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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까지 날아간 현수막?!

“으악! 이건 말도 안 돼!”
바닷가를 뒤흔드는 날카로운 비명 소리!
괴물이라도 나타난 걸까? 한가롭게 바다에서 낚시를 즐기던 닥터고글은 초긴장 상태 돌입!
“오~ 나의 사랑! 우리의 사랑에 하늘이 감동한 것이므니다!”
아니, 이건 또 웬 닭살스런 사랑 고백? 닥터고글, 아무래도 이번 사건은 정말 황당할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이 이야기는 지난 4월 말, 울산 삼호동의 개명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일본 교토에서 발견된 사건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사건 의뢰-하늘도 감동한 사랑?

“닥터고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어요!”
닥터고글을 보자마자 눈물을 글썽이는 서영 씨. 일본 교토에 살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인 서영 씨는 지금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맘에도 없는 남자와 어쩔 수 없이 사귀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
“내 사랑 서영. 하늘이 감동하여 내 사랑을 저렇게 내려 보냈스무니다. 저기 보십시오!”
하늘이 감동했다니? 그러고 보니 바닷가에 현수막이 펄럭펄럭 떨어지고 있고, 그 현수막에는 한글로 ‘서영아 사랑해!’라고 써 있다.
“닥터고글, 전 다나카 상이랑 사귈 맘이 전~혀 없어요. 그런데도 자꾸 다나카 상이 쫓아 다녔어요. 그래서 오늘은 싫다고 말하려고 만났다구요.”
“서영 상, 하지만 서영 상이 말했스무니다. 당신의 사랑이 진정이라면 하늘을 감동시켜 보라구요. 그 말이 끝나자마자 하늘에서‘서영아 사랑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려오지 않았스무니까?”
“저건 한국에서 광고로 쓰였던 거라구요. 그게 날아온 거라니까요.”
“아니 한국에서 어떻게 일본 교토까지 현수막이 날아올 수 있단 말입니까? 저건 분명 내 사랑에 감동한 하늘의 메시지이무니다. 스고이(굉장해요)~!”
하늘이 감동해서 현수막을 내려보냈다는 억지도 황당하고, 한국의 현수막이 일본까지 날아왔다는 것도 역시 황당한 닥터고글.
“이번 사건은 정말 기대가 되는군요. 사랑에 국경이 없듯, 과학에도 국경이 없으니 함께 풀어 보자구요!”

사건 분석➊ 얼마나 멀리 날아간 거지?

“우선 제가 보기에도 이 현수막은 한국에서 온 것 같은데….”
“뭘 보고 그렇게 섣불리 판단하는 것이므니까, 닥터고글?”
“자, 이 현수막을 보세요. 아래쪽에 울산 삼호동 주소와 전화번호도 쓰여 있어요. 그리고‘서영아 사랑해’라는 문구는 몇 년 전 유행했던 광고문구와 비슷하군요. 따라서 이건‘서영’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가게를 광고하는 현수막 같아요.”
이 때 냥냥이 제트를 이용해 이것저것 검색을 하더니 외치는 소리.
“니옹니옹 냥냥냥!(찾았어, 찾았어!)”
울산에서 2월에 개업한 삼겹살집 이름이‘서영이네’라는 것. 주저할 것 없이 전화를 하는 닥터고글. 이를 지켜보는 서영 씨와 다나카 상의 마음은 두근두근….
“네, 정말 놀라운 일이군요!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딸칵.”
전화를 끊은 닥터고글은 눈빛을 반짝이며 두 사람에게 사건을 설명한다. 2월 말 야심차게 문을 연 삼겹살집 ‘서영이네’. 홍보를 하기 위해 큰 맘 먹고 애드벌룬에 현수막을 달아 띄웠다. 그런데 3월 초 바람이 강하게 불던 날, 감쪽같이 현수막이 사라져 버렸단다. 근처에 떨어졌나 찾아보았지만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고.
“믿을 수 업스므니다. 울산과 교토가 얼마나 먼데….”
“800㎞ 정도 된다고 알고 있어요. 비행기를 타도 1시간 30분은 날아가야 하죠.”
“역시 서영 상은 얼굴도 예쁘고 머리까지 좋군요. 스고이~! 딱 내 이상형이무니다!”
이런! 여전히 막무가내인 다나카 씨. 현수막이 그 먼 거리를 날아온 것 자체가 하늘이 감동하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란다. 정말 그런 걸까?

