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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얀 침팬지" - 제인구달

1960년 여름, 아프리카 탄자니아 탕가니카 호수의 한 밀림 속에 야생의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젊은 백인 여성이 앉아서 무엇인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곳은 야생 침팬지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낙원이지요. 침팬지들은 호리호리하고 털도 없는 하얀 동물이 자기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게 무척이나 불편했습니다. 두렵기도 했구요. 처음엔 그 이상한 동물이 나타날 때마다 도망도 가 보고, 위협도 해 봤지만 그 낯선 동물은 끈질기게 나타나 자신들을 쳐다봅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침팬지들은 그 이상한 동물이 처음처럼 무섭지 않습니다. 낯선 존재에 대한 두려
움은 서서히 편안함으로 바뀌기 시작했지요. 또 며칠이 지나자 침팬지들은 그녀를 이웃집 친구 대하듯 편하게 여깁니다. 자신들에게 위협을 줄 존재가 아니란 걸 깨달은 거죠.

그들은 그녀를‘하얀 침팬지’로 생각하며 마음을 엽니다. 그 후 그 하얀 침팬지는 검은 침팬지들과 함께 40여 년이라는 긴 세월을 함께 보내게 됩니다
.

■ 제인구달박사님은
193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 1957년 아프리카 케냐로 가서 1960년 여름, 탄자니아 곰비 국립공원에서 홀로 야생 침팬지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침팬지가 도구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오랜세월의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1995년 영국 여왕로 부터 대영제국의 작위를 수여 받았습니다.


 
제인구달 박사님

 
아프리카에 가서 동물들과 함께 살고 싶어요!

제인 구달 박사님의 침팬지와의 인연은 어린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요.
그녀가 두 살 되던 생일, 어린 제인의 아버지는 당시 런던 동물원에서 태어난 아기 침팬지의 이름을 딴‘주빌리’라는 침팬지 인형을 선물했답니다. 쥬빌리를 품속에 끌어안고 무척이나 좋아했던 어린 제인은 자연스레 동물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네 살 되던 해에는 닭이 달걀을 어떻게 낳는지 궁금하여 닭장 안에서 네 시간 동안이나 숨어 있으면서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도 했지요. 제인이 없어진 줄안 어머니는 경찰까지 불렀지만, 나중에 제인이 잔뜩 들뜬 모습으로 닭이 달걀을 낳는 장면을 이야기하자 야단치지 않고 차분히 끝까지 들어주었답니다. 그런 어머니 밑에서 제인은 ‘타잔’ 과‘ 정글북’ 같은 책을 즐겨 읽으며 자랐답니다.

소녀가 된 제인은 아프리카에 가서 동물과 함께 살고 싶다는, 어른이 듣기엔 황당한 꿈을 가집니다. 그런 제인에게 그녀의 어머니는“네가 진정으로 원하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바라는 것을 꼭 이룰 수 있을 거야”라고 격려를 해주었어요. 그 격려는 어린 제인에게 큰 힘이 되어 결국 그녀는 23살이 되던 해 아프리카로 가는 배에 몸을 싣습니다. 어머니의 말대로 진정 원하는 것을 이루려는 첫걸음을 시작한 것이죠.


 
23살의 제인 구달. 아프리카에 도착하다!


 
침팬지에게 이름을 지어주다

아프리카에서 제인의 삶은 곧 침팬지들과의 삶이 었습니다. 1960년부터 탄자니아의 곰비 국립공원에서 홀로 침팬지 연구를 시작한 그녀는 동물학을 정식으로 공부해 본 적이 없었답니다. 동물에 대한 순수한 열정만으로 연구를 시작한 것이었죠.
제인은 자신이 연구하는 침팬지 하나 하나마다 다정한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어요.
플로, 피피, 데이비드…. 수십 마리의 침팬지들을 연구의 대상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같은 존재로 대했던 것이지요. 처음엔 제인에게서 도망쳤던 침팬지들도 그녀를 자신과 똑같은 단지 피부가 하얀 침팬지로 여기기 시작했어요. 침팬지들의 마음을 여는 데 성공한 후, 제인은 아무도 알지 못했던 침팬지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도구를 사용해서 사냥을 하고, 갖가지 감정을 담아 대화를 하며, 가족이 죽으면 슬퍼하고, 때로는 부모 없는 어린 침팬지를 입양하여 키우는 모습을 보며 제인은 다른 생명체에 대한 존중심과 애정을 키울 수 있었어요. 결국 제인과 침팬지들은 마치 이웃처럼 서로에 대한 애정과 교감을 느끼며 함께 살아갈 수 있었답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심과 존중심을 바탕으로 한 그들 사이에는 매일 아침 이런 대화가 오갔을 지도 몰라요.

“제인 아줌마 안녕하세요?” “오∼ 피피! 오늘 기분은 어떠니? 아침은 먹었구?”


 
침팬치


세상의 뿌리와 새싹이 됩시다
 침팬지들과 함께 생활하며 발견한 그들의 모습은 세상에 알려져 많은 놀라움을 안겨 주었어요. 오랜 세월 그녀만의 독특한 연구를 통해 인간만이 지능과 개성, 그리고 감정을 가진 유일한 동물이 아니란 것이 밝혀진 것이죠. 그녀가 아프리카에서 보내오는 침팬지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다른 생명체에 대한 존중심을 느끼게 해 주었답니다. 제인 구달 박사님도 위대한 동물행동학자로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박사님의 마음 속엔 학자로서 인정받은 기쁨보다는 침팬지와 자연에 대한 걱정이 늘어갔습니다. 인간의 문명이 발달할수록, 세월
이 흘러갈수록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침팬지들을 비롯한 동물들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20세기초, 200만마리였던 침팬지가 인간들의 탐욕스런 개발과 밀렵으로 인해 50년 만에 15만 마리로 그 수가 줄었다고 해요. 게다가 인간과 가장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인간들
의 질병치료를 위해 실험용으로 사육되어 죽어 가는 침팬지들의 수는 헤아릴 수가 없었어요. 그런 현실을 깨달은 박사님은 더 이상 아프리카에서의 연구에만 몰두할 수가 없었답니다.

탄자니아의 밀림을 떠난 박사님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동물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삶과 환경 보호에 대한 강연을 시작했답니다. 침팬지들과의 생활을 통해 배웠던 생명 존중과 더불어 깨달은 희망의 메시지를 세상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서였죠. 1년에 300일을 외국에서 보낼 정도의 강행군을 일흔의 나이가 된 지금까지 계속할 정도로 열성적으로 말이죠. 그 결과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삶과 행동에서 생명의 가치를 배웠답니다. 오는 11월 8일, 우리나라에도 강연을 위해 방문할 예정인 박사님이 어린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답
니다.
“사라져 가는 동물들을 위해 뿌리와 새싹이 되어 주세요. 여러분들은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희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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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

  • 김경우 기가
  • 사진

    석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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