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이 얼얼해질 정도로 매서운 어느 겨울날, 동구 밖 어귀에 매사냥을 나서는 어른들이 산에 올라갈 채비를 합니다. 매를 부리는 봉받이를 비롯하여, 털이꾼, 매꾼 제각각 역할에 맞는 복장을 한 채 사냥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매는 한시라도 빨리 꿩을 잡고 싶은지 산등성 쪽을 날카롭게 쏘아봅니다. 그런데 그 광경을 나무 뒤에서 몰래 지켜보고 있는 소년이 있습니다. 봉받이의 아들인 소년은 매사냥을 나가는 어른들이 부럽기 그지없습니다. 사납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매를 마음대로 부리며 꿩을 사냥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버지는 아직 소년을 매사냥에 끼워 주지 않습니다. 소년은 아직 매를 부릴 나이가 안 되었기 때문이죠. 아버지에 대한 야속한 마음을 뒤로 한 채 언젠가 꼭 자기 손으로 매를 부릴 거라고 다짐을 하면서 소년은 마을 쪽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매가 그런 소년의 애달픈 마음을 눈치챘는지 소년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그리고 나직이 속삭입니다.
“곧 네 꿈은 이뤄질 거야. 그리고 더 나아가 전통 매사냥을 보존할 지킴이가 될 거야.”

매사냥은 나의 꿈
“제가 어렸을 적 우리 마을에서는 매를 잘 키워서 훈련시키는 게 아이들의 큰 꿈이었지요.”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사냥매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매와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박용순 응사는 매사냥의 전통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아쉽기만 합니다.
“어떻게든 매의 주인이 되고 싶어서 매가 알을 낳는 봄이면 둥지를 찾아서 온 산과 들을 누볐어요. 둥지를 찾으면 새끼들이 부화되길 기다렸다가 보송보송한 솜털이 가실 때가 되면 새끼를 꺼내 와 길들여 보려고 했지요. 하지만 매란 녀석은 다른 동물처럼 어려서부터 길렀다고 해서 길들여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어릴 때 사람의 손을 타면 오래 살지 못하지요. 사냥용 매는 어느 정도 자란 야생 매를 잡아서 훈련시켜야 길들일 수 있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아버지로부터 매를 받고서 비로소 본격적인 매사냥의 세계로 들어선 박용순 응사는 군대에서도 매 사육사를 하며 매사냥과의 인연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는 매사냥을 쉽게 할 수 있게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쉽게 사냥감을 얻을 수 있는 공기총의 보급으로 인해 매사냥을 즐기는 사람들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매가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매를 기르기도 힘들게 되어 버렸지요. 매사냥을 보전하려는 노력을 인정받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지만, 매사냥에 대한 지원은 형편없어서 생활에 어려움도 많았어요. 하지만 그 힘든 상황도 박용순 응사의 매사냥 보존에 대한 열정을 꺾을 수는 없었답니다. 옛 선조들의 매사냥을 관리하던 기관인‘고려 응방’을 복원하고 ‘한국전통매사냥보전회’를 만드는 등 매사냥의 보존과 확대에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답니다.

“곧 네 꿈은 이뤄질 거야. 그리고 더 나아가 전통 매사냥을 보존할 지킴이가 될 거야.”
매사냥은 나의 꿈
“제가 어렸을 적 우리 마을에서는 매를 잘 키워서 훈련시키는 게 아이들의 큰 꿈이었지요.”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사냥매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매와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박용순 응사는 매사냥의 전통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아쉽기만 합니다.
“어떻게든 매의 주인이 되고 싶어서 매가 알을 낳는 봄이면 둥지를 찾아서 온 산과 들을 누볐어요. 둥지를 찾으면 새끼들이 부화되길 기다렸다가 보송보송한 솜털이 가실 때가 되면 새끼를 꺼내 와 길들여 보려고 했지요. 하지만 매란 녀석은 다른 동물처럼 어려서부터 길렀다고 해서 길들여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어릴 때 사람의 손을 타면 오래 살지 못하지요. 사냥용 매는 어느 정도 자란 야생 매를 잡아서 훈련시켜야 길들일 수 있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아버지로부터 매를 받고서 비로소 본격적인 매사냥의 세계로 들어선 박용순 응사는 군대에서도 매 사육사를 하며 매사냥과의 인연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는 매사냥을 쉽게 할 수 있게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쉽게 사냥감을 얻을 수 있는 공기총의 보급으로 인해 매사냥을 즐기는 사람들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매가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매를 기르기도 힘들게 되어 버렸지요. 매사냥을 보전하려는 노력을 인정받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지만, 매사냥에 대한 지원은 형편없어서 생활에 어려움도 많았어요. 하지만 그 힘든 상황도 박용순 응사의 매사냥 보존에 대한 열정을 꺾을 수는 없었답니다. 옛 선조들의 매사냥을 관리하던 기관인‘고려 응방’을 복원하고 ‘한국전통매사냥보전회’를 만드는 등 매사냥의 보존과 확대에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답니다.
