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서 설명하는 이 식물은 무엇일까요?
먼저 크게 세 가지 모양으로 나눌 수 있어요.
사람 키의 두세 배는 가볍게 넘는 긴 기둥 모양, 발로 뻥 차면 데굴데굴 굴러갈 것 같은 동그란 공 모양, 바람에 흔들리면 마치 인사하는 것처럼 보이는 넓적한 손바닥 모양이 있답니다. 또 종류가 매우 다양해 무려 3000종이 넘어요. 가시가 빽빽하게 돋아나 황량해 보이지만 봄이 오면 정말 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반전’을 품고 있기도 해요. 이 식물의 정체는 바로 사막의 상징, 선인장! 뾰족한 가시로 감춘 놀라운 매력과 비밀을 풀기 위해 명예기자 단비와 마리가 나섰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선인장이 자라고 있는 경기도 선인장연구소로 고고~!
비밀1 선인장은 잎이 전혀 없다?
최마리 : 선인장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어~. 그런데 전부 가시를 달고 있네?
이단비 : 잎 대신 가시가 달려 있다는 점이 선인장의 가장 큰 특징이잖아~. 근데 잎이 달려 있는 선인장도 있네? 가시가 없는 것도 있고?
선인장은 통통한 몸과 날카로운 가시를 자랑해요. 그 대신 잎도, 가지도 달려 있지 않지요. 이유가 무엇일까요?
선인장의 몸이 바로 가지이기 때문이에요. 건조한 기후에서 물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 세포를 늘리다 보니 우리가 아는 모습으로 변했지요. 또 가시는 원래 잎이었답니다. 식물의 잎에는 숨을 쉬기 위한 ‘기공’이 있는데, 여기서 물도 증발해 버려요. 물이 나가지 못하게 하려고 잎은 자꾸 줄어들었고 결국 가시 모양으로 변해 버렸지요. 뾰족뾰족한 가시는 선인장의 수분을 탐내는 동물로부터 몸을 지키는 역할도 한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선인장’처럼 생기지 않은 선인장도 있어요. 가지도 갈색이고 잎도 무성하기 때문에 언뜻 보면 보통 나무 같지요. 잎이 가시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멈춘 종류랍니다. 하지만 가시가 돋아나는 곳인 ‘가시자리’를 보면 구분할 수 있어요. 선인장의 가시 밑에는 작은 솜털이 빽빽하게 돋아나 있거든요. 돌연변이가 일어나 가시가 없는 선인장 역시 솜털이 돋아난 가시자리는 남아 있어요.
비밀2 선인장은 꽃만 화려하다?
이단비 : 초록색 선인장에 화려한 꽃이 피기 시작했어. 정말 아름답다~!
최마리 : 저기에도 알록달록 예쁜 선인장 꽃이 한 가득이야! 우와~, 꽃이 화려한 게 선인장의 특징인가?
선인장은 가시 돋은 겉모습과 달리 크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요. 생물의 수가 적은 사막에서 짧은 시간 동안 번식을 하기 위한 방법이지요. 꽃이 화려할수록 꽃가루를 옮기는 곤충이 쉽게 찾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선인장 자체의 색이 화려한 경우도 있어요. 다양한 붉은색을 자랑하는 ‘비모란’이 대표적인 예이지요. 어떻게 만드냐고요? 선인장의 ‘색변이’를 이용하면 돼요. 선인장은 다른 식물처럼 엽록소로 광합성을 해 양분을 얻어요. 그래서 몸이 초록색이지요. 그런데 엽록소가 없는 돌연변이인 색변이가 일어나면 안토시아닌(붉은색)이나 플라보노이드(노란색) 같은 다른 색소의 색이 나타난답니다. 그럼 선인장 몸체가 마치 꽃처럼 아름다운 색을 띠지요.
이런 선인장은 광합성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양분을 줄 수 있는 다른 선인장에 붙여 키워야 해요. ‘접목 선인장’이라고 부른답니다. 접목 선인장은 크기가 너무 커져서 아래 몸체가 주는 양분이 부족해지면 죽기 때문에 다른 선인장만큼 오래 살 수 없어요. 하지만 다양한 형태와 색 때문에 관상식물로 인기를 끌고 있지요.
비밀3 선인장은 내버려 둬도 잘 자란다?
최마리 : 선인장은 참 알면 알수록 예쁜 식물인 것 같아. 나도 하나 키울래~.
이단비 : 나도, 나도! 그런데 우리도 연구원 분들처럼 잘 키울 수 있을까?
선인장은 몸 안에 수분이 가득 있기 때문에 물이 많이 필요 없어요. 또 공기 정화 효과도 탁월해 집에서 키우기 좋은 식물이지요. 하지만 원산지와 우리나라의 기후가 다르기 때문에 계절에 맞춰 서로 다른 방법으로 보살펴야 한답니다.
선인장이 가장 잘 자라는 시기는 적당히 건조하고 일교차가 큰 봄과 가을이에요. 원산지인 북아메리카의 건조한 황무지와 비슷한 기후거든요. 이때는 물을 듬뿍 줘도 괜찮아요. 낮에 햇볕을 충분히 받게 해 주면 쑥쑥 자라며 아름다운 꽃을 피울 거예요. 반면 밤에도 더운 여름이나 낮에도 추운 겨울은 선인장이 성장을 멈추고 쉬는 ‘휴면기’예요. 이땐 물을 가끔, 아주 조금씩만 주세요. 잘못하면 뿌리부터 썩어서 죽을 수도 있어요. 또 주변의 온도가 5℃ 밑으로 내려갈 정도로 추워지면 선인장이 버티기 힘드니 따뜻한 실내에서 보살펴 주세요.
화분에 담긴 선인장은 작은 크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개량한 품종이 많아요. 그래서 선인장연구소의 선인장처럼 몇 미터씩 크기는 힘들지요. 하지만 정성껏 보살피면 최대 수십 년까지 살 수 있답니다. 이번 봄에는 집에 선인장 한 그루씩 들이는 게 어떨까요? 오랜 시간 동안 좋은 가족이 되어줄 거예요.
명예기자 : 이단비(서울 창천초5), 최마리(고양 다솜초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