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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드디어 2010년 새해가 밝았어. 올해가 바로 경인년 호랑이띠의 해! 게다가 60년 만에 오는 백호띠라고 해. 어쩐지 호랑이 기운이 불끈 샘솟는 것 같지 않니? 그러고 보니 가까이 있는 것 같은 호랑이인데도 떠올려 보면 마치 상상의 동물처럼 희미하기만 해. 곶감을 가장 무서워한다는 순진한 호랑이,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겠다던 우리 호랑이는 대체 어디로 가면 만날 수 있을까


진짜 한국호랑이를 찾습니다!

이름:한국 호랑이.
성격:늠름하고 용맹함.
주요 활동 무대:전래동화와 민속화에 단골 등장.
헤어진 시기: 1922년 이후로 자취를 감춤.


친근한 우리의 호랑이
“어흥!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우리나라 전래동화에는 유난히 호랑이가 많이 등장해. 호랑이가 오누이를 잡아먹으려다 썩은 동아줄을 고 수수밭에 떨어졌다는 이야기, 산에서 호랑이를 난 나무꾼이 재치를 발휘해 ‘아이고, 형님! 왜 이제 오셨습니까?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십니다.’라고 자 호랑이가 지극정성으로 어머님을 모셨다는 이야기, 팥죽 할머니의 꾀에 넘어가 혼쭐이 난 이야기 등 셀 수도 없이 많잖아.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가리켜 ‘호담지국(虎談之國 : 호랑이 이야기의 나라)’이라고 했어.
그뿐인 줄 아니? 흔히 우리나라 지도는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호랑이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어. 단군신화에는 호랑이와 곰이 등장하고,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신(四神)인 주작, 현무, 청룡, 백호 중 유일한 실제 동물도 호랑이지. 그런 것을 보면 우리 조상들은 늠름한 기품을 가진 호랑이를 무서워하면서도 우러러 보았던 것 같아.
1988년에 있었던 서울 올림픽에선 호돌이가 한국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활약하기도 했어. 오늘날엔 용기와 위엄, 의리의 상징으로 학교, 기업, 용맹한 군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단다. 이처럼 우리 나라 사람들의 마음에 상징처럼 살아 있는 동물이 바로 호랑이야.


▼ 호랑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깃든 상징적인 동물이다.
 


세계의 호랑이

호랑이는 고양이과 포유류 중에서 가장 큰 동물로, 전세계에 여덟 *아종이 있다. 중앙아시아의 습지에 사는 카스피안호랑이, 중국 사천성 등의
남중국호랑이, 인도와 네팔 등의 벵갈호랑이, 인도차이나호랑이, 수마트라호랑이, 발리호랑이, 자바호랑이, 시베리아호랑이 등이다. 이 중 발리
호랑이, 카스피안호랑이, 자바호랑이가 야생에서 멸종했다.
*  아종 : 종의 하위단계로, 같은 종에서 지역적인 차이를 보일 때 인정된다.

한국호랑이
한국호랑이는 시베리아호랑이에 속하며 눈에 적응한 호랑이다. 중국의 동북부와 한반도, 러시아에 사는데 나라마다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 우리
나라에서는 조선범, 백두산호랑이, 한국호랑이로 부르며 중국에서는 동북호, 러시아에서는 시베리아호랑이, 아무르호랑이라고 부른다. 흔히시베리아호랑이가 가장 몸집이 크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벵갈호랑이가 더 큰 경우도 있다.



▲ 지난 100년 동안 세계 야생 호랑이의 수는 10만 마리에서 7500마리로 빠르게 줄었다. 또한 발리, 자바, 카스피안호랑이는 약 50년 전에 멸종했다.


한국호랑이는 어디에?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 한국호랑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마음 속 상징으로만 남아 있는 걸까? 팔도강산을 타고 넘던 진짜 한국 호랑이는 다 어디로 간 걸까?
우리 민족은 수천 년 동안 한반도를 터전으로 호랑이와 더불어 살아 왔어. 물론 먹이사슬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호랑이가 사람에게 해를 입힐 때도 있었지만, 조선 시대에 이르며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했지. 유교 사상이 강화되면서 백성을 해치는 호랑이를 잡아들이는 정책을 폈고, 그 결과 호랑이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어. 이후 일제 시대에 호랑이를 잡아 일본 귀족에게 바치는 것이 큰 공으로 여겨져 무차별적으로 호랑이를 잡아들이는 일이 많았어. 그리고 세월이 흘러 현재 호랑이는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 위기 야생 동·식물 1급 목록에 오르는 신세가 되고 만 거야.
하지만 친구들, 실망하기엔 일러! 진짜 한국호랑이가 멀쩡히 살아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거든~!


 


▲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는 수천 명의 경찰과 헌병, 주민들을 동원해 호랑이를 사냥했다.


한국호랑이가 살아 있다고?
한국호랑이는 잘 살아 있다. 다만 한국에 없을 뿐!
2005년 야생동물 보존협회(WCS)의 조사 결과, 러시아 극동 지방에 400~500마리의 시베리아호랑이가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바로 이 시베리아호랑이가 한국호랑이와 같은 아종이다. 이에 야생동물 보존협회에서는 호랑이의 서식처를 보호하는 시베리아호랑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2005년 이후부터 그 수가 조금씩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러시아 극동의 시베리아호랑이가 살고 있는 지역.



