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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꼽등꼽등꼽등~, 꼽등꼽등꼽등~, 내 이름은~,
꼽등이~♪. 요즘 인기~ 검색어~ 1위~! 어디서든 내 이야기♬”
안녕! 다들 내 주제가, ‘꼽등이 송’ 들어본 적 있지? 바로 이 꼽등이 님을 위해 만들어진 노래란 말이지! 하핫! ‘자고 나니 스타가 됐다’라는 게 이런 걸까? 지난 한 달 동안 나와 내 몸 속에 기생하는 기생충 연가시가 받은 관심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어. 그런데 이게 웬일? 인기가 많아진 건 좋은데 우리들에 대한 유언비어도 많이 퍼지고 있더라구. 그래서 이렇게 우리가 직접 ‘어린이과학동아’ 편집부를 찾아왔단다.

 


자고 나니 인기가 쑥! 꼽등이에게 무슨 일이?

“꺄아아아악~! 누…, 누구신가요?”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 난데없이 꼽등이가 ‘어린이과학동아’ 편집부에 찾아와 인터뷰를 요청했어요! 인기 절정인 지금,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려 주고 싶다는군요. 흠…, 그러고 보니 꼽등이를 처음 본 사람들은 모두 저처럼 소리를 질렀지만 지금은 꼽등이를 ‘귀요미’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고, 팬카페도 생겼네요. 카페 가입자가 자그마치 3만 9000명이 넘는다는군요! 꼽등이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어느 날 나를 귀뚜라미로 착각한 친구가 인터넷에 나를 키우고 싶다는 글과 함께 내 사진을 올렸어. 그 글을 본 사람들은 “네가 잡은 것은 귀뚜라미가 아닌 꼽등이야”, “꼽등이는 위험하니 얼른 없애 버리세요”라는 덧글을 달았지. 게다가 내 뱃속에서 연가시가 나온다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 네티즌들은 나와 연가시를 가지고 노래와 게임을 만들었어. 그래서 결국 팬카페까지 생겨나게 된 거야.


꼽등이와 연가시의 정체를 밝혀라!
으~, 보자마자 손발이 오글오글…. 사람들이 꼽등이와 연가시에게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요? 특이한 사건만 보면 호기심이 샘솟는 바로 저, 최 기자가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지금부터 장안의 화제, 꼽등이와 연가시를 인터뷰해 자세히 알려 드리겠습니다!


소속┃메뚜기목.
친척┃메뚜기, 여치, 귀뚜라미, 땅강아지 등.
길이┃4~5㎝.
사는 곳┃산이나 집 근처의 어둡고 습기 있는 곳.
몸 색깔┃옅은 갈색에 진한 갈색 반점들이 나 있다.
좋아하는 음식┃죽은 곤충들.
특징┃어둡고 조용한 곳에 살아서 청력이 없고 시력도 낮다.


매끈한 피부와 긴 더듬이!
반짝반짝 빛나는 제 피부 좀 보세요. 어떤 사람들은 자체발광이라고도 얘기하지요. 후훗. 이래봬도 새우처럼
단단한 재질이랍니다. 배에는 단단한 피부의 마디 사이로 숨을 쉴 수 있는 구멍인 *기문이 뚫려 있어요.
길고 우아한 더듬이도 매력적이죠? 전 메뚜기나 귀뚜라미보다 훨씬 긴 더듬이를 가지고 있답니다. 이 더듬이가 눈 역할을 대신 하기 때문에 없으면 방향 감각을 잃으니 조심해 주세요!
놀라운 점프력!
저만큼 높이 뛰는 곤충도 없을 걸요? 제 점프력은 키의 10배나 되는 40~50㎝ 정도예요. 어두운 곳에서 제가 뛰는 모습을 보면 정말 무섭겠다고요?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폴짝폴짝 뛰는 저를 잡는 게임을 만들기도 했답니다.
 
잠깐! 꼽등이에 대한 오해와 진실!

❶ 꼽등이는 집안에서 번식하지 않아요. 주로 습기가 많은 흙에 알을 낳는답니다.
❷ 꼽등이도 살충제로 잡을 수 있어요. 하지만 살충제보다는 끈끈이를 쓰는 편이좋아요. 꼽등이가 들어오지 못하게 문 틈을 잘 막고 집안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답니다.


꼽등이의 단짝친구 연가시!


츄룹츄룹츄룹~, 안녕하세요? 전 연가시예요! 모두들 제가 누군지 잘 알고 있죠? 아마 저만큼 인기 있는 기생충도 없을 거예요. 제가 없었다면 꼽등이가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되지도 않았을 거고요. 하지만 전 억울한 게 많답니다! 꼽등이에 비해서 전 너무 잘못 알
려진 게 많아요. 저만 악당이 돼 버렸다구요~, 엉엉. 제 얘기 좀 들어 보세요~.
 
꼽등이 내장을 갉아먹고, 사람에게도 들어간다고?
그런 말씀 마세요~! 저는 꼽등이의 내장을 파먹거나 사람 몸 속에 들어가지 않아요. 저 같은 기생충이 기생하는 꼽등이 같은 생물을 ‘숙주’라고 하는데, 저는 숙주의 내장에 붙은 지방이나, 근육의 일부만 먹고 살아요.
또 저는 사람 몸에서는 살지 않아요. 기생충에게는 ‘기주특이성’이라는 것이 있어요. 식물에 기생하는 기생충은 식물에만, 곤충에 기생하는 기생충은 곤충에만 기생하는 자연의 법칙이랍니다. 저는 주로 곤충의 가슴과 배 사이의 공간에서만 살아요.