사건 분석➋ 헬륨 먹은 풍선이라야 둥실~

“풍선을 불어서 띄운다고 높이 올라가나요? 그렇지 않다는 건 닥터고글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겠죠?”
“이래서 내가 다나카 상이랑 사귀기 싫은 거예요. 입으로 부는 풍선과 애드벌룬은 그 안에 들어가는 기체가 다르다는 것도 모르다니, 흥!”
입으로 풍선을 불어 묶은 뒤 위로 띄워 보자. 조금 올라가나 싶지만 곧 다시 떨어진다. 하지만 애드벌룬은 하늘 높이 떠오른다. 그래서 광고용으로 띄워 놓은 애드벌룬은 하늘 높이 날아가지 않도록 줄까지 매어 놓았다. 그렇다면 왜, 애드벌룬이 높이 떠오를 수 있는 걸까?
“속에 들어 있는 헬륨 때문입니다. 일반 풍선에도 공기 대신 헬륨을 넣으면 둥실 떠오르지요.”
닥터고글의 말처럼 비밀은 바로 헬륨. 헬륨은 공기에 비해 밀도가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 만큼 공기보다 가볍다. 그래서 헬륨으로 채운 풍선은 위로 떠오르는 힘인‘부력’을 받는다.
“흥, 그렇다면 그 애드벌룬은 우주까지 쭉~ 올라가 버려야지 왜 올라가다 말고 일본으로 온 것이무니까?”
“그건 하늘 높이 올라갈수록 공기가 희박해지기 때문이에요. 공기의 밀도가 줄어드니까 당연히 애드벌룬이 받는 부력도 줄어들지요. 따라서 어느 정도 올라가면 땅에서 잡아당기는 중력과 부력이 평형을 이루게 된답니다.”
“닥터고글! 나 당신의 똑똑함에 반할 것 같아요! 어쩜 좋아~.”
이런! 닥터고글에게 반할 것 같다는 서영 씨를 보는 다나카 상의 마음은 부글부글~!

사건 분석➌ 바람 타고 일본 갔다?
 



“알겠스무니다. 일단 하늘로 올라갔다고 칩시다. 그런데 어떻게 일본까지 날아온단 말입니까? 애드벌룬에 날개라도 달렸다면 모를까….”
“맞습니다. 애드벌룬에는 보이지 않는 날개가 있지요.”
“엥? 날개가 있다구요?”
닥터고글이 말한 애드벌룬의 날개는 바로 바람! 바람 중에서도 위도 30~60도 사이에서 부는 편서풍이 날개 역할을 했다.“공기가 열을 받아 데워지면 가벼워져 위로 올라가면서 이동을 하게 됩니다. 이것을 대류운동이라고 하고, 대류운동의 결과 지표 위에서 일어나는 공기의 흐름을 바람이라고 하죠.”
이러한 공기의 흐름은 지구 전체로도 일어난다. 지구는 23.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적도 부근이 극지방보다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가 더 많다. 따라서 지구의 에너지는 불균형한 상태가 되고, 이것을 골고루 나누기 위해 대기의 순환이 일어난다.
“이러한 대기의 순환은 지구가 자전하면서 복잡해집니다. 지구가 자전하면서 생기는 *전향력에 의해 북반구에서는 운동방향의 오른쪽으로 힘을 받고, 남반구에서는 왼쪽으로 힘을 받지요.”
위도 30~60도 사이에서 부는 편서풍도 원래는 남쪽이나 북쪽을 향하지만 전향력에 의해 북반구에서는 오른쪽으로 휘고, 남반구에서는 왼쪽으로 휘어 불게 된다. 즉, 우리나라에서 보자면 일본이 있는 동쪽으로 바람이 부는 것이다.
 


사건 해결 - 사랑은 아무나 하나~

“아니 그럼 헬륨과 전향력 때문에 울산의 현수막이 일본까지 날아왔단 말씀이무니까?”
“맞아요.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날아온 애드벌룬에서 헬륨 가스가 조금씩 새면서 아래로 내려온 거지요. 그 지역이 공교롭게도 바로 이곳, 교토였구요.”
“어쩜, 속이 다 시원~하네요!”
이제 다나카 상을 단념시킬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 서영 씨는 그야말로 웃음이 가득! 게다가 똑똑하고 친절한 닥터고글에게 그새 반해 버렸다.
“사실 풍선을 하늘 높이 띄우는 데는 헬륨보다 수소가 먼저 쓰였어요. 하지만 수소는 공기 중에 있는 산소와 결합해서 폭발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1920년대 이후에는 잘 쓰이지 않고 있죠.”
헬륨은 애드벌룬뿐만 아니라 사람을 태우는 기구나 거대한 비행선 등을 띄우는 데에도 쓰이고 있다.
“2001년엔 영국 스턴트맨인 이안 애시풀이 헬륨 풍선 600개를 붙들고 3.34㎞ 높이까지 올라갔답니다. 하지만 나와 냥냥은 좀 더 안정감 있는 헬륨 기구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갈까 해요. 이제 사건은 다 해결된 것 같으니까요.”
할 일을 다 마치고 돌아가려는 닥터고글과 냥냥. 그런데 기구가 뜨고 난 뒤 서영 씨도 함께 타고 있는 것을 발견! 닥터 고글에게 반해서 한국으로 함께 돌아가겠단다.
“같이 가요, 서영 상~!”
엥? 헬륨 풍선 타고 뒤쫓아 오는 다나카 상까지! 닥터고글, 사건을 해결하고도 복잡한 사랑 사건에 휘말리는 건 아닌지?
 

2007년 1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고선아 기자
  • 진행

    이국현
  • 진행

    최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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