더 실감이 났지요.
FDD 오케스트라 디스크 드라이브가 노래를?
나무로 만든 큰 전축이에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레코드판이 아니라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버 8개가 현란하게 움직이며 소리를 내고 있어요. 오래 전 저장매체로 사용했던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버는 모터를 돌려 디스크 안의 데이터를 읽어요. 이때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나지요. 이 소리를 이용해 만든 일종의 예술작품이에요. 모터의 속도가 빠를수록 고음이 나고, 속도가 느려질수록 둔탁한 소리가 난답니다.
컴퓨터의 진화는 계속 된다!
카세트 테이프에서 USB로
과거 보조기억장치는 1.2MB의 용량을 담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카세트 테이프였다. 이후 정사각형의 플로피 디스크, zip디스크, USB 등으로 바뀌며 크기는 작아지고 데이터를 담는 용량은 커졌다.
전화선에서 빛으로
과거의 네트워크는 전화선을 통해 접속하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하는 동안 집은 늘 통화중이었다. 현재의 네트워크는 빛이 직진하는 성질을 이용한 광통신 방식으로 인터넷 속도가 빠르다.
타자기에서 레이저 키보드로
키보드의 첫 모습은 타자기였다. 이후 입력한 글자를 디지털로 전환해 주는 텔레프린터에서 현재의 키보드로 바뀌어 왔다. 최근에는 빛 형태의 키보드를 타이핑하는 레이저 키보드가 각광받고 있다.
만지作
자, 이번엔 컴퓨터 기기를 직접 만들어 볼 시간이에요. 넥슨컴퓨터박물관 3층에는 ‘만지作’이라는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마우스를 직접 만들거나 게임 프로그램을 코딩하고, 스피커를 만들어 볼 수도 있지요. <;어린이과학동아>; 기자단이 만지作 키트로 마우스 만들기에 도전했어요.
광마우스의 핵심은 프리즘과 광학 센서!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것은 ‘광 마우스’예요. 빛을 발사해 바닥에 반사된 빛으로 움직임을 인식하는 원리지요. 마우스를 컴퓨터에 연결하면 LED에서 빛이 나와요. 이 빛은 프리즘에 닿아 굴절되고, 구멍을 통해 바닥에서 한 번 더 반사되어 광학센서로 들어가지요.
광학 센서는 빛을 이용해 바닥면을 1초에 수천 번 스캔해요. 그럼 컴퓨터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스캔한 사진을 비교해, 마우스가 움직인 거리를 계산하고 포인터를 이동시킨답니다.
인터뷰
독서와 체험으로 생각의 틀을 넓히세요!
<;어린이과학동아>; 기자단 친구들은 마지막으로 최윤아 관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컴퓨터의 역사를 잘 보존하는 것은 물론, 사람들이 언제든지 와서 보고 즐길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는 관장님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봐요!
Q 넥슨은 게임회사인데, 왜 컴퓨터 박물관을 운영하나요?
아주 중요한 질문이에요. 사실 게임과 컴퓨터는 아주 오래전부터 함께 성장해 왔어요. 더 실감나는 게임을 위해 컴퓨터가 발전했고, 반대로 컴퓨터 기술이 다양해지면서 게임은 더욱 재밌어졌지요.
특히 게임에 쓰이는 최신 기술은 단순히 ‘오락’에만 사용되지 않아요. 공부를 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가상으로 써보고, 위험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해 보는 것도 가능하지요. 따라서 컴퓨터의 역사를 알고 기술의 발전을 이해하는 일은 무척 중요하답니다.
Q 현재까지 개발된 장애인용 컴퓨터와 기술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오늘 박물관에서 본 구글 글래스나 한 손 키보드, 크기가 3배 이상 큰 마우스 등이 모두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한 제품이에요. 눈을 깜빡거리는 속도와 횟수만으로도 컴퓨터를 실행할 수 있는 ‘눈으로 조작하는 마우스’도 있답니다. 앞으로 혜은친구가 커서 장애인들을 위한 더 좋은 제품들을 만들길 기대할게요.
Q 저는 앞으로 훌륭한 컴퓨터공학자가 되고 싶어요. 어떤 공부를 하면 도움이 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를 하고, 다양한 체험을 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컴퓨터공학자라고 해서 기술적인 것만 공부하면 창의적인 일을 해내는 데 분명 한계를 느낄 거예요. 책을 많이 읽고 넓은 세상을 보면서 생각의 틀을 넓히세요. 기술이 뛰어난 컴퓨터 공학자에서 창의적인 컴퓨터 공학자로 거듭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