모든 꼽등이 속에 연가시가 들어 있다고?
모든 꼽등이 속에 내가 들어 있다는 건 오해예요~. 제가 들어가 있는 건 꼽등이 중에서도 일부라고요.
저는 물 속에 알을 낳는답니다. 그러면 물벼룩이나 개구리 같은 생물들이 돌아다니면서 제 알들을 물가 근처의 수풀로 옮겨 주지요. 운 좋게 풀을 먹는 초식 곤충들이 제 알이 묻은 풀을 뜯어 먹으면 그 곤충 속에서 알이 부화하고 자라다가, 그 곤충의 시체를 먹은 꼽등이 속에 제가 들어가 자라는 거예요. 그리고 꼽등이 속에만 사는 것이 아니라 메뚜기나 사마귀 같은 곤충 속에서도 살고 있답니다.


곤충? 해충? 우린 해치지 않아요~!

“옴마야, 깜짝이야!”
꼽등이와 연가시를 인터뷰하자마자 이번엔 다리가 30개나 되는 곤충이 편집부에 찾아왔어요! 알고 보니, 꼽등이가 이 기회에 소개하고 싶어 데려온 친구 ‘그리마’라고 하는군요. 이러다가 편집부가 곤충 천국이 돼 버리겠습니다! 하지만 억울한 사연이 있다고 하니 들어봐야겠어요!


그리마
절지동물의 하나로, 경제가 어려웠던 부모님의 어린 시절에는 난방이 잘 되고 음식 부스러기가 많은 집에서나 볼 수 있다고 해서 ‘돈벌레’라고도 불렀다. 하지만 지금은 징그러운 외모 때문에 나타나기만 하면 공포 특급!
 



노개기
길면서 등이 둥그렇다. 마치 딱딱한 껍질을 가진 지렁이처럼 생겼지만 자세히 보면 작은 다리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다리 주변에 발달한 샘에서 액체가 나와 이상한 냄새를 풍기는 *절지동물계의 스컹크!
 

*절지동물 : 곤충, 거미, 지네 등 가장 많은 종을 포함하는 동물의 한 분류.


못생겨서 해충? 진짜 해충은 따로 있다!
사람들은 저나 그리마, 노래기, 깔따구 같은 친구들이 나타나기만 하면 소리를 지르며 도망치거나 죽이려고 해요. 하지만 우리들은 병을 옮기는 해충이 아니랍니다. 단지 못생겨서 해충이라는 이름이 붙은 ‘불쾌 해충’이에요. 진짜 해충은 진드기나 빈대 같이 사람들을 질병에 걸리게 하는 생물들이에요.
중국에서는 최근 3년 동안 12명의 사람들이 진드기에 물려서 사망했어요. 또, 미국 사람들은 빈대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지요. 소파나 침대처럼 우리들 주변에서 생활하는 빈대는 사람을 물어 피를 빨아먹는데, 이 때 가려움증이 생겨 피부병을 일으키기도 한답니다. 그러니, 이제 저와 제 친구들에 대한 오해는 풀어 주세요. 제발~!


깔따구
모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입이 퇴화되어 물지 않는다. 유충이었을 때 먹은 영양분으로 3~4일간 생활하다 죽는데, 빛을 좋아해서 사람이 생활하는 장소 근처에 모여 살다가 죽기 때문에 혐오감 상승!
 
불쾌 해충도 알고 보면 쓸모 있다!
오해가 풀린 김에 저와 제 친구들이 얼마나 소중한 곤충인지 좀 더 설명해 드리죠. 저 그리마나 꼽등이는 죽은 곤충들을 먹어치우는 청소부 역할을 해요. 만약 우리가 없으면 곤충 시체들이 말라 부스러져 공기 중에 떠돌아다닐 수 있어요. 그러면 어린이 친구들이 아토피나 천식에 걸리게 될 수 있답니다. 한편, 깔따구는 하천의 오염 정도를 나타내 주는 지표생물이에 요. 깔따구는 오염된 물에서 사는데, 물에 사는 다른 곤충들이 죽을 때까지도 살아남아요. 만약 오염 된 물에서 깔따구가 90% 이상 관찰되면 *3급수의 물이라고 판단한다고 해요. 어때요? 우리도 알고 보면 쓸모가 많죠?
 
*3급수 : 황갈색을 띠는 탁한 물로 붕어, 미꾸라지, 깔따구 등의 생물은 살 수 있지만 열목어 등의 생물은 살 수 없다.


“불쾌 해충들이 화제가 되고, 노래와 팬카페 등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해충들이 어른과 아이들 모두 부담 없이 다룰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해충들은 사진이나 생김새를 가지고 인터넷에서 장난을 쳐도 비난을 받거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죠. 이런 과정을 통해 징그러운 해충들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게 되기도 해요. 하지만 꼽등이 인기가 치솟으면서 인터넷 덧글이나 창작물 등에 공격적인 내용이나 과장되고 왜곡된 내용들이 들어가는 문제도 생기고 있어요.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자연에 대해 배우는 것은 좋지만, 꼽등이 같은 대상을 이용해 선정적이거나 공격적인 표현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답니다." 조숙자 (서강대학교 심리학 강사)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 꼽등이와 친구들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됐나요? 그래도 징그럽다고요? 그럼 꼽등이와 친구들을 죽이기보다 집안에 들어오지 않도록 문틈을 막고 방 청소를 깨끗하게 해 주세요! 저…, 저기, 그럼 꼽등이 씨와 그리마씨도 이제 돌아가 주시겠어요? 이러다 제 책상이 곤충 천국이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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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 도움

    양영철 교수
  • 도움

    조숙자 강사
  • 진행

    임성훈
  • 진행

    레이먼드 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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