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별똥별, 즉 유성에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지요. 마침 유성이 여러 개 떨어진다기에 소원을 빌기 위해 기다리는 닥터 그랜마예요. 내 소원이 뭐냐고? 지구 정복이지 뭐긴 뭐야!
그런데 유성우가 이렇게 많이 한꺼번에 떨어지는 거였나? 너무 갑자기 우다다다 쏟아져서 소원을 빌기도 전에 정신이 멍해졌어요. 게다가 유성 하나하나가 눈 깜빡일 동안 슉슉 지나가 버려서 말 한 마디를 제대로 꺼내기도 힘들잖아! 지…, 지…, 지…, 아 ! 내가 무슨 소○시대냐고!
이놈들아, 왜 이렇게 한꺼번에 오는 거야?
유성우가 뭔지 몰랐나요? 수십~수백 개의 유성이 계속 떨어져 내린다고요. 게다가 저희는 그 가운데서도 가장 수가 많고 화려하다는 ‘페르세우스 유성우’거든요. 매년 8월 이맘때면 북쪽 하늘의 페르세우스 자리를 중심으로 1시간 동안 수십 개에서 최대 100여 개나 되는 유성을 볼 수 있답니다. 이번 여행은 8월 12~13일에 이뤄졌지요.
뭐야, 유성우가 너희 말고 또 있다고?
유성우는 소행성이나 혜성이 지나간 자리를 지구가 통과할 때 생겨요. 혜성은 많은 먼지와 얼음으로 이루어진 천체로 긴 타원 궤도를 그리며 태양 주변을 공전하지요.
태양에 가까이 오면 이 덩어리들이 열 때문에 녹으며 태양 반대 방향으로 길게 끌리기 때문에 혜성이 지나간 자리에는 먼지와 얼음이 남게 돼요. 이 길에 지구가 들어서면 수많은 혜성의 부스러기들이 지구 중력에 끌려 대기권에서 타오르지요. 그게 유성우예요. 예를 들어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130년 주기로 공전하는 ‘스위프트-터틀 혜성’의 잔해가 남긴 선물이랍니다. 보통 유성우는 ‘복사점’이라고 불리는 한 점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퍼지며 떨어지는데, 저희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복사점은 말 그대로 페르세우스 자리 방향에 있어요.
그렇게 많이 떨어지면 맞아서 다치거나 하지 않을까?
물론 소행성이나 큰 암석 덩어리가 지구에 떨어지면 큰일 나지요. 아무리 크기가 작더라도 최고 초속 72㎞나 되는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충격 에너지가 엄청나거든요. 예를 들어 6500만 년 전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의 지름은 약 10㎞, 도시 하나 정도의 크기였지만 공룡을 포함한 지구 생물의 약 75%를 멸종시켰을 정도로 강력했지요.
하지만 유성우는 대부분이 ‘먼지’이기 때문에 대기권에서 모두 타올라서 사라져 버려요. 일반적인 유성들도 대부분 아주 작은 암석이나 먼지랍니다. 유성이 타고 남은 돌인 ‘운석’도 대부분 바다나 인간이 살지 않은 곳에 떨어지기 때문에 괜찮아요.
윽, 이야기 나누는 사이에 유성우 쇼가 모두 끝나 버렸어. 아직 지지지 밖에 못 했는데!
유성우는 거의 매달 있어요. 특히 혜성 궤도를 지나는 7~8월에 집중돼 있지요. 또 올해 11월에는 혜성 ‘아이손’이 태양에 가까이 접근하는 우주쇼가 있답니다. 지금 예상으로는 11월 20일 이후부터 12월 초까지 맨눈으로 볼 수 있을 만큼 밝은 혜성을 볼 수 있어요. 혜성이나 유성이나 기본 성분은 같으니, 올 겨울 다시 한 번 소원을 빌어보는 게 어떨까요? 이번에는 느긋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