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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세대 신입생 대표 염규민 “강점인 수리논술 집중해 부족한 내신 극복”

※ 편집자주
최근 대학별 입시 제도가 다양해지면서 수석합격자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스펙’도 다양해졌다. 과학동아는 연세대의 지원을 받아 수석합격자에 부합하는 학생을 만나, 중·고등학교 시절 학업 방법을 듣고 이를 통해 대학 합격 비결을 분석했다.

 

 

 

“사실 내신이 연세대에 들어올 만큼 좋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수학올림피아드를 준비하면서 서술형 문제 풀이 훈련을 많이 했기 때문에 수리논술 시험을 보는 논술전형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논술전형을 목표로 준비했고, 결국 합격할 수 있었어요.”


입학식에서 신입생 대표 중 한 명으로 선서를 했던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18학번 염규민 씨는 ‘선택과 집중’을 자신의 합격 비결로 꼽았다.

 

 

내신 기복에 ‘수리논술’로 방향 설정


고교 시설 염 씨는 모든 과목을 잘 하는 소위 ‘엄친아’는 아니었다. 수학과 화학 등 좋아하는 과목은 잘 했지만 그렇지 않은 과목에서는 점수가 낮아 성적에 기복이 있었다. 그래서 내신 성적이 연세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할 만큼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염 씨에게는 가장 자신 있는 수학이 있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1년 동안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를 준비했던 염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KMO에서 동메달을 땄다. 이를 계기로 2학년 때부터는 방과후학교 수업으로 수리논술반을 선택해 수강했다. 수리논술 수업은 각 대학의 수리논술 시험 기출문제를 푼 뒤 교사가 이를 채점해서 개선할 부분을 조언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이었다. 기출문제를 풀면서 자신감을 얻은 염 씨는 수리논술 성적이 전형 요소의 70%를 차지하는 연세대 논술전형을 목표로 잡고 꾸준히 준비했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열리는 각종 비교과 활동과 대회에 활발히 참여하지만, 염 씨의 경우 목표가 명확했던 만큼 행사도 수학 관련 활동에 집중했다. 수학과 화학 관련 대회에 참가했고, 교내 수학 동아리 활동을 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경기도 수원 지역 과학축전에 참가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정다면체 만들기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염 씨는 “수리논술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비교과 활동에 시간을 많이 쓰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염 씨는 연세대 입학생 가운데 상위 1%에게만 주어지는 ‘연세우수학생프로그램장학금’에 선발될 만큼 수리논술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장학생에게는 4년 장학금과 기숙사비가 지원되며, 개인 전담 지도교수가 배정되는 등 큰 혜택이 주어진다.

 

이처럼 우수한 성적을 얻은 비결은 무엇일까. 염 씨는 “평소 논술 답안을 꼼꼼하고 자세하게 쓰려고 훈련했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시험에서 염 씨는 주어진 답안지를 앞뒤로 빽빽하게 채웠고, 그것도 모자라서 답안지 귀퉁이 여백까지 활용할 만큼 풀이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문제 풀이 과정에서 특정 정리를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언급하지 않고 그냥 쓰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 조건을 빼놓지 않고 기록하면서 풀이를 쓰다 보니 답안지가 모자랄 지경이 된 것이다. 하지만 염 씨는 이런 풀이 방식이 좋은 평가를 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봤다.

 

꼼꼼한 풀이 습관은 염 씨 본인의 성격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사실상 KMO 시험을 준비하면서 몸에 익힌 것이다. 염 씨는 무려 1년 반 동안 KMO를 준비했다. KMO는 교내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염 씨는 입시와 관계없이 수학을 좋아해 도전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입시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셈이 됐다.

 

 

“수시 선택해도 수능 포기하면 안 돼”


염 씨는 “수시 논술전형에 ‘올인’했지만 그렇다고 대입수학능력시험 대비를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제시한 입학 조건인 수능 등급을 갖춰야 최종 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시와 수능을 함께 준비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염 씨는 나름대로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가령 수학의 경우 수능시험 문제를 풀 때도 수리논술 답안을 쓰듯이 공부했다. 수능시험 공부와 수리논술 공부를 같이 한 셈이다.

 

그렇게 끝까지 수리논술과 수능시험을 함께 준비했고, 결국 연세대의 수능 성적 조건을 충족해 입학할 수 있었다. 염 씨는 “주변 친구들 중에는 수능시험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조건부 합격을 하고도 수능 결과 때문에 탈락한 경우가 꽤 있었다”며 “수시 전형에 집중하더라도 수능시험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능을 포기하면 안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수시에서 낙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시에서 떨어지면 재수를 하겠다고 마음먹는 학생들도 있지만 염 씨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수시에서 탈락하면 수능 성적으로 대학에 가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했다”며 “비록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해도 재수는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능 공부에 중점을 두면서 그 과정에 논술 준비를 끼워 넣는다고 생각하고 공부 계획을 세우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입시를 준비하면서 슬럼프를 겪거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냐는 질문에 염 씨는 “특별히 크게 힘든 적은 없었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염 씨가 평소 대범한 성격이거나 매사에 긍정적이기만 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는 “‘반드시 연세대에 합격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압박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목표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슬럼프에 빠질 우려가 있는데, 그런 점에서 자신을 지나치게 다그치지 않았던 점이 오히려 슬럼프를 예방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된 것이다.

 

 

신물질 만드는 화학공학자 꿈꿔


염 씨의 꿈은 화학공학자가 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수학을 좋아했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화학에 흥미를 느끼면서 화공생명공학과로 진로를 정했다. 그는 화학의 매력에 대해 “여러 가지 물질이 반응해서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진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 같았고, 그래서 계속 공부를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화학 담당 선생님이 수업 중에 화학공학을 전공하면 진로의 폭이 넓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씀도 화학공학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현재 염 씨의 목표는 화학공학을 계속 공부해서 관련 분야 연구원이 되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분야를 연구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염 씨는 “아직 3개월밖에 생활하지 못했지만 연세대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RC(Residential College)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모든 신입생들이 1년간 인천 송도에 위치한 국제캠퍼스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수업을 듣고 공동체 생활을 하는 RC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RC 프로그램은 미국 하버드대와 예일대 등 세계 유수의 명문대들이 운영하는 교육 방식을 도입해 한국의 상황에 맞게 적용한 것으로, 2014년 처음 시작됐다. 현재 인천에 거주하는 신입생을 제외한 모든 신입생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수업을 듣는다.

 

염 씨가 RC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진로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학과별로 교수들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 졸업생들은 어떤 일을 하는지, 학교생활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등의 내용으로 개관하는 수업이 제공된다.

 

또 기숙사별로 3D프린터 등 다양한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흥미에 따라 취사선택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염 씨는 “대학에 입학해서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막상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프로그램들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 : 최영준 기자
이미지 출처 : 최영준, 연세대, 염규민, 염규민

과학동아 2018년 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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