자연 친화적인 매사냥
친구들은 매의 종류에 대해 혹시 알고 있나요? 알지 못한다고 해도 아마‘보라매’라는 단어는 들어 봤을 거예요. 우리나라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을‘필승보라매’라고 부르고 있고 서울에는 보라매공원이라는 곳도 있으니까요. ‘보라매’는 전통 매사냥 과정에서 매를 부르는 말 중 하나랍니다. 만 1년이 안 된 햇매를 ‘보라매’라고 부르고요. 집에서 길들여 훈련시킨 매를 ‘수진이’, 야생에서 오래 자란 매를 훈련시킨 매를‘ 산진이’라고 부른답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정감 있는 우리말이지요.
학술적으로는 매목은 매과와 수리과로 나뉘어진 답니다. 매과에는 시속 400km에 달하는 빠른 속도로 사냥을 하는 매가 대표적이랍니다. 우리가 흔히 송골매라고 부르는 새지요. 수리과에는 속도보다는 순발력을 이용해서 사냥을 하는 참매가 대표적인 새랍니다. 예전에는 매과와 수리과 두 종류를 다 사냥에 이용했지만 현재는 환경 변화로 인해 좁은 공간에서도 사냥을 잘 하는 수리과의 새만 이용한다고 해요. 박용순 응사가 사냥에 이용하는 매들도 모두 수리과인 참매랍니다.
야생 매는 잡아서 40일쯤 훈련시켜야 매사냥에 나설 수 있다고 해요. 매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줄을 묶은 채로 하는‘줄밥 훈련’부터 시작합니다. 줄 없이도 주인의 명령을 따르게 되면 비로소 사냥을 할 수 있는 매가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길들여진 매라고 해도 며칠만 사람의 손을 타지 않으면 금방 야생으로 돌아간다고 해요. 무엇보다 매의 주인이 매의 마음을 알고 매의 입장에서 다뤄야 하는 게 매사냥이랍니다. 심지어는‘3불(三不, 비가 오거나 바람이 세거나 날이 어두워지면 사냥을 하지 않는다)’이라는 매사냥의 규칙이 있을 정도로 매를 배려한답니다.
매사냥의 멋을 느껴 보세요“
공기총이 편하다고 해서 하루에 수십 마리씩 꿩을 잡으면 그건 사냥이 아니라 잔인한 살육이지요. 매사냥은 하루에 세 마리의 꿩을 잡게 되면 그 날 사냥을 마칩니다.”
친구들은 TV나 신문을 통해‘밀렵’이란 것이 얼마나 나쁜 짓인 걸 알고 있을 거예요. 사자나 호랑이 같은 육식동물은 배가 고프지 않으면 사냥하지 않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단순히 재미를 느끼기 위해 총이나 덫을 이용해 대량으로 살육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이 많은 것이지요. 하지만 매사냥은 그런 살육이 아니라 생태계의 법칙을 그대로 존중하며 하는 사냥이라고 박용순 응사는 강조해서 말합니다. 그리고 사냥을 하던 매는 7∼8세가 되면 자연으로 날려 보낸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매와의 인연이 다 되었다고 생각해서랍니다. 평균 수명이 15∼20년인 매의 수명을 고려해 자연에서 여생을 마치도록하는 배려인 것이지요.
“자연의 법칙을 해치지 않고 자연을 배우며, 자연 속에서‘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전통 매사냥은 꼭 보존되어야 하고 발전해야 합니다.”
