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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에 대한 편견 깨뜨리기'

우리나라 최대의 식물원 '한택식물원'을 가다

식물원에 대한 밋밋한 기억

‘식물원’하면 처음 떠오르는 그림은 뭘까? 아마 커다란 온실 속에 갖가지 식물들을 모아 놓은 모습일 것이다. 아니면 놀이공원이나 동물원에 갔을 때, 보는 둥 마는 둥 지나쳐 버린 기억도 있을지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물원을 가 보지 않았거나, 가 봤더라도 그렇게 멋진 경험으로 기억하고 있진 않을 것이다. 어린이에게조차 식물원은‘덥고 지루한 곳’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외국에서는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식물원이 국민의 훌륭한 생태 체험장이 되고 있다는데, 우리나라의 식물원은 전혀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제대로 된 식물원을 만나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온실 속의 화초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식물을 만나고 호흡할 수 있는 식물원이 있다. 경기도 용인의 한택식물원에서 식물원에 대한 편견을 와르르 깨뜨려 보자.
 

한택식물원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꽃들

큰 규모와 다양한 종을 자랑하는 만큼 한택식물원에서는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피는 대부분의 꽃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장미나 튤립 같이 알려진 꽃뿐만 아니라 섬초롱꽃, 뻐꾹나리, 좀비비추, 참배암차즈기, 금꿩의다리 등 이름부터 재미있고 정감 있는 수많은 야생초들을 만날 수 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이름 모를 꽃들을 알아 가는 재미와 함께 우리나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깽깽이풀(매자나무과. 개화기 : 4∼5월)
높이 20∼30cm. 흔히 볼 수 없는 멸종위기종이다.

노루귀(미나리아재비과. 개화기 : 4월)
높이 20∼30cm. 잎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

작약(미나리아재비과. 개화기 : 5∼6월)
높이 60cm. 함박꽃이라고도 한다.

층꽃나무(마편초과. 개화기 : 8∼9월)
높이 30∼60cm. 꽃이 층층으로 달린다.

금강초롱(초롱꽃과. 개화기 : 8월)
높이 30∼70cm.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종이다.

구절초(국화과. 개화기 : 9∼11월)
높이 50cm. 9월 9일에 채취하면 약효가 크다고 한다.

자연 모습 그대로의 식물원을 만나 보세요!

경기도 용인 비봉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한택식물원은 20만평의면적을 자랑하는우리나라최대의 식물원이다.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번식과 보호에 힘쓴 결과 8500종의다양한식물을보유하고있다. 하지만 한택식물원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식물원으로서의역할을 충실히 하고있다는 점이다. 식물원은 다양한 종을 갖추고 연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사람들에게식물이 어떤 존재인가를 느끼게 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온실 속에서 멀찌감치 바라보는 식물은 관상용에 지나지 않는다. 한택식물원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조성되어 있는 식물들을 보면서 식물이 어떻게살아가며, 또 생태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자연스럽게 보고 느낄 수 있다.

산초나무가없으면호랑나비도없다!

한택식물원에서는 식물 외에도 많은 곤충과 동물을 볼수있다.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기획된 전시실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곤충과 동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연꽃이 피어있는 수생식물원에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게 아재비, 물방개등이 잔뜩 살고있고, 나무들이 우거진 식물원중턱에는 갖가지 나비들과 청설모도 만날 수 있다. 이렇게 많은 곤충들과 동물들을 만날 수있는 것은 다름아닌 한택식물원에서 자라는 식물들 때
문이다.

“식물의 혜택은 놀랍답니다”

-이택주 한택식물원 원장


1979년 한택식물원을 만들어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는 이택주 식물원장을 만나 식물원을 만들게 된 계기와 식물원의 역할에 대해 들어 보았다.

“1978년 유럽을 방문했을 때 국민들의 생태 학습장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하고 있는 식물원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때 이런 생각이 들었지요. 왜 우리나라에는 이런 식물원이 없을까? 그래서 한국에 온 후 한택식물원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식물원은 흔히 생각하는 유리 온실이 아닙니다. 그리고 산책만 하는 수목원도 아니지요. 식물원은 많은 식물을 보유하고 연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식물의 역할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게 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식물이 없으면 다른 생물이 살아갈 수 없으니까요. 요즘은 왜 호랑나비를 보기 힘들까요? 그것은 호랑나비의 먹이인 산초나무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식물원은 식물이 자연의 어머니가 되어서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식물에 대해서 관심이 없고 식물을 제대로 접할 수 없는 어린이들이 와서 식물의 소중함과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고 가길 바랍니다.
 
광릉요강꽃

식물원과 함께하는 소중한 하루 

식물은 마치 공기와 같이 우리주위에서무척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소중함에 대해서는 느끼지 못한다. 식물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맛없는 채소반찬 대신 고기반찬만 먹을 수 있으니까 잘됐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이다. 식물이 없다면 식물을 먹이로 하는 소와 돼지들도 살 수 없다. 생태계의 중심에 서서 지구가 숨을 쉬고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식물이다.
한택식물원은 그러한 식물의 중요성을 어느 곳보다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식물이 있어서 곤충이 생기고, 곤충이 있어서 곤충을 먹고사는 동물이생기는 자연의 진리를 한택식물원에서는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다. 하늘이 높아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아침 일찍 소풍가는 기분으로 온 가족이 함께 식물원으로 나들이를 해 보자. 식물의 소중함은 물론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하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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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7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경우 기자
  • 도움

    한택식물원 기획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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