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여치의 노래를 잘 들을 수 없는 이유는?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은 ‘귀뚜라미’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지구사랑탐사대? 숲? 노래? 보일러? 아마 많은 친구들이 ‘가을’을 떠올릴 거예요. 선선한 가을, 풀밭에 앉아 귀를 쫑긋 세우면 ‘귀뚤~, 귀뚤~’ 하며 우는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있지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가을에 신 나게 노래하는 곤충은 귀뚜라미만이 아니에요.

 

귀뚜라미 못지않은 가수, 여치

메뚜기목에 속하는 곤충은 크게 메뚜기, 여치, 귀뚜라미가 있어요. 이 중 여치는 귀뚜라미와 가까운 친
척사이인 만큼 비슷한 점이 많답니다. 소리를 낼 때 양쪽의 앞날개를 비비는 것도, 고막이 앞다리 종아리마디에 있다는 것까지도요. 이렇게 비슷한만큼 여치도 귀뚜라미 못지않은 가수랍니다.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 잘 알지요? 이야기 속에서 여름 내내 바이올린을 켜며 노래를 부르는 베짱이가 바로 여치의 한 종류예요.
그런데 친구들 혹시 여치의 노래를 들어본 적 있나요? 왜 여치의 노래는 귀뚜라미 노래처럼 익숙하지 않은 걸까요?
 
여치의 한 종류인 베짱이는 이솝우화에서 노래를 즐기는 모습으로 나온다.

여치노래를 잘 들을 수 없는 이유는?

소리는 공기압력의 변화가 전달되는 것이에요. 공기압력의 변화는 우리 귀에 있는 고막을 통해 감지할 수 있는데 흔히 파도와 같이 진동모양으로 나타내지요. 이 때 진동의 상하 폭을 ‘진폭’, 가로 폭을 ‘파장’, 1초 동안 고막에 전달 되는 횟수를 ‘주파수’라고 해요. 진폭이 클수록 큰 소리가 나고, 주파수가 높을수록 고음이, 낮을수록 저음이 나지요.
우리가 여치의 노래 소리를 잘 들을 수 없는 것은 주파수 때문이에요. 귀뚜라미가 부르는 유인노래 주 파수는 3000~6000 헤르츠★이고 여치 노래의 주파수는 귀뚜라미보다 훨씬 높은 6000~20000 헤르츠이지요. 사람이 잘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주파수 범위는 2000~5000 헤르츠! 따라서 우리는 귀뚜라미 노래를 훨씬 잘 들을 수 있지만 여치의 노래는 그렇지 못하답니다.

 

헤르츠(㎐)★
진동수의 단위로 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 독일의 물리학자 헤르츠(Hertz, 1857~1894)의 이름을 땄다.

몸집이 작은 곤충은 소리의 방향을 알기 어려워요

소리를 이용하여 의사소통하는 동물은 대개 귀가 두 개 있어요. 그 이유는 소리가 오는 방향을 알기 위해서이지요. 만약 왼쪽 방향에서 소리가 온다면 왼쪽 귀에 소리가 먼저 도달하고, 오른쪽 귀에 나중에 도달해요. 또 왼쪽 귀가 소리를 내는 물체에 더 가깝기 때문에 왼쪽 귀에 도달하는 소리의 세기가 오른쪽 귀보다 크지요. 이렇게 왼쪽 귀와 오른쪽 귀에 도달하는 소리의 시간차와 세기의 차이를 이용해 소리의 방향을 알 수 있는 거랍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소리를 듣는 수신자의 몸 크기와 소리의 주파수예요.
몸집이 작은 동물들은 소리가 오는 방향을 알기 어려워요. 몸집이 작은 만큼 양쪽 귀 사이 거리가 짧기 때문에 소리의 시간차와 세기의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요. 귀뚜라미는 양쪽 귀 사이 거리가 약 1cm 미만인데, 이 차이는 시간으로 환산하면 33 마이크로초(μs·1 마이크로초는 100만분의 1초)밖에 나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몸집이 작은 동물들은 짧은 귀 사이 거리만큼 높은 주파수의 소리를 내야 해요. 그럼 귀 사이의 거리가 짧은 동물들도 소리와 방향을 알아채기 훨씬 쉬워지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여치는 작은 몸 크기만큼 높은 주파수의 노래를 불러요.

 
소리의 파장이 줄어들면 주파수는 높아진다.


사람은 압력 귀, 여치는 압력차 귀

여치와 귀뚜라미는 소리를 인지하는 방법도 사람과 달라요. 흔히 사람은 ‘압력 귀’, 여치는 ‘압력차 ’라고 부른답니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소리가 귀로 들어오면 고막이 진동해요. 이 진동이 신경계에 전달되면 최종적으로 뇌에서 소리를 느낄 수 있는 거지요. 사람의 고막 안에는 빈 공간이 있는데 이 부분에 공기가 들어가 있어요. 소리가 없는 상태에서는 이 부분의 공기 압력이 외부의 공기 압력과 똑같아 고막이 진동하지 않아요. 그럼 우리는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느끼는 거랍니다. 반대로 특정 소리가 귀로 다가와서 공기의 압력이 빠르게 변하면 고막 내부의 압력과 달라지면 고막이 진동해요. 그럼 이 진동을 청각신경이 감지해서 소리를 듣게 되지요. 귀 내부의 공기압력과 외부의 공기압력을 비교해 소리를 감지하기 때문에 압
력 귀라고 해요.
귀뚜라미와 여치도 고막을 이용해 소리를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사람과 달리 고막 안의 공간이 숨관(공기구멍)을 통해 배의 첫 번째 마디까지 연결되어 있어요. 배의 첫 번째 마디에 있는 숨관에 소리가 들어오고, 이 소리가 숨관을 통해 고막의 뒷부분에도 전달된답니다. 결국 소리가 고막의 앞과 뒤로 들
어오는 거예요.
숨관을 통해 들어온 소리는 먼 길을 돌아 왔기 때문에 소리의 세기가 원래보다 훨씬 약해져요. 그래서 외부에서 오는 소리의 압력과 숨관을 통해 고막의 뒷부분에 들어온 소리의 압력을 비교해 소리를 듣는 거지요. 이렇게 소리를 듣는 귀뚜라미와 여치의 귀를 압력차 귀라 부르지요.
압력차 귀는 숨관의 길이와 직경에 따라 잘 들을 수 있는 소리신호의 주파수가 결정되요. 귀뚜라미의 귀는 여치보다 낮은 3000~6000 헤르츠의 주파수에 잘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귀뚜라미와 여치의 노래가 같은 주파수에서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죠. 그래서 우리는 귀뚜라미 노래는 잘 들을 수 있지만, 아쉽게도 여치 노래는 잘 듣지 못하는 거랍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여치의 노래처럼 평소에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많은 동물들에게 관심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요?
 


 
귀뚜라미의 고막은 앞다리 종아리마디(A, B)에 있다. 그러나 숨관(C)을 통해서도 소리가 들어가 고막의 뒷부분에 전달된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4년 2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장이권 교수
  • 사진

    장이권 교수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 물리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