사라질 위험이 가장 큰 전통 문화. 특히 산업의 발달과 도시화로 인해 더 이상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없는 현실이 안타까운 박용순 응사는 사람들이 매사냥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온통 빌딩과 아스팔트로 가득한 도심의 생활이 지루하다면 주말에는 부모님을 졸라서 박용순 응사가 있는 충남 금산의 고려응방(042-272-5314, http;//kfa.ne.kr)을 찾아보도록 해요. 탁 트인 하늘을 비상하는 매의 멋진 모습을 보면서 색다른 전통 문화의 멋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친구들은 매의 종류에 대해 혹시 알고 있나요? 알지 못한다고 해도 아마‘보라매’라는 단어는 들어 봤을 거예요. 우리나라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을‘필승보라매’라고 부르고 있고 서울에는 보라매공원이라는 곳도 있으니까요. ‘보라매’는 전통 매사냥 과정에서 매를 부르는 말 중 하나랍니다. 만 1년이 안 된 햇매를 ‘보라매’라고 부르고요. 집에서 길들여 훈련시킨 매를 ‘수진이’, 야생에서 오래 자란 매를 훈련시킨 매를‘ 산진이’라고 부른답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정감 있는 우리말이지요.
학술적으로는 매목은 매과와 수리과로 나뉘어진 답니다. 매과에는 시속 400km에 달하는 빠른 속도로 사냥을 하는 매가 대표적이랍니다. 우리가 흔히 송골매라고 부르는 새지요. 수리과에는 속도보다는 순발력을 이용해서 사냥을 하는 참매가 대표적인 새랍니다. 예전에는 매과와 수리과 두 종류를 다 사냥에 이용했지만 현재는 환경 변화로 인해 좁은 공간에서도 사냥을 잘 하는 수리과의 새만 이용한다고 해요. 박용순 응사가 사냥에 이용하는 매들도 모두 수리과인 참매랍니다.
야생 매는 잡아서 40일쯤 훈련시켜야 매사냥에 나설 수 있다고 해요. 매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줄을 묶은 채로 하는‘줄밥 훈련’부터 시작합니다. 줄 없이도 주인의 명령을 따르게 되면 비로소 사냥을 할 수 있는 매가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길들여진 매라고 해도 며칠만 사람의 손을 타지 않으면 금방 야생으로 돌아간다고 해요. 무엇보다 매의 주인이 매의 마음을 알고 매의 입장에서 다뤄야 하는 게 매사냥이랍니다. 심지어는‘3불(三不, 비가 오거나 바람이 세거나 날이 어두워지면 사냥을 하지 않는다)’이라는 매사냥의 규칙이 있을 정도로 매를 배려한답니다.
매사냥의 멋을 느껴 보세요“
공기총이 편하다고 해서 하루에 수십 마리씩 꿩을 잡으면 그건 사냥이 아니라 잔인한 살육이지요. 매사냥은 하루에 세 마리의 꿩을 잡게 되면 그 날 사냥을 마칩니다.”
친구들은 TV나 신문을 통해‘밀렵’이란 것이 얼마나 나쁜 짓인 걸 알고 있을 거예요. 사자나 호랑이 같은 육식동물은 배가 고프지 않으면 사냥하지 않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단순히 재미를 느끼기 위해 총이나 덫을 이용해 대량으로 살육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이 많은 것이지요. 하지만 매사냥은 그런 살육이 아니라 생태계의 법칙을 그대로 존중하며 하는 사냥이라고 박용순 응사는 강조해서 말합니다. 그리고 사냥을 하던 매는 7∼8세가 되면 자연으로 날려 보낸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매와의 인연이 다 되었다고 생각해서랍니다. 평균 수명이 15∼20년인 매의 수명을 고려해 자연에서 여생을 마치도록하는 배려인 것이지요.
“자연의 법칙을 해치지 않고 자연을 배우며, 자연 속에서‘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전통 매사냥은 꼭 보존되어야 하고 발전해야 합니다.”
사라질 위험이 가장 큰 전통 문화. 특히 산업의 발달과 도시화로 인해 더 이상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없는 현실이 안타까운 박용순 응사는 사람들이 매사냥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온통 빌딩과 아스팔트로 가득한 도심의 생활이 지루하다면 주말에는 부모님을 졸라서 박용순 응사가 있는 충남 금산의 고려응방(042-272-5314, http;//kfa.ne.kr)을 찾아보도록 해요. 탁 트인 하늘을 비상하는 매의 멋진 모습을 보면서 색다른 전통 문화의 멋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