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게 한 것은 ‘어스타운딩 사이언스 픽션(현재 이름은 ‘아날로그 사이언스 픽션 앤 팩트’)이라는 잡지에 실린 단편소설 ‘데드라인(Deadline)’이었다. 지구를 닮은 가상의 행성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는 내용이었는데, 이 소설에서는 우라늄235로 핵분열을 이용하는 어마어마한 폭탄이 등장했다 ...
돌아가시기 며칠 전, 갑자기 정신이 맑아지신 외할머니가 자식들을 불러 손녀들의 몸무게를 물어보셨다. 그리고 은경에게 유품으로 체중계를 남기셨다.“애지중지하시던 건가요?”“아니, 창고에 처박혀 있던 건데.”“그럼 이걸 왜 저한테 주신 거예요?”영문은 알 수 없었지만 일단 받았으니 다 ...
우리 회사가 망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시도한 사업은 바로 흥부놀부 이야기를 흉내내서 박씨를 심어 보겠다는 것이었다. 처음 그 말을 듣고 나는 농담을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농담이라고 하기에는 재미가 없었다. 우리 회사의 유일한 장점은 농담이 재미가 없으면 아무리 사장이 이야기 하더라 ...
실습 1회차윤정은 기분이 나빴다. 당연히 몹시 좋지 않았다. 토요일에 학교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기분이 좋을 대학생이 한반도에 어디 있겠는가. 이게 다 소연이 때문이라는 걸 떠올리고, 윤정은 주먹을 꽉 쥐었다. 돌아오기만 해 봐, 아주 가만두지 않을 거야.처음 이 수업을 같이 듣자고 한 건 ...
#1“아뇨, 그건 급진적인 채식주의자들이랑 별 다를 바가 없어 보이는데요.”차라리 급진적인 채식주의자가 되었다면 훨씬 나았을 거라고 생각하며 말했다. 도대체 몇 번째지? 불과 두세 달 전에는 플라스틱이 지구를 질식시킨다며 집안의 모든 세간을 내다버렸고, 그 전에도 하루 종일 탄소발자국 ...
그는 모든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소금보다 먼저 태어났다. 학교는 주거구역 한가운데에 있었다. 야트막한 언덕 위, 집들이 내려다 보이는 곳. 광산이 보이지는 않지만 광산의 소리와 진동은 느껴지는 곳.소금은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그를 일곱 살 때 만났다. 그가 코쇠1에 살기 시작한 지는 이 ...
나는 별이다.지극히 무덤덤한 상태였기 때문에 나는 잠시 동안 내게 집중된 카메라들을 보고 이야기의 맥락을 놓친 건가 싶었다. 그 즉시 로그 파일을 띄우고 되짚어 본 결과 생각하던 바가 밖으로 흘러나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나는 별이다.’로그 파일에는 분명 그런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다. ...
사실을 알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제목이 ‘과학은 문화다’라는 뜻인 ‘사이언스 이즈 컬처’다. 미국의 과학잡지 ‘씨드’에 연재된 대담을 모은 이 책은 ... 사람의 입장으로 우리를 끌어다 놓는 매체입니다. 언론, 역사, 리얼리즘 픽션이죠.” 핑커 교수의 말에 대담자는 바로 대답한다. “네. ...
쓰기, 주변의 동식물을 관찰해 미니 책 제작, 개성만점인 나만의 사이언스 블로그 운영처럼 마음먹기에 따라 글쓰기의 형태는 달라질 수 있다. ... 접목시켜 보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하소설의 작가들이 픽션 속에 리얼리티를 담아내기 위해 수많은 사서(史書)를 탐독하고, 역사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