 

▲  대원들이 호랑이에게 무선 전파 수신기를 달고 있다.
 




▲  대원들이 수거한 올가미.
 



▲ 대원들이 호랑이의 신체 크기를 재고 있다.


 



▲ 눈 위에 찍힌 호랑이 발자국. 어른 손바닥을 벌린 정도의 크기로, 발자국 간격은 약 80~90㎝이다.


살아갈 터전이 필요해!
그렇다면 호랑이가 살 수 있는 환경은 무엇일까? 야생동물 보존협 회에서는 호랑이 한 마리의 활동 영역이 다른 호랑이의 영역과 거의 겹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 냈다. 즉, 호랑이는 자기만의 영역을 가지고 활동한다. 러시아의 호랑이 한 마리는 약 450㎢ 를 누비고 다니는 반면에 인도의 벵갈호랑이는 20㎢를 누볐다.
이처럼 지역과 아종에 따라 활동 면적이 다른 이유는 먹이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호랑이는 멧돼지처럼 큰 먹이가 일 년에 60마리 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먹잇감이 풍부하지 않은 곳이라면 먹이를 찾아 더 멀리 가야만 한다.

우리나라에 호랑이가 살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호랑이의 서식처로 적합한 곳은 어디일까? 우선 러시아와 가까운 백두산과 북한 지역을 들 수 있다. 꾸준한 보존활동으로 러시아의 호랑이가 서식처를 넓혀간다면 생태 통로를 따라 호랑이가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야생동물 보존협회에서는 러시아에 인접한 중국의 훈춘지역에 호랑이 보호지역을 지정하고 올가미를 제거해 왔다. 올가미는 사슴, 고라니 등 호랑이의 먹잇감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2년부터 1만여 개의 올가미를 없앤 결과 호랑이가 늘어났다. 중국 훈춘 지역으로 호랑이가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도 추운 산 속에서 시베리아호랑이 보호 활동을 벌이는 분들이 있어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 www.21stcenturytiger.org


야생으로 가는 그 날까지
야호~! 시베리아호랑이가 꿋꿋하게 살아남아서 언젠가 백두산에 늠름한 모습을 보였다는 뉴스가 나오면 좋겠어. 하지만 그 전에 모두 멸종해 버리면 어떡하지?
오호, 내 걱정을 미리 알았던 걸까? 환경부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호랑이를 보존하기 위해 보존 기관을 지정해 놓고 있대. 그곳은 다름 아닌 동물원! 동물원은 우리가 놀러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자연 서식처를 잃은 멸종 위기 동물들이 다시 야생으로 돌아갈 때까지 보호받는 중요한 곳이야.  서울동물원에는 한국호랑이 24마리를 보호하고 있는데, 모두 호랑이 몸에 마이크로 칩을 심어서 크기와 특징 등을 기록하고 있어. 이 한국호랑이들은 독일의 국제혈통족보에 올라 순수 혈통을 인정받은 몸이지. 동물원의 한국호랑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살짝 들여다볼까?

야생 공부도 해요
동물원에서는 호랑이가 야생 행동을 잃어 버리지 않도록 ‘동물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야생에서 는 사냥에 성공하는 날도 있지만 실패하는 날도 있다. 그래서 매주 금요일은 ‘고기 없는 날’로 정해 호랑이들이 하루 종일 굶는다고 한다. 또 사냥하는 법을 잊지 않도록 우리 안에 작은 동물을 넣어 줄 때도 있다.


친척하고는 결혼 못해요
호랑이들은 유전적 다양성을 위해 혈연관계가 가장 먼 것끼리 짝짓기를 시킨다. 유전적 다양성이란, 같은 종에서 유전적 형태가 다양한 것을 말한다. 황인종, 흑인종 등 인종이 다르거나, 같은 한국 사람이라도 눈, 코, 입의 생김새와 성격이 모두 다른것이 그 예다. 동물들은 유전적 다양성 덕분에 급격한 환경의 변화나 질병의 위협 속에서도 멸종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만일 동물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다면 유전적으로 가까운 동물 사이에 새끼를 낳게 되고, 결국 동물들의 생존 능력이 약해진다. 종종 러시아에서 우리나라 동물원으로 호랑이를 데려오는 일도 유전적 다양성을 위해서다.

인공 복원 VS 자연 복원
연구자들은 호랑이를 복원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첫 번째는 인공적인 복원 방법으로, 동물원에서 번식한 호랑이를 일정한 터전에 방사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러시아 극동 지역처럼 이미 호랑이가 살고 있는 서식처를 적극보호해서 자연스럽게 서식처를 점차 넓혀나가도록 하는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두 번째 방법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안정된서식처를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야생에 호랑이를 풀어 놓는 것은 생태계 복원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언제쯤 야생에서 뛰어 놀 수 있을까? 우리 호랑이가 사라지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 줘~!
 



▲ 인공 포육실에서 자라는 새끼 호랑이.


 


▲ 동물원에서는 엄격하게 호랑이의 혈통을  관리하고 있다.
▼ 2009년 국제혈통족보에 오른 한국호랑이 독도, 영토,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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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성나해 기자
  • 도움

    한상훈
  • 도움

    이항
  • 도움

    편현수 맹수사
  • 도움

    WildlifeConservation Society
  • 진행

    임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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